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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펫 산업의 4대 트렌드와 한국 기업의 진출 전략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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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수출지원 해외 서포터즈 / 임지연(중국)
최근 전 세계적으로 반려동물 산업이 급속히 성장하면서 거대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반려동물 산업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시장 규모가 3천억 위안(약 55조 원)을 넘어섰고, 관련 산업 영역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2024년 기준 중국 내 반려견과 반려묘의 수는 약 1억 4천만 마리로 추산되며, 이에 따라 관련 산업의 규모 또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성장의 주요 요인은 반려동물을 가족 구성원으로 인식하는 사회적 변화, 중산층의 확대, 그리고 반려동물 관련 소비의 고급화로 요약된다. 불과 십여 년 전만 해도 중국의 반려동물 산업은 해외 브랜드의 OEM 생산 기지 역할에 머물렀다. 그러나 최근에는 자국 내 혁신 역량 강화와 내수 시장의 급성장을 기반으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중국 펫 산업의 발전 방향을 ①펫푸드의 브랜드화 ②펫용품의 스마트화 ③산업 발전의 클러스터화 ④자국 브랜드의 국제화 경향과 같은 네 가지 핵심 트렌드로 정리한다. 이하에서는 이러한 네 가지 흐름을 중심으로 중국 반려동물 산업의 구조적 변화를 살펴보고, 한국 기업 및 무역업계 관계자들이 주목해야 할 시장 진출 전략을 모색해본다.
펫푸드 산업의 브랜드화 가속
중국의 펫푸드(Pet Food) 산업은 반려동물 산업의 ‘핵심 중추’로 불리며, 최근 몇 년간 빠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4년 기준 중국의 반려견·반려묘 사료 시장 규모는 약 900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8.3% 성장했으며, 이는 전체 반려동물 경제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비중이다. 펫 주식(主食) 사료 생산량 역시 2024년에 160만 톤을 기록하며 5년 전보다 66.7% 증가했고,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2025년에도 이어져, 1~7월 누적 생산량이 100.6만 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5% 늘었다. 이처럼 내수 시장이 급격히 팽창하면서, 중국 펫푸드 산업은 과거 해외 브랜드의 OEM 생산기지에 머물던 저부가가치 구조에서 벗어나 자체 브랜드 중심의 고품질 경쟁 체제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중국사료공업협회 왕쭝리(王宗礼) 회장은 “펫푸드 산업은 반려동물 경제의 가치사슬 핵심에 있으며, 시장 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2025년 T몰 ‘6·18’ 쇼핑 페스티벌 기간 동안 펫푸드 판매액은 75억 위안에 달해 전년 대비 36% 증가했고, 신흥 제품 카테고리는 40%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는 내수 소비의 확장과 소비 고급화 흐름이 펫푸드 산업을 견인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왕 회장은 또한 “펫 산업은 상류로는 농업 원료 산업을, 중류로는 온·오프라인 유통망을, 하류로는 의료·미용 등 서비스 산업을 연결하며 내수 확대와 소비 업그레이드에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수의사협회 류랑(刘朗) 부회장 역시 신화사 인터뷰에서 “펫 산업은 수의사 등 전통 직종뿐 아니라 펫미용사, 트레이너 등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성장 엔진 역할을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국산 펫푸드 브랜드의 약진이다. 초기 중국의 펫푸드 기업들은 해외 브랜드의 하청 생산에 머물러 자체 브랜드나 핵심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으나, 반려동물 양육 인구의 급증과 내수 ‘펫 이코노미’의 활성화에 힘입어 유망 토종 기업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들 선도 기업들은 과감한 연구개발(R&D) 투자와 품질 개선을 통해 중고가 시장에 적극 진출하며, 과거 해외 브랜드 중심이던 시장 구도를 빠르게 바꾸고 있다.
