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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영화산업의 오늘

경북 수출지원 해외 서포터즈 / 배동선(인도네시아)

 

 

인도네시아는 조코 위도도 전 대통령 취임 초기였던 2016년 1월, 그동안 번거롭고 까다로웠던 외국인 투자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그중에는 오랫동안 해외 자본의 진입이 사실상 차단되어 있던 영화산업도 포함되어 있었다. 

 

원래 영화산업에 대한 해외 자본 유입 제한은 국내 문화산업을 외국 대자본의 영향력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조치였다. 그러나 이 규제가 오히려 제작비 조달에 어려움을 겪던 현지 영화사들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해, 좋은 영화를 만들기 어려운 환경을 낳았다. 2016년 이전에도 훌륭한 작품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백만 관객을 넘는 영화조차 드물었던 이유는 언제나 제작비 부족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최근에는 매년 약 20편 안팎의 영화가 백만 관객을 돌파하고 있으며, 2023년과 2025년에는 각각 <무용수 마을의 대학생 봉사활동(KKN di Desa Penari)>, <점보(Jumbo)>가 천만 관객을 돌파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러한 성과는 2016년 영화산업을 해외 자본에 개방한 정책의 효과라 할 수 있다. 아이러니한 점은, 이렇게 큰 성공을 거둔 두 편의 영화 모두 순수한 국내 자본으로 제작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해외 자본의 유입으로 산업 전반이 활성화되면서, 국내 자본 또한 성장하고 경쟁력 있는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다.

 

 

OTT 오리지널 제작의 약진

 

넷플릭스(Netflix), 아마존(Amazon) 등 미국의 OTT 플랫폼은 물론, 말레이시아의 아이플릭스(iflix), 홍콩의 뷰(Viu) 등 해외 OTT 서비스들이 인도네시아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것도 2016년의 일이다. 인도네시아 최초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인 <밤이 온다(The Night Comes for Us)>는 2018년에 제작되었으며, 이후 OTT 플랫폼들과 현지 영화제작사 간의 협업은 코로나19 팬데믹(2020~2021년)을 거치면서 더욱 긴밀해졌다. 현재는 넷플릭스를 비롯한 글로벌 OTT와 인도네시아 제작사 간의 공동 제작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미국 OTT의 오리지널 영화 제작 지원은 만성적인 제작비 부족에 시달리던 인도네시아 영화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밤이 온다>

 

그 결과, 한때 전통 영화계가 평가절하하던 OTT 오리지널 작품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게 되었다. 2018년 <밤이 온다>를 철저히 배제했던 인도네시아 영화제(FFI)도 코로나 팬데믹 이후부터는 극장 상영이 없는 OTT 오리지널 작품에 영화제 최고상인 작품상과 감독상을 수여하기 시작했다. 2021년에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복사기(Penyalin Cahaya)>가 작품상과 감독상을 동시에 받았고, 2022년에는 아마존 프라임 오리지널 <예전, 지금, 그리고 그때(Before, Now & Then) 나나(Nana)>가 작품상을 수상했다. 이어 2024년에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처럼 사랑에 빠져(Jatuh Cinta Seperti di Film-Film)>가 작품상을 받으며 OTT 작품의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

 

하지만 영화산업 발전의 가장 큰 원동력은 결국 관객이다. 2016년 약 3천만 명이던 인도네시아 로컬 영화 관객 수는 꾸준히 증가해, 코로나 팬데믹 전후인 2019년과 2022년에 각각 5천만 명을 돌파했으며, 2024년에는 8천만 명에 달했다. 그 과정에서 한때 30~40% 수준에 머물던 국산 영화의 스크린 점유율도 2024년에는 70%를 넘어섰다.

 

 

해외 영화제 출품 성적

 

그 결과, 수준 높은 작품들이 꾸준히 등장하며 세계 무대에서 호평을 받는 사례도 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2017년 토론토 애프터 다크 영화제에서 최우수 공포영화상을 수상한 <사탄의 숭배자(Pengabdi Setan)>와 2021년 로카르노 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그리움은 복수처럼 되갚아주는 것(Seperti Dendam Rindu Harus Dibayar Tuntas)>이 있다. 미국에서는 오스카 출품을 위해 <케이팝 데몬 헌터스>처럼 일반 극장 개봉 요건을 맞춰야 하지만, 인도네시아에서는 극장과 OTT의 경계가 이미 사라진 지 오래다.

