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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대마 합법화 6년, 자유의 대가는 무엇이었나?

경북 수출지원 해외 서포터즈 / 김남희(캐나다)

 

 

단풍국의 초록빛 실험, 캐나다의 대마초 산업

 

가을이 오면 캐나다의 거리는 붉게 물든 단풍 향기로 가득해야 한다. 그러나 요즘은 그 사이로 묘한 ‘대마초 향기’가 섞여 떠돈다. 공원 벤치, 도심 거리, 버스 정류장까지 스며드는 이 향기는 이제 낯설지 않다. 일부 시민에게는 휴식의 신호이지만, 다른 이들에게는 불쾌한 냄새이자 사회적 문제를 상기시키는 신호가 되고 있다.

 

 

대마초 합법화 6년, ‘초록빛 산업’이 된 캐나다

 

2018년 10월 17일, 캐나다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기호용 대마초를 합법화했다. 저스틴 트뤼도 총리는 “대마초를 금지하는 대신 관리하겠다”라며 청소년 보호, 범죄 감소, 세수 확보라는 세 가지 목표를 내세웠다.

 

합법화 이후 대마 산업은 순식간에 거대한 경제 영역으로 성장했다. 2023년 기준 대마 산업 규모는 약 110억 캐나다달러에 달하며, 전국적으로 9,000개 이상의 합법 판매점이 운영되고 있다. 관련 산업 종사자는 약 15만 명에 이르며, 온타리오·브리티시컬럼비아·앨버타 주가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2018년~2023년까지 캐나다 성별 및

연령대별 비의료적 목적의 대마 사용

(출처: 캐나다 통계청)

 

합법화 초기에는 ‘황금시장’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정부가 운영하는 공식 온라인몰은 개장 첫 주부터 주문이 폭주해 서버가 마비될 정도였다. 이후 ‘먹는 대마(Edibles)’와 ‘대마 음료’, ‘대마 화장품’ 등 신제품이 잇따라 출시되며 산업은 활기를 띠었다.

 

 

‘너무 많이 심은 초록’ — 과잉 공급과 불법 시장

 

그러나 초반의 호황은 오래가지 않았다. 한때 400개가 넘는 대형 재배 기업이 등장했지만, 수요보다 공급이 많고 높은 세금과 규제 비용이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절반 가까이가 문을 닫았다.

 

현재 캐나다 대마 거래의 약 40%는 여전히 불법 시장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합법 매장들은 가격 경쟁에서 밀리며 속속 폐업하고 있다. 일부 도시는 폐업한 대마 매장의 간판이 줄지어 선 거리까지 생겨났다.

 

 

거리의 또 다른 풍경 — 대마에 취한 사람들

 

이제 대마는 시민의 일상 속에 깊숙이 자리 잡았다. 캐나다 전역의 도심과 노숙인 쉼터에서는 대마에 취한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으며, 과거 알코올 의존이 주된 문제였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대마 의존 사례가 함께 증가하고 있다.

 

대마는 장기간 사용 시 의욕과 판단력이 저하되어 사회 복귀가 어려워지는 부작용도 보고되고 있다. 실제로 토론토시는 2024년 대마 관련 공공 불만 신고가 전년 대비 25%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거리에서 마약에 중독된 사람들의 모습

(출처: Anxious Minds)

 

 

‘안전한 기호품’일까, ‘느리게 스며드는 중독’일까

 

의학계에서는 대마의 효용성과 위험성을 두고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의료용 대마는 통증 완화, 불면증, 불안 치료 등에 활용되지만, 장기 사용 시 기억력 저하, 불안장애, 주의력 손상 등 부작용이 보고되고 있다.

 

 

2018년~2023년까지 대마초가 초래할 수 있는 

해로움에 대한 이해와 인식

(출처: 캐나다 통계청)

 

캐나다 보건부 조사에 따르면 19~24세 청년 중 3명 중 1명이 지난 1년간 대마를 사용했으며, 그중 절반은 집중력 저하나 불안 증세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시골이나 보수적인 지역에서는 여전히 부정적 인식이 강하다. 이로 인해 고용이나 학교 입학 과정에서 불이익을 겪는 사례도 존재한다.

 

 

산업의 진화 — 대마에서 미래를 찾는 사람들

 

한편 대마 산업은 바이오와 친환경 분야의 신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대마 줄기에서 추출한 섬유는 플라스틱의 대체재로 활용되고 있으며, 일부 스타트업은 ‘헴프 콘크리트(hempcrete)’ 등 친환경 건축 자재를 개발 중이다.

 

온타리오, 앨버타, 퀘벡 등 주요 주에서는 ‘대마 혁신 클러스터’를 조성해 관련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다. 2024년 기준, 대마 관련 스타트업 수는 400개를 넘어섰다.

 

원주민 공동체에서도 대마 산업은 새로운 ‘경제 자립의 씨앗’이 되고 있다. 오랜 식민 역사로 잃었던 경제적 기반을 회복하고, 지역 자치권을 강화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단순한 수입원을 넘어, 역사적 상처를 치유하고 경제적 독립을 실현하려는 상징적 과정으로 평가된다.

 

 

단풍 향기와 대마 향기 사이

 

단풍으로 붉게 물들어야 할 가을 하늘 아래, 이제는 초록빛 향기가 함께 번지고 있다. 캐나다의 대마 합법화는 시대를 앞선 실험이었지만, 그 그림자는 여전히 짙다. 거리의 노숙자, 그리고 매장에서 쏟아지는 신제품 속에서 사회는 여전히 묻고 있다.

 

“이 향은 진정한 자유의 향기인가, 아니면 또 다른 의존의 시작인가.”

단풍과 대마가 뒤섞인 캐나다의 가을, 두 가지 향기가 공존하는 현실이 우리 앞에 놓여 있다.

 

 

 

※ 위 원고는 현지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원고로, (사)경북PRIDE기업 CEO협회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