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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로코 항공우주 산업의 이륙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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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수출지원 해외 서포터즈 / 박한별(모로코)
카사블랑카 국제공항 인근 노우세르(Nouaceur) 산업단지가 모로코 산업의 새로운 상징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곳에서 프랑스 항공우주기업 사프란(Safran) 은 약 2억 달러 규모를 투자해 에어버스 엔진 조립 공장을 건설 중이다. 부지 면적은 약 12헥타르로, 연간 1,000대 이상의 항공기 엔진을 조립·정비할 수 있는 규모로 설계되었다. 2026년 상반기 첫 생산 라인이 가동될 예정이며, 완공 후 약 1,200명의 직접 고용이 창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출처: safran-group.com)
사프란은 이미 2000년대 초부터 카사블랑카와 세타트(Settat)에 부품 공장을 운영하며 배선 하니스(harness), 착륙장치, 엔진 나셀(nacelle) 등 핵심 부품을 생산해왔다. 이번 신규 투자는 엔진 모듈화·시험·정비(MRO) 기능까지 통합한 ‘완전형 생산 체계’ 구축을 의미한다. 모로코 정부는 이를 “산업 전환의 신호탄”으로 규정하며, “이번 투자는 모로코가 항공산업의 기술 축적형 산업국으로 도약하는 첫 단계”라고 평가했다.
수도 라바트 공과대학의 라흐미 교수는 15년째 항공공학을 가르치며 산업 변화의 현장을 지켜보고 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10년 전만 해도 우리 학생들의 대부분은 자동차나 건축 분야로 진출했지만, 지금은 복합소재·항공전자 전공이 가장 인기가 높습니다. 이번 사프란 공장은 단순한 생산시설이 아니라 기술 생태계의 중심이 될 것입니다. 학생들이 설계, 시험, 품질관리 과정에 직접 참여하게 되니까요. 이 공장은 외국 기술을 단순히 들여오는 것이 아니라, 현지 인재가 기술의 언어를 배우고 현지화하는 시험장이 될 것입니다.” 그의 말처럼 사프란의 투자는 단순한 외국 기업 진출을 넘어, 모로코 청년 기술 인재 양성과 산업 자립의 전환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항공산업의 성장 현황
모로코의 항공산업은 최근 10년간 국가경제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분야 중 하나다. 2024년 기준 항공우주 수출액은 약 25억 달러로, 2014년의 세 배를 넘어섰다. 현재 140개 이상의 항공 관련 기업이 활동 중이며, 그중 절반 이상이 카사블랑카·라바트·탕헤르 지역에 집중되어 있다.
모로코 산업투자청(AMDIE)에 따르면, 항공산업의 연평균 성장률은 20% 이상을 유지하고 있으며, 2025년 말까지 고용 인원 2만5천 명 돌파가 예상된다.
모로코는 특히 유럽과 불과 14km 떨어진 지리적 이점, EU·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정치적 안정성과 인프라 접근성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빠르게 입지를 확장하고 있다.
자동차 산업으로 이미 입증된 ‘모로코 제조 모델’은 항공산업 성장의 토대가 되었다. 르노(Renault) 와 스텔란티스(Stellantis, 구 PSA) 가 주도한 자동차 산업 클러스터는 수만 명의 숙련 인력을 배출했고, 이를 바탕으로 항공산업은 짧은 기간 내에 전문 기술 인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현재 모로코는 항공기 구조물, 배선, 복합소재, 정비·검사 등 약 85%의 공정 단계를 자체 처리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
튜니지나 이집트가 여전히 단순 조립 중심의 저비용 모델을 유지하는 것과 달리, 모로코는 첨단 공정과 품질 인증 체계(EN9100 등) 를 도입해 기술기반 산업으로의 전환을 이뤄내고 있다.
기술 인력 양성
항공산업의 성장은 인력 양성 없이는 불가능하다. 노우세르 단지의 중심에는 IMA(Institut des Métiers de l’Aéronautique) 라는 항공기술훈련원이 자리한다.
IMA는 프랑스 정부와 모로코 직업훈련청(OFPPT), 사프란이 공동 설립한 핵심 기관으로, 항공 조립·엔진 정비·복합소재·전자시스템·품질관리 등 6개 전공 과정을 운영한다. 매년 800~1,000명의 청년 기술 인력을 배출하며, 국제표준(EN9100) 인증을 기반으로 교육을 실시한다. IMA는 프랑스 툴루즈의 ENAC 및 Safran Academy 와 커리큘럼을 공유하고 있으며, 교육 시간의 60% 이상이 현장 실습으로 구성되어 있다. 졸업생 대부분은 Safran, Airbus, Hexcel 등 글로벌 항공기업의 모로코 지사에 취업하고 있다.
(출처: imacasablanca.com)
마라케시 출신의 24세 청년 유세프(Youssef) 는 IMA에서 2년간 기체 조립과 품질검사 과정을 마친 뒤 Safran 엔진 조립 라인에 합류했다.
“처음엔 설계 도면을 읽는 것도 어려웠어요. 나사 하나를 조일 때마다 토크 값이 다르고, 0.1mm만 틀려도 불량 판정을 받습니다. 프랑스 본사에서 온 엔지니어들과 함께 일하면서 ISO 품질인증 절차를 직접 배웠어요. 지금은 제가 담당하는 라인에서 하루에 12개의 엔진 모듈을 조립하는데, 그중 절반 이상은 제 손을 거쳐 갑니다.”