 

올해 9월 17일부터 26일까지 열린 2025 부산국제영화제(BIFF)에서는 레자 라하디안 감독의 <빵꾸(Pangku)>가 무려 네 개 부문에서 수상하며 주목을 받았다. 이 영화는 KB 비전 관객상, 국제비평가연맹상(FIPRESCI), 비슈케크 국제영화제 중앙아시아 영화상, 그리고 미래의 얼굴상을 모두 거머쥐며 4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KB 비전 관객상은 비전 아시아(Vision Asia) 섹션에 참가한 아시아 영화 중 관객 투표로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작품에 수여된다. 국제비평가연맹상은 예술적 완성도와 혁신적인 표현력을 보여준 아시아 영화에 주어진다. 비슈케크 국제영화제 중앙아시아 영화상은 키르기스스탄 문화정보청소년정책부 산하 영화부의 후원으로, 부산국제영화제와 비슈케크 국제영화제가 협력해 시상하는 상이다. 또한 태국의 사회적 창의기업 얼터너티브 유니버스(Alternative Universe Co., Ltd.)가 후원하는 ‘미래의 얼굴상’은 비전 아시아 프로그램 중 아시아 영화의 미래를 이끌 잠재력을 지닌 작품에 수여된다.

 

이 네 개의 상을 휩쓴 <빵꾸>는 올해 비전 어워드에서 가장 많은 상을 수상한 영화로 기록되었다. <빵꾸(Pangku)>는 2025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세계 관객들에게 첫선을 보였으며, 인도네시아에서는 11월 6일 개봉할 예정이다.

 

  

<빵꾸> 포스터

 

인도네시아 영화인들의 부산국제영화제(BIFF) 참석은 이제 중요한 연례행사로 자리 잡았다. 올해 열린 2025 부산국제영화제에는 레자 라하디안 감독의 <빵꾸(Pangku)>를 비롯해, 호위동 감독의 <엄마 없는 내일(Esok Tanpa Ibu, Mothernet)>, 리리 리자 감독의 <랑가와 찐따(Rangga & Cinta)>, 아론 쁘라타마 감독의 <스깟 스깟(Sekat-Sekat – Throughout These Cages)>, 우밍진 감독의 <폭스 킹(The Fox King)>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합작), 그리고 <무용수 마을의 바다라우히(Badarawuhi di Desa Penari)> 등 총 6편의 인도네시아 영화가 공식 초청되었다. 

 

다큐멘터리 부문에서도 인도네시아 작품들이 눈길을 끌었다. 아르민 셉티엑산(Armin Septiexan) 감독의 <오마(Oma)>와 루트피 무함마드(Luthfi Muhammad) 감독의 <산단 러브 가든(Sandan Love Garden)>이 다큐멘터리 WIP(Work in Progress) 쇼케이스에서 소개되며 주목을 받았다.

 

한편 인도네시아 오스카 선정위원회(IOSC)는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2026년 개최) 국제장편영화상 부문 출품작으로 <소레: 미래에서 온 아내(Sore: Istri dari Masa Depan)>를 선정했다. 이 작품은 올해 10월 기준 3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인도네시아 로컬 영화 흥행 순위 4위에 올랐다.

 

그러나 인도네시아는 여전히 오스카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일본(5회 수상), 이란(2회 수상), 대만과 한국(각 1회 수상) 등 아시아의 여러 나라들이 이미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상에서 성과를 거둔 반면, 인도네시아는 이번이 26번째 출품임에도 아직 수상은 물론 최종 후보 진출도 이루지 못했다. 특히 지난해 태국이 <할머니가 죽기 전 백만장자가 되는 법(How to Make Millions Before Grandma Dies)>으로 처음 최종 후보에 오르며 새로운 역사를 쓴 것과 대비된다. 전문가들은 인도네시아 영화가 아카데미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는 이유로, 다른 국가들처럼 적극적인 로비나 마케팅 캠페인을 전개하지 않는 점을 주요 원인으로 지적한다.

 

 

극장용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장

 

올해 인도네시아 로컬 영화 흥행 순위에서 <소레: 미래에서 온 아내(Sore: Istri dari Masa Depan)> 위로는 2위 <설탕공장(Pabrik Gula)>과 3위 <거데산의 재앙(Petaka Gunung Gede)> 등 두 편의 공포영화가 있다. 그리고 이들을 훨씬 뛰어넘은 천만 관객 영화 <점보(Jumbo)>가 1위를 차지했다.

 

 

<점보>와 <메라뿌띠: 원포올>

 

1,016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점보>는 인도네시아 영화사에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이 작품은 2017년 <주키 녀석 극장판: 종말위원회(Si Juki The Movie: Panitia Hari Akhir)>가 세운 역대 인도네시아 애니메이션 최다 관객 기록인 64만 명을 단숨에 뛰어넘었고, 이어 2019년 <겨울왕국 2(Frozen 2)>가 인도네시아에서 세운 역대 애니메이션 최다 관객 기록 463만 명도 경신했다. 이후 2022년 인도네시아 최초의 천만 관객 영화였던 <무용수 마을의 대학생 봉사활동(KKN di Desa Penari)>의 1,006만 명 기록까지 넘어섰으며, 현재는 역대 로컬 영화 중 최다 관객을 동원한 작품으로 등극했다. <점보>가 깨지 못한 기록은 단 하나, 2019년 <어벤져스: 엔드게임(Avengers: Endgame)>의 1,097만 명뿐이다. 