왕쭝리 중국사료공업협회 회장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온라인 펫푸드 판매량 상위 10개 브랜드 중 절반이 중국 토종 브랜드였다. 마이푸디(Myfoodie), 란스(蓝氏), 넷이즈 옌쉰(网易严选), 시엔랑(鲜朗), 웨이쉬(卫仕)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궈바오펫(乖宝宠物)과 중촁주식(中宠股份) 등 6개 주요 기업이 최근 중국 증시에 상장하면서 브랜드 인지도와 시장 점유율을 크게 높였다. 류랑 중국수의사협회 부회장은 이에 대해 “과거 외국 기업이 독점하던 시장 구조가 깨지고, 국내 업체들이 R&D 투자를 확대하며 품질과 브랜드 경쟁력을 높여 산업 성장의 핵심 동력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시장조사 결과에서도 중국 소비자들의 국산 브랜드 선호도가 뚜렷하게 상승하고 있다. 반려묘 사료의 경우 소비자의 약 28%가 국산 브랜드를 선호하며, 수입 브랜드를 선호하는 비율(19%)보다 높게 나타났다. 나머지 48%는 특별한 선호가 없다고 응답했는데, 이는 중국산 제품에 대한 신뢰가 점차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프리미엄 사료 시장에서는 여전히 수입 브랜드의 영향력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중국 토종 브랜드들은 중저가 시장을 중심으로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온오프라인에 판매 중인 반려동물 관련 제품. (출처: 신화망)
결과적으로 중국 펫푸드 산업은 ‘고급화’와 ‘가성비’라는 두 가지 축으로 재편되고 있으며, 기업들은 한편으로는 프리미엄 품질 경쟁에 나서고, 다른 한편으로는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난 제품으로 소비자층을 세분화해 공략하고 있다.
펫용품의 스마트화: 기술이 바꾸는 반려동물 라이프
첨단 디지털 기술과 IoT의 발전은 사람과 반려동물의 관계를 새롭게 정의하며, ‘스마트 펫케어’라는 신흥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최근 중국의 반려동물 용품 산업에서는 스마트 장비와 AI 기술을 결합한 다양한 혁신 제품이 등장해 반려동물 돌봄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반려묘의 섭취량과 영양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나이·체중·활동량에 맞춰 맞춤형 급식 제안을 받는 시스템이 보편화되고 있다. 또한 집을 비운 사이에도 원격으로 급식기를 작동시켜 일정량의 신선한 사료를 자동으로 제공하는 기술이 이미 널리 사용되고 있다. 실제로 쓰촨성 청두에 거주하는 한 반려인은 스마트폰 앱으로 IoT 급식기를 제어해 반려묘에게 맞춤 식단을 급여하고 있었다. 이러한 기술 기반의 ‘스마트 펫팅’은 바쁜 현대인의 생활 속에서도 반려동물을 세심히 관리할 수 있게 해주며, 특히 중국의 MZ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스마트 펫용품의 혁신은 전시회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난다. 2025년 8월 상하이에서 열린 제27회 아시아 펫 박람회에서는 여러 기업이 신제품 스마트 기기를 선보이며 큰 주목을 받았다. 그중 한 기업이 전시한 지능형 고양이 모래통(스마트 화장실)은 고양이가 배변 후 자리를 떠나면 센서가 이를 감지해 자동으로 오물을 처리하는 첨단 제품으로 관람객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이 외에도 자동 급식기, AI 기반 반려동물 모니터링 시스템, 기능성 영양식 등 다양한 신제품이 등장하며 업계의 높은 기술 혁신 열기를 보여주었다.
