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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일광시간절약제(서머타임) 폐지 논란

경북 수출지원 해외 서포터즈 / 임유정(프랑스)

 

 

프랑스에서는 매년 3월 마지막 주말과 10월 마지막 주말에 시간을 조정해야 한다. 3월에는 일광절약시간제(서머타임)가 시작되고, 10월에는 서머타임이 종료되기 때문이다. 서머타임 제도는 여름철 낮 시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로, 해가 길어지기 시작하는 3월에는 시계를 1시간 앞으로 당기고, 10월에는 다시 1시간 뒤로 돌린다. 본래는 여름철 긴 일조 시간을 활용해 에너지 소비를 줄이려는 취지로 시행되었지만, 실제 산업적 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유럽 내에서도 서머타임 제도의 존폐를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출처: ABC NEWS)

 

 

일광시간절약제(서머타임)란?

 

일광시간절약제는 일반적으로 더 짧고 직관적인 이름인 ‘서머타임 제도’로 불린다. 프랑스에서는 공식적으로 3월의 시간 변경을 ‘Passage à l'heure d'été(여름 시간으로의 전환)’, 10월의 시간 변경을 ‘Passage à l'heure d'hiver(겨울 시간으로의 전환)’라고 한다.

 

서머타임은 하절기에 시계를 본래 시간보다 1시간 앞당겨 운영하는 제도로, 자연광을 최대한 활용해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한 취지에서 시행된다. 해가 일찍 뜨는 여름철에 사람들의 활동 시간을 자연광에 맞추어 한 시간 앞당김으로써 조명과 난방 등 인공 에너지 사용을 줄이려는 것이다. 프랑스에서는 서머타임이 3월 마지막 주말부터 10월 마지막 주말까지 약 7개월간 적용된다.

 

 

일광시간절약제(서머타임) 도입 배경과 시기

 

프랑스에서 서머타임 제도의 도입 논의는 1973년 중동 전쟁으로 인한 국제 유가 급등 이후 본격화되었다. 당시 아랍 산유국들은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미국과 서방 국가들에 대한 보복 조치로 석유 수출을 중단하거나 생산량을 대폭 감축했다. 그 결과 석유 공급에 큰 차질이 발생하며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위기가 확산되었다. 이 시기 유럽 전역에서 에너지 절약의 필요성이 커졌고, 프랑스 역시 대응책의 하나로 서머타임 제도 도입을 검토했다. 약 3년간의 준비 과정을 거쳐 1976년부터 본격적으로 제도가 시행되었다. 

 

당시 프랑스뿐 아니라 에너지 위기를 겪은 여러 유럽 국가들도 1970년대에 서머타임을 잇달아 도입했다. 이후 제도가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1998년 유럽연합(EU)은 국가별 시행 시점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서머타임 운영 기간을 표준화했다. 2025년 기준으로 EU 회원국 27개국(벨기에,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네덜란드, 아일랜드 등)이 서머타임 제도를 시행 중이다.

 

서머타임은 유럽만의 제도는 아니다. 북미에서는 주별로 시행 여부가 달라지고, 아시아에서도 이스라엘과 레바논 등 일부 중동 국가들이 운영 중이다. 특히 이슬람권에서는 신성한 달인 라마단 기간과 서머타임이 겹칠 경우, 이를 연기하거나 조정하기도 한다. 아프리카의 이집트 역시 과거 여러 차례 제도를 도입했다가 폐지하는 과정을 반복했으나, 2023년부터 다시 서머타임을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이집트에서는 4월 마지막 금요일부터 10월 마지막 목요일까지 약 6개월 동안 서머타임이 적용된다.

 

 

서머타임 시작과 종료 안내문

(출처: 프랑스 공공 행정서비스(Service France))

 

 

서머타임 연간 시행 일정

 

유럽연합(EU)이 표준으로 정한 서머타임의 시작 시점은 3월 마지막 주말, 종료 시점은 10월 마지막 주말이다. 3월 마지막 주말 토요일에서 일요일로 넘어가는 새벽 2시에 시계를 1시간 앞으로 돌려 3시로 맞춘다. 반대로 10월 마지막 주말에는 토요일에서 일요일로 넘어가는 새벽 3시에 시계를 1시간 뒤로 돌려 2시로 되돌린다. 이에 따라 2025년 서머타임은 3월 30일에 시작해 10월 26일 밤에 종료된다. 내년, 즉 2026년의 서머타임은 3월 29일에 시작해 10월 25일에 종료될 예정이다.

 

 

서머타임이 산업에 미치는 영향

 

서머타임 제도는 에너지 절약을 위해 도입된 만큼 프랑스 내 여러 산업 분야에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영향을 동시에 미치고 있다. 먼저 에너지 산업 측면에서 보면, 제도의 본래 목적이었던 ‘전력 사용량 절감’은 일정 부분 실현된 것으로 평가된다.

 

 

ADEME이 밝힌 서머타임 제도로 절약하는 에너지양.

(출처: actu-environnement.com)

 

 

프랑스 환경 및 에너지관리청(ADEME)의 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 기준 서머타임 제도 덕분에 프랑스 전체 전력 소비의 약 0.07%에 해당하는 440기가와트시(GWh)의 전력 사용이 감소했다. 그러나 에너지 효율 기술이 발전하면서 절감 효과는 점차 줄어들어 2018년에는 351기가와트시(GWh) 수준으로 감소했다.

