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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유럽-한국 과학기술학술대회(EKC2025) 참관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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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수출지원 해외 서포터즈 / 이건우(독일)

 

 

제 17회 유럽-한국 과학기술자학술대회가 오스트리아 비엔나 공과 대학에서 개최되었다

 

유럽-한국 과학기술자 학술대회(Europe-Korea Conference on Science and Technology, EKC)는 유럽 내 한인 과학기술자, 한국의 과학기술자, 그리고 유럽 현지 과학기술자들이 모여 지식과 연구 성과를 교류하는 대표적인 국제 학술 행사다. 매년 여름 유럽의 한 도시에서 열리며, 지난해는 영국 워릭대학에서, 올해는 오스트리아 빈 공과대학에서 개최되었다. 

 

 

EKC2025 행사장이었던 오스트리아 비엔나 공과 대학. 

정식 명칭은 테크니셰 우니페어시테트 빈(Technische Universität Wien, TUV).

(출처: 이건우)

 

 

EKC는 재유럽한인과학기술자협회(KASE, Korean Scientists and Engineers Association in Europe)가 2008년 독일 하이델베르크에서 처음 시작했다. 이후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KOFST) 등 유관 기관과 긴밀히 협력하며 규모와 영향력을 키워왔다. 작은 규모로 출발했지만, 최근 몇 년간은 500명 이상이 참여하는 대규모 학술대회로 성장했다. 올해 행사는 오스트리아 KOSEAA, KOFST를 비롯해 독일(VeKNI), 영국(KSEAUK), 프랑스(ASCoF), 핀란드(KOSES), 스칸디나비아(KSSEA), 네덜란드(KOSEANL), 스위스(KSEAS), 벨기에(KOSEAbe) 등 유럽 8개국의 한인 과학기술자 협회가 공동 주최했다.

 

EKC에는 학계, 연구기관, 기업, 정부, 정책 담당자 등 다양한 배경의 참가자들이 모인다. 학술대회라는 성격상 주요 프로그램은 첨단 과학기술 분야 연구 성과 공유와 한·유럽 간 연구 협력 논의에 집중된다. 이를 통해 미래 공동 연구와 산업적 응용 기회를 모색하고, 기업 소개, 우수 인재 채용, 산학연 협력, 정책 제언 등 다양한 목적을 충족하는 협력의 장이 된다. 또한 가족 단위 참가자를 위한 특별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배우자와 자녀들이 수학·공학·과학기술 활동에 참여하고, 개최 도시와 한국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행사장 인근의 레셀파크 앞 카를 성당. 

일정이 타이트 해 투어에 참석할 수 없는 경우,

 짧은 주변 산책으로 각 도시의 분위기를 느끼는 것도 작은 즐거움이다.

(출처: 이건우)

 

 

12개의 과학기술분과와 16개의 스페셜 토픽 중에서 자신에 맞는 주제를 골라 보자

 

전 유럽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인사들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상당수 인원이 참석하는 만큼, 커버되는 과학기술 분과(Science and Technology Division) 역시 폭넓다. 매년 조금씩 변동이 있지만, 올해는 12개의 분과 세션이 마련되었다. 발표는 27일과 28일, 단 이틀간 진행되어 발표 시간이 다소 제한적이었던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그 때문인지 발표가 끝난 뒤에도 휴식 시간이나 저녁 행사 자리에서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또한 스페셜 토픽(Special Topic)과 교류를 위한 별도의 미팅도 준비되었다. 이미 협력이 진행 중인 경우, 새로운 협력 기회를 찾고자 하는 경우, 기업이 리크루트를 목적으로 참여한 경우 등 다양한 목적에서 심화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졌다.

 

특히 주목할 만한 분과는 Women in S&T였다. 여성 과학기술자의 리더십, 커리어 지속 가능성, 과학기술 분야에서의 기여를 주제로 진행된 이 세션은 각 분야에서 활약하는 여성 리더들의 발표와 라운드테이블 토론으로 구성되었다. 이는 현직 여성 연구자뿐 아니라 차세대 여성 과학기술자들에게도 비전을 제시하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

 

 

 

EKC2025에서 준비되었던 12개의 과학기술분과 리스트 

 

 

 


EKC 2025 특별 세션 리스트.