왕쭝리 중국사료공업협회 회장은 “산업 업그레이드와 기술 발전이 맞물리며, 스마트 용품(급식기·모래통 등), 펫 보험, 건강관리 앱 등 혁신 제품이 폭발적으로 등장하고 있다”며 “펫용품 산업이 빠르게 고부가가치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농업과학원 사료연구소의 왕진취앤(王金全) 수석과학자 또한 “기술은 반려동물 산업에 날개를 달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소비자 수요도 단순한 ‘생존 관리’에서 ‘정서적 교감’과 ‘정밀 영양관리’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농업농촌부 식품영양발전연구소의 왕펑중(王凤忠) 연구원은 베이징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정밀 의료와 기능성 펫푸드 연구개발(R&D)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아 산업의 다차원 발전을 추진해야 한다”며, 과학기술이 제공하는 새로운 모멘텀을 적극 활용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중국의 한 반려인이 스마트폰 앱으로 IoT 급식기를 제어하여 반려묘에게 사료를 급여하는 모습. (출처: 베이징일보)
이처럼 스마트 급식기, 자동 배변처리 모래통 등 첨단 펫 IoT 기기의 빠른 보급으로 반려동물 돌봄이 점점 지능화되고 있다.
중국은 소비자들의 디지털 적응도가 높고 1인 가구와 맞벌이 가정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이러한 스마트 펫용품에 대한 수요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펫테크(Pet-Tech)라 불리는 이 분야에서 중국 기업들은 이미 높은 기술력과 탄탄한 시장 기반을 갖추고 있다.
예를 들어 상하이에 본사를 둔 펫킷(Petkit, 小佩)은 스마트 급식기와 자동 화장실 등 혁신 제품을 중심으로 성장하며 해외 시장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펫킷의 최고마케팅책임자(CMO) 웨이웨이(魏玮)는 “당사는 글로벌 각 지역의 소비자 요구에 맞춘 제품 현지화 전략과 200여 건의 국제 특허를 기반으로, AI 기술이 적용된 제품을 전 세계 180여 개국에 수출하고 있으며 500만 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사례는 중국 펫테크 기업들이 이미 국제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동시에 향후 급속히 성장할 스마트 펫용품 시장에서 중국이 기술력과 규모 면에서 선도적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산업 발전의 집단화: 클러스터로 몰려드는 기업들
중국 각지에서는 반려동물 산업 클러스터 조성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산업단지와 특화 단지를 통한 집적화 전략은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동시에 펫 산업의 전문화와 규모화를 뒷받침하고 있다. 중국사료공업협회의 최신 통계에 따르면, 2024년 산둥성의 펫푸드 생산량은 56.6만 톤으로 허베이를 제치고 전국 1위에 올랐으며, 동북 지역 역시 신흥 생산거점으로 빠르게 부상 중이다. 현재 산둥성과 허베이 두 지역이 전국 생산량의 약 70%를 차지하고, 장강 삼각주(화동) 지역이 21%를 담당하고 있다. 이밖에 톈진·허난 등 일부 지역의 성장세도 눈에 띈다.
왕쭝리 회장은 “원재료 공급과 지리적 이점을 바탕으로 펫 산업의 지역 집적화 효과가 뚜렷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랴오닝성은 반려동물 번식(브리딩) 기지로 유명하다. 특히 랴오닝성 안산(鞍山)시는 매년 약 150만 마리의 반려견과 반려묘를 전국 각지에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에서는 중국 전체 반려견·반려묘 공급의 70% 이상이 이 지역에서 나온다고 추정할 정도로, 동북 지역은 반려동물 종묘(base)의 메카로 자리 잡고 있다.
현재 중국 전역에는 22개의 주요 펫 산업 전문단지가 조성되어 있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는 허베이성 난허(南和) 펫타운과 산둥성 옌타이 펫산업원이 꼽힌다. 산둥성 린이(临沂)시와 허베이성 싱타이(邢台)시는 펫푸드 원료 조달부터 생산, 유통까지 수직계열화된 클러스터를 구축하여 중국 펫푸드 생산의 핵심 거점이 되었다. 또한 경제 수준이 높은 상하이·난징을 중심으로 한 장강삼각주 지역은 연구개발(R&D)과 프리미엄 소비시장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한편 베이징 핑구(平谷)구, 선전(深圳) 뤄후(罗湖)구 등 신흥 지역들도 발 빠르게 산업 클러스터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각 지방정부는 적극적인 정책 지원에 나서고 있으며, 선전 뤄후구는 7.5만㎡ 규모의 펫 이코노미 산업단지를 조성해 현재 182개 기업을 유치했다. 지방정부 차원의 세제 혜택과 입주기업 지원정책도 마련되어 산업 고도화를 촉진하고 있다.