현재 IMA 수료생의 40% 이상이 여성이며, 정밀 조립과 품질검사 분야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항공산업은 이제 기술훈련과 사회 변화의 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
투자와 협력 구조
Safran 프로젝트는 모로코 정부가 추진하는 ‘공항도시(Aéro-Cité)’ 개발 계획의 핵심 축이다. 이 프로젝트는 카사블랑카 무함마드 5세 국제공항 인근 200헥타르 부지에 연구개발(R&D), 조립공장, 물류센터, 기술훈련시설을 통합한 복합 산업지구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1단계(2025~2027)에서는 조립·부품 생산단지를, 2단계(2028~2032)에서는 정비(MRO) 및 시험·인증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총 투자 규모는 15억 달러 이상으로, 완공 시점에는 직접고용 1만 명, 간접고용 3만 명이 예상된다.
Aéro-Cité에는 Safran 외에도 Thales, Aernnova, Bombardier, Rolls-Royce 등이 협력 기업으로 참여한다. 모로코 정부는 외국 기업 유치를 위해 10년간 법인세 면제, 토지 장기임대, 수입관세 감면, 수출 환급제도 등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산업투자청(AMDIE)은 공동 벤처모델(Joint Venture Scheme) 을 운영해 외국 기업이 반드시 현지 중소기업과 협력 계약을 맺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 제도를 통해 이미 20여 개 현지 기업이 Airbus 와 Safran 의 2차 공급망(Tier-2)에 합류했다. Aéro-Cité 단지 내에는 기술훈련센터, 품질시험소(QC Lab), 스타트업 인큐베이터도 함께 들어서 산업·교육·물류가 결합된 공항 중심 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출처: infomaroc.net)
글로벌 파트너십
Safran 투자를 기점으로 모로코 항공산업은 본격적인 국제 기술 네트워크로 확장되고 있다. Boeing, Airbus, Leonardo(이탈리아), Hexcel(미국) 등 주요 항공기업이 잇달아 협력 협정을 체결했으며, 카사블랑카 공과대학은 캐나다 몬트리올 폴리텍닉(Polytechnique Montréal) 과 협약을 맺고 친환경 항공연료(SAF), 탄소복합소재, 전기 추진 기술을 공동 연구 중이다.
모로코 정부가 추진 중인 ‘Aviation Vision 2035’ 프로젝트는 항공·우주 산업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격상시키는 중장기 계획이다. 핵심 목표는 △2035년까지 항공우주 수출 100억 달러 달성 △고용 5만 명 창출 △현지 부가가치율 60% 확보 △탄소중립 생산체계 구축이다. 이 전략은 세 단계로 추진된다. △1단계(2025~2027): 글로벌 제조기업 유치, 생산 인프라 확충 △2단계(2028~2031): R&D 및 MRO 기능 강화, 품질 인증기관 설립 △3단계(2032~2035): 기술 수출 및 아프리카 역내 생산거점 확장. 특히 Vision 2035는 친환경 항공 생태계 조성을 핵심 과제로 삼고 있다.
모로코는 풍력·태양광 발전 비율이 전체 전력의 40%를 넘기 때문에, 재생에너지 기반의 탄소중립 생산라인 구축이 용이하다. 카사블랑카 인근 제르다(Zerda) 지역에서는 ‘Green Jet Fuel Morocco’ 프로젝트가 추진 중이며, 2027년부터 연간 5만 톤 규모의 SAF 를 유럽 항공사에 공급할 예정이다.
Safran 현장에는 하루 600명 이상의 기술 인력이 투입되고 있으며, 이 중 70%가 현지 엔지니어다. 2020년 이후 15개 이상의 모로코 중소기업이 Airbus, Boeing, Safran 의 공급망에 합류했으며, 일부 기업은 2025년부터 직접 수출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는 모로코 항공산업이 기술 내재화와 산업 자립화를 이루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방향과 과제
모로코 항공우주 산업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성장 속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정부는 항공소재·전자·정비(MRO) 분야별 전문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있으며, 카사블랑카(부품), 마라케시(정비), 라바트(전자시스템) 로 나뉜 산업 구조를 ‘One Network, Three Hubs’ 모델로 통합할 계획이다.
모로코 항공산업의 지속 성장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는 세 가지다. ① 전문 인력 부족, ② 부품 표준화 및 인증 절차, ③ 중소기업의 금융 접근성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2025년부터 Aerospace SME Fund 를 신설해 총 1억 달러 규모의 저리 융자 및 보증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이 펀드는 EU, EIB(유럽투자은행), AfDB(아프리카개발은행) 이 공동으로 지원한다.
모로코는 이제 단순한 조립기지를 넘어, 기술 축적과 국제 신뢰에 기반한 항공산업 국가로 전환하고 있다. 항공산업의 성장은 단기 성과가 아닌 지속 가능한 기술 기반과 인재 양성 체계에 달려 있다. Safran을 중심으로 한 산업 생태계는 모로코를 아프리카의 항공산업 허브로 이끌 가장 중요한 동력이 되고 있다.
※ 위 원고는 현지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원고로, (사)경북PRIDE기업 CEO협회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