 

필자는 과학기술 분과 가운데 트루아 공과대학(University of Technology of Troyes)의 김준범 교수와 독일 클라우슈탈 공과대학(Clausthal University of Technology)의 백민규 교수가 주관한 환경과 에너지(Environment and Energy) 세션, 그리고 스페셜 토픽 중 한국화학연구원(Korea Research Institute of Chemical Technology, KRICT)이 주관한 글로벌 이차전지 전환의 물결: 기술 초격차와 협력의 실현(Global Paradigm Shift in Secondary Batteries: Pursuing Technological Superiority through Strategic Partnerships)에 참석했다. 비록 연구개발 분야에 직접 종사하지는 않지만, 산업 및 재료 기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두 세션에 참여할 수 있었다. 실제 산업 분야 종사자로서 시장과 정책 등 비(非)연구적 관점에서 조금 다른 시각을 제공하고자 했으며, 이를 통해 에너지와 배터리 분야에서 연구를 이어가는 후학들과 토론하고 학계를 이끄는 인사들과 대화하는 소중한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친밀한 분위기 속 유럽 과학기술계의 저명한 인사들과 교류가 가능하다 

 

각 세션은 체어의 재량에 따라 저명 인사들을 초청하기도 한다. 특히 개최 기관과 연관된 인사들의 발표가 주로 준비된다. 필자가 참여한 환경과 에너지 세션에서는 오스트리아 과학기술원 (Austrian Institute of Technology, AIT) 운송기술센터(Center of Transport Technology)의 스테파노 파세리니(Stefano Passerini) 박사와 카챠 프뢸리히(Katja Froelich) 박사가 강연을 맡았다. 스테파노 박사는 오랜 배터리 연구 경력을 바탕으로, 유럽에서 민감한 이슈로 떠오른 과불화 화합물(PFAS)을 사용하지 않거나 최소화해 이차전지를 만드는 기술을 소개해 큰 관심을 끌었다. 카챠 박사는 AIT에서 진행 중인 포괄적인 배터리 기술 연구 개발 현황을 공유했다.

 

흔히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완성차 기업이 있는 국가들이 운송·배터리 기술 강국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오스트리아에도 글로벌 자동차 위탁 제조사인 마그나 슈타이어(Magna Steyr), 오프로드 바이크 제조사 KTM, 엔지니어링 전문 기업 AVL, 그리고 세계적 부품사 ZKW 등 선도적 모빌리티 기업이 다수 자리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AIT 역시 아시아와는 다른 관점에서 새로운 배터리 기술 개발과 평가 인프라를 강화하고 있다.

 

발표 이후에는 유럽 내 대학·연구소 연구자, 스타트업 관계자들과 함께 점심을 겸한 교류 시간이 마련되었다. 학생들은 현재 연구에 대한 조언이나 차기 학위 과정의 기회를 상담했고, 산업계 인사들은 기술적 인사이트를 얻거나 자사에서 해결하지 못한 문제의 협업 가능성을 논의하기도 했다. 이처럼 자연스럽고 친밀한 교류의 분위기는 EKC가 다른 학술 행사와 뚜렷이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재독 한인배터리전문가모임(K-DeBatt)회원들과 따로 기념 사진을 찍기도 했다. 

독일에서는 한국이나 중국과 달리 보다 미래지향적이고 

차별화된 배터리 기술의 연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가장 좌측이 필자이다.

(출처: 이건우)

 

 

인더스트리 포럼도 놓치지 말자

 

올해의 인더스트리 포럼은 재오스트리아 한인과학기술자협회(Korean Scientists and Engineers Association in Austria, KOSEAA), 오스트리아 연구진흥기관(Die Österreichische Forschungsförderungsgesellschaft, FFG),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Korea Planning & Evaluation Institute of Industrial Technology, KEIT), 한국산업기술진흥원(Korea Institute for Advancement of Technology, KIAT)의 공동 주관으로, 과학기술 분과 세션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하루 전인 26일에 열렸다.

 

기조연사로는 FFG의 카린 타우사즈(Karin Tausaz), 현대 유럽 R&D 센터의 염구섭 박사(Kevin Koosup Yum), AVL List GmbH의 게하르트 마이스터(Gerhard Meister),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의 박지훈(Jihoon Park) 디렉터, EIT Manufacturing의 요하네스 훈쇼프스키(Johannes Hunschofsky) 디렉터가 초청되었다.  유럽과 한국의 주요 의사결정자들이 전하는 발표는 필자와 같은 기성 세대뿐 아니라 사회로 첫발을 내딛는 학생과 연구원들에게도 큰 인사이트를 제공했다. 특히 염구섭 박사가 발표한 HD현대의 탈탄소화 기술(Decarbonization Technology at HD Hyundai)은 이번 행사에서 유일하게 소개된 한국 기업 사례였다. 유럽과 한국이 탈탄소화라는 절실하고 현실적인 과제를 함께 풀어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협력 성과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EKC에는 눈에 잘 띄지 않지만 매우 실용적인 프로그램도 있다. 행사 중간에 마련된 1대1 매칭 세션이다. 이는 EKC가 일관되게 지향하는 ‘유럽과 한국의 협력’이라는 목적에 가장 잘 부합하는 장치였다. 필자가 직접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현장에서 활발히 소통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모빌리티와 생명공학 등 여러 선도 기술을 가진 오스트리아와 한국이 함께 산업을 선도해 나가는 미래를 쉽게 그려볼 수 있었다. 

 

 

EKC2025에는 기관 소개 및 리크루팅을 위한 다양한 부스도 마련되었다.