장쑤성의 투자개발회사 임원 자오징후이(赵京辉)는 “장쑤성 관난(灌南)현은 지리적·자원적 강점을 활용해 펫푸드 생산특화단지를 조성했고, 이미 다수 기업이 입주해 클러스터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산업의 클러스터화는 원가 절감과 효율 증대뿐 아니라, 참여 기업 간 기술·정보 교류를 촉진해 혁신을 가속화하는 효과를 낳고 있다. 왕펑중 연구원은 “현재 각지의 펫 산업단지는 R&D, 생산, 검사, 판매 등 전 과정을 포괄하는 밸류체인을 갖추고 있다”며, “과거 개별 생산 중심의 모델에서 연구개발과 제조, 시장을 통합하는 구조로 진화하면서 산업 효율이 크게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이는 중국 펫 산업이 단순한 양적 성장 단계를 넘어, 질적 고도화 단계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지역 클러스터가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 기업 입장에서도 이러한 중국 내 산업벨트를 주목할 만하다. 진출을 원하는 분야의 클러스터에 참여하거나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면, 현지 자원 조달과 규제 대응이 한층 수월해지고 로컬 파트너십을 통해 시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할 수 있다. 이러한 점은 뒤에서 다룰 시장 진출 전략 부분에서 다시 자세히 언급하겠다.
중국 펫 브랜드의 국제화: 글로벌 시장으로의 확장
중국 펫 산업은 이제 해외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과거에는 해외 브랜드가 중국 시장을 주도했지만, 이제는 중국산 펫푸드와 용품이 역수출 형태로 전 세계 소비자를 만나고 있다. 중국농업과학원 사료연구소의 왕진취앤 수석과학자는 “최근 10년간 중국의 개·고양이 사료 무역량이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으며, 특히 수출이 수입을 크게 상회하는 구조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국은 그동안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브랜드의 OEM 생산 거점으로서 대규모 생산 인프라를 구축해 왔는데, 최근에는 이러한 생산력을 자체 브랜드 수출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출처: 베이징일보)
주요 수출국으로는 지리적으로 가까운 일본과 한국이 꼽힌다. 왕진취앤 박사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일본과 한국이 중국 펫푸드 수출액의 12%를 차지했다. 중국 업체들은 가격 대비 성능과 제품 차별화 전략으로 일본 시장을 공략하고 있으며, 한국으로의 사료(통조림 제외) 수출액은 2015년 대비 2024년에 두 배 이상 늘었다. 2023년 한국의 펫푸드 수입 통계를 보면, 금액 기준 중국산이 32.6%로 1위를 기록해 미국(16%), 태국(12.4%)을 앞질렀다. 물량 기준으로도 중국이 약 26.5%로 1위를 차지해, 한국 시장에서 중국산 제품의 존재감이 크게 커진 상황이다. 2007년 멜라민 사태로 인한 신뢰 문제는 있었으나, 최근에는 품질 향상과 안전관리 강화로 우려가 완화되면서 가격 경쟁력과 개선된 품질을 갖춘 중국산 간식·사료 수요가 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물론 해외시장 개척이 순탄하지만은 않다. 왕진취앤 박사는 호주처럼 프리미엄·건강 지향과 신선식품(Fresh Food) 수요가 빠르게 커지는 시장에서는 제품의 품질과 차별화가 부족할 경우 진입이 제한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선진국 프리미엄 시장의 높은 눈높이에 부응하는 과제가 여전히 남아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다. 상하이 본사의 차이나펫푸드(China Pet Foods, 中宠股份)는 자체 브랜드 ‘Wanpy(완피)’로 동남아, 동유럽, 중동, 남미, 아프리카 등에서 주문이 꾸준히 증가했다. 2024년 매출은 44억 6,500만 위안으로 이 중 68.33%가 해외 매출이며, 2025년 상반기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24.32% 증가한 24억 3,200만 위안을 기록했다. 앞서 언급한 스마트 펫용품 기업 펫킷 역시 해외에서 호평을 받으며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푸젠성 펫서비스산업협회 천샤오웨이(陈晓炜) 회장은 “중국 펫 기업이 단순 제조 수출에서 브랜드 수출로 전환하려면, 자국 공급망의 강점을 바탕으로 제품 혁신과 브랜드 가치를 지속적으로 높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국 등 해외시장에서 기능성·안전성·프리미엄 요소가 여전히 중시되는 만큼, 이러한 요구를 충족하면서 가격 경쟁력도 유지하는 균형 잡힌 전략이 필요하다.