 

제조업계에서는 자연광을 활용해 조명 비용이 줄어드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 반면 시간 변경으로 인한 근로시간 계산 오류, 교대 착오 등 현장 운영상의 문제가 종종 발생했다. 또한 인위적인 시간 조정으로 인해 노동자들의 생체 리듬이 갑작스럽게 바뀌면서 피로감과 집중력 저하를 유발해 생산성이 일시적으로 떨어지는 부작용도 있었다.

 

운송·물류업계에서는 해가 떠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사고율이 감소하고, 운행 가능 시간이 확대되는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났다. 창고 작업에서도 조명비 절감 효과가 있었다. 그러나 국제 운송의 경우 수취국과 발송국의 시간대 차이로 혼란이 발생하기도 했으며, 항공·철도·버스 등 교통수단의 운행 시간표를 조정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시간 변경 당일에는 자동화 시스템 오류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었고, 항공업계에서는 시간 계산 착오로 인한 이중 예약이나 ‘노쇼(No-show)’ 문제가 보고되기도 했다.

 

소매업과 서비스업은 서머타임의 수혜를 가장 많이 본 산업이다. 일조 시간이 길어지면서 시민들의 야외 활동이 늘었고, 쇼핑·외식·관광 등 소비 활동이 활발해졌다. 이는 내수 경기 활성화로 이어졌다. 다만, 매년 시간 변경 시점마다 영업시간을 조정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정보기술(IT)과 금융업계는 반대로 서머타임의 부정적 영향을 더 크게 받았다. 서버, 데이터베이스, 예약 시스템, 금융 거래 시스템 등에서 시간 오류가 발생해 중복 거래나 운영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었다. 특히 글로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의 경우, 서머타임 적용 국가와 비적용 국가 간의 시간 동기화 문제로 추가적인 운영 비용이 발생했다.

 

농업계에서는 자연광 덕분에 작업 시간이 늘어나 일시적으로 생산성이 높아지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 또한 저녁 시간대 소비가 늘면서 유통의 흐름이 활발해지는 이점도 있었다. 하지만 가축처럼 생체 리듬에 민감한 동물들의 생활 패턴이 교란되어 일시적인 혼란이 발생하는 부정적인 측면도 있었다.

 

종합적으로 볼 때, 서머타임 제도는 에너지 산업과 도소매 유통업계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으나, IT·운송·금융 등 정밀하고 국제적인 연계가 필요한 산업에는 오히려 비용과 위험 부담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제도의 미미한 효과로 인한 폐지 논란

 

제도의 효과가 미미해지면서 서머타임 폐지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연합(EU) 전역에서는 제도 도입 초기와 달리 실질적인 효용이 크게 줄었다는 이유로, 서머타임 지속 여부에 대한 논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현지 매체 프랑스블루(France Bleu) 2019년에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프랑스 국민 9만3천 명 중 약 80%가 서머타임 제도 폐지에 찬성했다.

 

제도가 도입된 1970년대와 달리, 오늘날 가정에서는 더 많은 가전제품과 전자기기를 사용하고 있어 오히려 에너지 소비가 증가했다. 또한 시간을 앞당긴 탓에 이른 아침 시간대 난방 수요가 늘어나면서 실제 에너지 절감 효과가 거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2022년 프랑스앙포에서 인터뷰하는 안나 크레티 교수의 모습.

(출처: 프랑스앙포)

 

파리 PSL대학의 경제학자 안나 크레티 교수는 2022년 현지 매체 프랑스 앙포(France Info)와의 인터뷰에서 “서머타임 제도로 절약되는 에너지는 전체 소비량의 약 1%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프랑스 내 약 7만 가구가 사용하는 에너지 양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그녀는 “과거에는 조명 설비의 효율이 낮아 서머타임 기간 동안 조명 사용이 크게 줄었지만, 현재는 조명 기술이 발전하면서 더 이상 실질적인 절감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효과가 줄어듦에 따라 EU 집행위원회는 2018년 서머타임 제도를 폐지하자는 제안을 공식적으로 내놓았다. 이어 2019년 유럽의회도 폐지안을 지지했으나, 회원국 간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고, 교통 및 통신 시스템을 다시 조정해야 하는 데 따르는 비용 문제 등으로 인해 아직까지 제도는 유지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효용이 거의 사라진 서머타임 제도를 언제까지 지속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유럽 사회에서 진행 중이다.

 

 

서머타임의 미래

 

프랑스의 서머타임 제도는 1970년대 석유 파동 당시 에너지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에너지 절약을 목표로 도입되었다. 도입 초기에는 조명 사용 시간이 줄어 전체 전력 사용량의 약 1%에 해당하는 에너지가 절감되는 효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이후 조명 기술이 발전하고 고효율 조명이 보급되면서, 조명으로 절약되는 에너지의 비중은 점차 줄어들었다. 그 결과 현재는 에너지 절약 효과가 거의 미미한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제도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앞으로 유럽연합(EU) 회원국 간의 합의가 이루어지고, 제도 폐지에 따른 교통·통신 시스템 조정 비용을 충당할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된다면, 효과가 줄어든 서머타임 제도는 결국 폐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 위 원고는 현지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원고로, (사)경북PRIDE기업 CEO협회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