(출처: 이건우)

 

 

가족과 함께 즐기는 행사이기도 하다

 

EKC는 유럽의 가장 아름다운 계절인 여름에 열린다. 크리스마스 시즌이 더 낭만적일 수 있다는 의견도 있겠지만, 유럽 외부에서 방문하는 참가자들에게는 여름이 최적의 시기다. 특히 자녀들의 여름 방학 기간에 맞춰 개최하려 노력하기 때문에 가족 단위 참석이 자연스럽게 장려된다. 유럽에서 태어나거나 어릴 때 건너온 어린이들은 또래 한국인 친구를 만날 수 있고, 국제 결혼 가정의 배우자와 자녀들도 한국적 분위기를 가까이에서 경험할 수 있다. 다만 단순히 얼굴을 마주친다고 교류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기에, 가족 구성원들이 즐겁게 참여하고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도록 별도의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올해도 가족 투어, 견학, 과학교실 등 세 가지 소셜 이벤트가 준비되었다. 참가자들은 센부른 궁전 등 비엔나 시내 관광이나 파른도르프 아울렛 방문을 선택할 수 있었다. 가족보다는 학회 참석자들을 위한 일정으로는 오스트리아 최첨단 연구기관인 TTTech Auto & TTTech Aerospace 견학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수소 기술을 중심으로 진행된 이 투어는 특히 인기가 높았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과학교실도 아이들에게 신나는 경험을 선사했다.

 

필자의 경험으로 보건대, 가능하다면 가족 단위로 참석하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

 

 

EKC의 역할은 앞으로 더 중요해질 것이다

 

2025년은 유럽과 한국의 과학기술 협력에 새로운 이정표가 세워진 해이기도 하다. 7월 17일, 대한민국이 아시아 국가 최초로 호라이즌 유럽(Horizon Europe)의 정식 준회원국(Associated Country)이 된 것이다. 이로써 호라이즌 유럽에는 27개 회원국과 21개 준회원국이 참여하게 되었다. 

 

호라이즌 유럽은 2021년부터 2027년까지 유럽의 핵심 연구와 혁신을 지원하는 대규모 펀딩 프로그램이다. 기후 변화 대응, 암 퇴치, 해양·수산 복원, 기후 중립, 토양 회복 등 다섯 가지 미션을 중심으로 과제를 지원하며, 총 995억 유로 규모의 예산이 배정되었다. 준회원국이 되면 분담금을 지원하며, 해당 기간 동안 약 2,250만 유로가 예상된다. 준회원국의 지원자는 유럽 연합 내 연구자들과 동등한 자격으로 과제에 지원할 수 있고, 호라이즌 유럽으로부터 직접 연구비를 수령할 수도 있다. 실제 프로그램은 3개의 필라(Pillar)와 각 필라 산하의 세부 클러스터로 구분되어 지원되며, 한국 연구자들은 필러 2, 글로벌 과제와 산업 경쟁력 아래 6개 클러스터에 지원할 수 있다. 

 

 

대한민국 연구기관이 지원 가능한 분야 

(출처: 호라이즌 유럽 코리아 홈페이지)

 

 

EKC2024에서 호라이즌 유럽 준회원국 추진이 공식적으로 발표되었다면, 올해 행사에서는 이미 과제 생성을 위한 활발한 논의가 진행되었다. 상기 스페셜 토픽 중 Frontier Research Opportunities Through EU & International Grants & Fellowships 세션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함께 호라이즌 유럽이 소개되었고, 직접 참여 중인 한국 연구자들의 경험담도 공유되었다. 특히 지원서 작성 요령, 협력 방식, 비용 정산 등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노하우가 전달되어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다. EKC2026에서는 보다 다양한 사례 발표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전쟁과 강대국의 정책 변화로 국제 협력 구도는 급격히 요동치고 있다. 이러한 불확실성 속에서 다자간 협력의 여러 경로를 확보하는 것은 곧 리스크 관리이자 기회 창출이다. 선진국 대열에 합류한 지 오래되지 않은 대한민국이 국제 사회에서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면, 정책과 기술 양 측면에서 사고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럽과의 협력은 그 과정에서 강력한 발판이 될 수 있으며, 한국의 호라이즌 유럽 준회원국 지위는 전략적으로도 매우 유리하다. 이에 따라 EKC의 역할 역시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필자가 경험한 EKC는 단순한 과학기술 성과 발표회보다는, 유럽과 한국의 협력과 공생이라는 큰 틀을 아우르는 행사였다. 유럽이 정치적·과학기술적 리더십을 재강화하려는 지금, 대한민국과의 연계를 통해 의미 있는 성과가 나오기를 기대한다. EKC는 분명 이를 견인할 최고의 무대다. 아직 EKC를 알지 못하거나 방문해 본 적이 없다면, 프랑스 항공우주산업의 중심지 툴루즈에서 열릴 EKC2026에 꼭 참가해 보기를 권한다. 혼자가 아니라 가족과 함께 한다면 오래도록 기억될 값진 추억까지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위 원고는 현지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원고로, (사)경북PRIDE기업 CEO협회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