최근 중국 정부와 업계는 수출 품목의 품질 검사와 규제 준수를 강화해 국제 신뢰를 높이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 기업 입장에서는 중국산 펫푸드·용품의 수입을 검토할 때 이러한 품질관리 수준 향상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동시에 중국 기업의 적극적인 해외 진출로 국내 시장 경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결국 중국의 국제화 흐름은 한국 기업에 협력과 경쟁이 공존하는 환경을 의미하므로, 이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대응 전략이 요구된다.
지속성장을 위한 과제와 질적 향상 노력
중국 반려동물 산업의 화려한 성장 이면에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적지 않다. 급속한 시장 팽창 속에서 일부 기업은 중·저가 제품에만 집중해 핵심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R&D) 투자가 부족하고, 원료나 기술을 수입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전문 인력도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비슷한 제품이 쏟아지며 차별화가 어려운 ‘동질화 현상’도 심각해, 브랜드 간 경쟁력은 떨어지고 소비자 신뢰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온라인상의 과대·허위 광고 등 불량 정보가 난무해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 소비자들은 “반려동물에게 맞는 사료를 고르려면 원료 성분표, 검사보고서, 가격을 일일이 비교해야 할 정도”라고 토로한다. 실제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는 ‘단백질 함량 42%’, ‘동결건조로 신선도 보존’ 등 자극적인 문구가 넘쳐나지만, 정작 어떤 제품이 영양적으로 균형 있고 안전한지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이 같은 문제에 대응해 중국 정부와 업계는 펫푸드의 품질 및 안전 관리 강화에 나서고 있다. 천샤오웨이 푸젠성 펫서비스산업협회장은 “소비자들은 제품 구매 시 유명 인플루언서나 비전문가의 광고에 휘둘리지 말고, 객관적인 기준과 인증·추적 시스템을 갖춘 브랜드의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값싼 사료로 반려동물의 건강을 위협해서는 안 된다”고도 경고했다. 베이징 중인(中银) 로펌의 차오링샹(曹玲湘) 변호사 역시 “소비자는 관련 법규를 숙지하고, 자격 요건을 갖춘 기업의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며, 만약 허위·과장 광고로 피해를 입은 경우 증거를 확보해 정부 기관 신고나 법적 대응 등 적극적인 권리 구제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중국 소비자들의 인식 수준이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펫 산업이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전환하기 위해 ‘신뢰 구축’이 필수적임을 시사한다.