 

이 성과는 인도네시아 극장용 3D 애니메이션이 기술적, 연출적 측면에서 디즈니나 글로벌 메이저 스튜디오에 필적할 만큼 성장했음을 보여준다. 또한 인도네시아가 우수한 애니메이션 제작사와 숙련된 인력을 확보하고 있음을 입증한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점보> 제작에는 420명의 로컬 크리에이터가 참여했으며, 완성까지 5년이 걸렸다.

 

하지만 그 뒤를 이은 또 다른 3D 애니메이션 <메라뿌띠: 원 포 올(Merah Putih: One for All)>은 2분짜리 예고편만으로도 <점보>로 높아진 로컬 애니메이션의 자긍심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 작품은 독립기념일을 앞둔 한 마을을 배경으로, 사라진 국기를 찾아 나선 여덟 명의 아이들이 위험한 숲길을 모험하며 겪는 이야기를 담았다. 하지만 개봉일(8월 14일)에 맞추기 위해 제작을 서두른 흔적이 역력했다. 개봉 직전 공개된 예고편부터 조악한 완성도로 혹평을 받았고, 인물의 움직임은 부자연스럽고 표정은 인형극처럼 단조로웠다. 여기에 진부한 스토리 전개와 더불어 파키스탄 애니메이터의 캐릭터를 무단 도용했다는 논란까지 더해져 결국 흥행에 참패했다.

 

이로써 2025년은 인도네시아 영화사에서 최고의 애니메이션과 최악의 애니메이션이 동시에 탄생한 해로 기록되었다. 이는 인도네시아 애니메이션 산업이 눈부신 발전을 이루었음에도 불구하고, 각 제작사 간 기술력과 완성도의 격차가 여전히 크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합작과 리메이크

 

한편 인도네시아 영화산업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합작 제작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가장 일반적인 방식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제작 사례처럼, 해외 영화사나 투자자로부터 제작비의 일부 또는 전부를 지원받아 인도네시아 제작사가 영화를 만드는 형태다. 그다음으로는 인도네시아 배우들이 해외 영화에 출연하는 경우로, <존 윅 2(John Wick: Chapter 2)>와 <모털 컴뱃 2(Mortal Kombat 2)>에는 인도네시아의 유명 액션 배우들이 참여했다.

 

최근에는 인도네시아 감독들의 할리우드 진출도 두드러진다. 2024년에는 몰리 수리야(Mouly Surya) 감독이 제시카 알바 주연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트리거 워닝(Trigger Warning)>을 연출했고, 2025년에는 띠모 짜햔토(Timo Tjahjanto) 감독이 <노바디 2(Nobody 2)>의 메가폰을 잡았다.

 

 

<트리거 워닝>과 <노바디 2>

 

또한 인도네시아에서는 한국 콘텐츠의 리메이크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2016년 이후 <여고괴담>, <과속스캔들>, <엽기적인 그녀>, <헬로 고스트>, <소녀괴담>, <수상한 그녀>, <써니>, <담보>, <형>, <미녀는 괴로워> 등이 영어 또는 인도네시아어 제목으로 리메이크되었다. 특히 2022년 리메이크된 <7번방의 선물>은 586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그해 로컬 영화 흥행 순위 3위에 올랐다. 이어 2025년에는 한국 드라마 <사내맞선>이 영화로 리메이크되었다. 

 

한국 영화사나 미디어 기업이 현지 영화사에 직접 투자하거나 제휴하는 사례도 최근 급증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SBS가 인도네시아 최대 영화제작사인 MD엔터테인먼트(MD Entertainment)에 약 2,000만 달러 규모의 지분 투자 파트너십 협약을 체결했다. 최종 납입이 완료되면 SBS는 MD엔터테인먼트의 지분 3.8%를 확보하게 된다.

 

또한 바른손이앤에이(Barunson E&A)는 인도네시아의 유명 감독 조코 안와르(Joko Anwar)가 이끄는 제작사 컴앤씨 픽처스(Come and See Pictures)와 독점 계약을 체결해, 향후 2년간 컴앤씨 픽처스가 제작하는 모든 작품의 해외 세일즈를 단독으로 담당하게 되었다.

 

인도네시아 영화산업은 2016년을 기점으로 매년 큰 폭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러한 눈부신 발전의 이면에는 강력한 한류의 영향도 자리하고 있다. 특히 CGV는 인도네시아 영화시장이 개방되기 이전부터 지분 참여 형태로 일찍이 진출해 현재 71개 극장, 405개의 스크린을 운영하며 현지 상영관 시장에서 확고한 업계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 위 원고는 현지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원고로, (사)경북PRIDE기업 CEO협회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