기업들의 자정 노력 또한 점차 강조되고 있다. 천샤오웨이 협회장은 “펫 기업이 고품질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국가나 업계 기준보다 더 엄격한 자체 기업 표준을 마련하고, 사료의 영양 성분을 투명하게 공개하며, 제3자 추적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중대형 선도 기업일수록 이러한 모범적 규범 경영을 통해 산업 전반의 신뢰도와 품질 수준을 끌어올리는 데 앞장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부 차원에서도 관련 표준 정비가 속도를 내고 있다. 왕진취앤 박사는 “관계 당국이 펫푸드 원료와 완제품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안전 지표의 상시 검사체계를 구축했으며, 여러 업계 표준의 제정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강제성 국가표준(GB) 제정을 추진하여 원료, 품질관리, 안전검사, 추적 시스템 등에 대한 명확한 규범을 마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과거 비교적 느슨했던 반려동물 식품 관리가 이제는 사람의 식품 관리 수준에 준하는 엄격한 규제 체계로 전환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2024년 말 수입 펫푸드에 대한 검역·검사 규정을 개정해, 해외 제조업체 등록 요건과 통관 검사 기준을 한층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정부, 기업, 소비자가 함께 산업 생태계의 투명성과 신뢰를 높이려는 노력이 확산된다면, 왕쭝리 회장이 강조한 “인간과 반려동물의 조화로운 공존, 그리고 녹색 발전”이라는 궁극적인 목표에도 한 걸음 더 가까워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 기업을 위한 시사점 및 시장진출 전략
중국 반려동물 산업의 이러한 동향은 한국 기업과 무역업 종사자에게 여러 기회와 도전을 동시에 제시한다. 우선 거대한 중국 시장 자체가 한국 업체에 잠재적 기회로 작용한다. 2024년 기준 중국 펫푸드 시장 규모는 약 22억 달러(약 3조 원)로 추산되는데, 반려동물 양육 가구의 사료 침투율이 아직 20% 수준으로 서구(90% 이상)에 비해 낮아 향후 성장 여력이 매우 크다.
이는 중국 시장에 조기에 진출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신뢰를 구축한 기업이라면 향후 폭발적인 수요 증가의 수혜를 볼 수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프리미엄 펫푸드나 특수 기능성 제품에 대한 중국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한국 기업이 품질과 기능 측면에서 경쟁력 있는 제품을 공급한다면 시장을 선점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프리미엄 시장은 이미 미국과 유럽의 글로벌 브랜드가 오랜 기간 신뢰를 쌓아온 분야로, 중국의 경제력 있는 소비자들 역시 이들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따라서 현지화된 마케팅 전략과 차별화된 포지셔닝이 필수적이다.
예를 들어, 친환경 원료 사용이나 건강 기능(관절·피부·소화 등)에 특화된 제품을 내세워 중국 소비자의 세분화된 수요를 공략할 수 있다. 또한 온라인 소비에 익숙한 밀레니얼·Z세대층을 겨냥해 티몰(Tmall), 징둥(JD.com) 등 주요 전자상거래 플랫폼과 왕홍(网红) 라이브커머스를 활용한 디지털 마케팅 전략도 효과적이다.
반면 중저가 일반 사료 시장은 경쟁이 훨씬 치열하다. 중국 토종 브랜드들은 규모의 경제와 원가 경쟁력을 바탕으로 저렴하면서도 품질이 개선된 제품을 빠르게 공급하고 있다. 이런 시장에서 한국 제품이 가격으로 승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고,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따라서 한국 기업이 중저가 시장을 공략하려면 단순 경쟁보다는 차별화된 접근이 필요하다.
예컨대 한국이 강점을 가진 펫 건강보조제나 미용제품을 중국 로컬 기업의 사료·간식과 결합해 패키지 형태로 공동 판매하는 협업 모델을 고려할 수 있다. 또한 K-콘텐츠나 캐릭터를 접목해 반려동물 용품에 감성적 스토리텔링을 부여하는 방식도 프리미엄화 전략으로 유효하다. 핵심은 “대륙 시장의 규모를 활용하되, 정면 대결보다는 현지 파트너십과 차별화로 지렛대를 만드는 것”이다.
스마트 펫용품 분야도 한국 기업이 주목해야 할 유망 영역이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중국의 스마트 펫테크 시장은 이미 상당히 발달했지만, 기술 변화 속도가 빠른 만큼 지속적인 혁신 수요가 존재한다. 한국은 IT 기술력과 정밀 제조 역량을 모두 갖추고 있어, 펫 IoT 기기나 AI 기반 케어 서비스 분야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AI 기반 반려동물 건강 모니터링 시스템이나 스마트 장난감 같은 신제품을 개발해 중국을 테스트베드로 활용하고, 현지 파트너와 공동 개선을 거쳐 글로벌 시장으로 확산시키는 전략을 고려할 만하다. 다만 이 분야에서도 현지 업체와의 경쟁 및 협력 관계를 신중히 조율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중국의 유력 펫테크 기업과 기술 제휴나 합작 형태로 파트너십을 맺어 한국 기술을 접목시키는 윈윈(Win-Win) 모델이 효과적일 수 있다. 실제로 최근 중국 기업들은 해외 유망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와 기술 제휴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으며, 한국의 펫테크 스타트업에게도 이러한 협력 기회가 열려 있다.
한편 수출입과 관련해서는 중국 정부의 규제 및 통관 정책을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 중국은 반려동물 사료를 ‘사료용 식품’으로 분류해 농업농촌부와 해관총서가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 해외에서 중국으로 완제품 펫푸드를 수출하려면 제조시설이 중국 당국에 등록되어야 하며, 농업농촌부의 수입 허가증을 취득해야 한다. 또한 모든 원료와 첨가제가 중국이 승인한 목록에 포함되어야 하고, 중문 라벨에는 성분, 용량, 사용 방법, 영양 성분, 제품 기능 등을 정확히 기재해야 한다. 의학적 효능을 임의로 표기하는 행위는 금지된다. 이러한 인허가 절차는 한국 기업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므로, 중국 시장에 직접 펫푸드를 수출하려는 기업은 관련 법규와 요구사항을 사전에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 일부 해외 기업은 이러한 복잡한 절차를 피하기 위해 역직구(CBEC) 형태의 온라인 판매를 활용하기도 하지만, 소비자 신뢰 확보와 사후 서비스를 고려하면 장기적으로는 정식 통관 루트를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2025년부터 중국 정부가 펫푸드 수입 관세율을 인상하는 등 보호무역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중국은 2025년 1월 1일부로 일부 수입품의 최혜국(MFN) 세율을 조정하면서, 애완동물 사료의 잠정 세율을 기존 4%에서 10%로 상향했다. 이는 자국 산업 보호와 품질·안전 관리 강화를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한국은 중국과 FTA 및 RCEP 협정을 체결하고 있어 관세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있으나, 실제로 한중 FTA 내 펫푸드 품목의 관세 철폐 여부와 시기를 확인하고 통관 시 세율 적용을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
관세뿐만 아니라 검역 요건도 중요하다. 동물성 성분이 함유된 사료는 중국 입국 시 엄격한 검역을 거쳐야 하므로, 한국 수출업자는 원료 소싱부터 제조까지 위생·안전 기준을 철저히 준수하고 필요한 검역 증명서를 구비해야 한다.
한편, 중국산 펫 제품의 한국 수입을 고려하는 무역업자에게도 다양한 기회가 열려 있다. 앞서 언급했듯 최근 중국 제품의 품질 수준이 과거보다 크게 향상되었으며, 국내외 인증을 받은 제조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가격 경쟁력 있는 우수 제품을 안정적으로 소싱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특히 간식류, 장난감, 생활용품 분야에서 중국산 제품은 이미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했고, 한국 내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꾸준히 상승 중이다. 다만 한국 소비자들은 반려동물 제품의 안전성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중국 공급업체의 품질관리 체계와 생산 공정을 직접 점검할 필요가 있다. 또한 반려동물 사료의 성분 기준, 중금속·멜라민 등 유해물질 불검출 여부와 같은 한국의 수입 통관 기준에 부합하는지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한국 정부도 최근 펫푸드 산업 육성과 동시에 수입 제품의 안전성 검사와 관리 기준을 강화하고 있다. 따라서 단순히 저렴한 제품을 들여오는 방식은 위험하며, 품질 문제나 통관 지연 등 예기치 못한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성공적인 수입·유통을 위해서는 신뢰할 수 있는 중국 파트너와 협력하여 제품 개발 단계부터 품질 기준을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 필요할 경우 현지 공장 실사, 제3자 검사성적서 확인, 샘플 테스트 등을 통해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위 원고는 현지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원고로, (사)경북PRIDE기업 CEO협회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