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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주 로봇 산업, 외로움을 넘어선 혁신, 글로벌 시장을 향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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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수출지원 해외 서포터즈 / 이대원(호주)
최근 호주의 로봇 산업이 눈에 띄게 성장하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과거 광업과 농업 등 특정 산업에 국한되었던 호주의 로봇 기술은 이제 인공지능(AI)과 감성 지능을 결합하여 사회적 문제 해결에 적극 기여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고령화로 인한 외로움 문제를 해결하는 반려 로봇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호주의 로봇 산업은 그동안 자연환경과 산업적 특성에 맞추어 발전해왔다. 광활한 국토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농업용 로봇과, 극한 환경에서 작업자의 안전을 보장하는 광업용 로봇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 로봇들은 씨앗 파종, 수확, 광물 채굴, 자율 운송 등 단순 반복 작업을 자동화하여 생산성과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러한 산업용 로봇을 넘어 인간의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서비스 로봇 분야로 관심이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호주 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가 있다. 인구 고령화는 노인 돌봄 인력 부족과 더불어 사회적 고립, 외로움이라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으며,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장기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이러한 정서적 고립은 더욱 심화되었다. 이에 호주의 젊은 기업가들은 기술을 통해 문제 해결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단순히 집안일을 돕거나 정보를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사용자와 정서적 교감을 나누고 공감할 수 있는 로봇을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들의 도전은 로봇을 삶의 동반자로 인식하도록 하는 패러다임 전환을 주도하고 있다.
혁신을 이끄는 스타트업: 안드로메다와 사회적 가치 중심의 성장
이러한 새로운 흐름의 선두에는 멜버른 기반의 로봇 스타트업 안드로메다(Andromeda)가 있다. 25세의 젊은 여성 기업가 그레이스 브라운이 설립한 이 회사는 인간의 감성 지능을 모방하여 사용자와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휴머노이드 로봇 ‘아비(Abi)’를 개발했다. 아비는 노인 요양 시설에서 큰 인기를 얻으며, 현재 1년 이상의 고객 대기 기간이 발생할 정도로 폭발적인 수요를 보이고 있다.
안드로메다 로보틱스 휴머노이드 로봇 아비 (출처: 안드로메다 홈페이지 캡처)
안드로메다의 성공은 기술력뿐 아니라 ‘외로움 해결’이라는 명확한 사회적 가치에 초점을 맞춘 사업 모델 덕분으로 평가된다. 그레이스 브라운은 팬데믹 기간 동안의 개인적 경험을 통해 로봇이 인간의 정서적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했다. 이와 같은 인간 중심적 접근 방식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고, 이는 곧 대규모 투자 유치로 이어졌다.
안드로메다의 최근 투자 유치 사례는 호주 스타트업 생태계에 큰 의미를 남겼다. 이 회사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유력 벤처캐피털인 포러너 벤처스(Forerunner Ventures)가 주도한 2,300만 달러(약 320억 원) 규모의 시리즈 A 펀딩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기업 가치 1억 달러(약 1,400억 원)를 달성했다. 특히 이번 투자에는 포러너 벤처스 외에도 다수의 여성 투자자가 참여하여 ‘여성 주도 투자’라는 독특하고 의미 있는 기록을 세웠다. 이는 호주 스타트업 생태계에 다양성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에서 이루어진 성과라는 점에서 더욱 고무적으로 평가된다.
호주 딥테크 투자 동향: AI와 로봇이 이끄는 새로운 물결
안드로메다의 성공 사례는 호주 로봇 산업에 대한 VC들의 투자 열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최근 호주 스타트업 생태계는 딥테크(Deep Tech) 분야를 중심으로 급격히 확장되고 있다. 과거 소프트웨어, 핀테크 등 IT 분야에 집중되었던 벤처캐피털 투자가 이제는 로봇 공학, 인공지능(AI), 바이오 기술 등 첨단 분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VC들은 로봇 기술이 사회 전반의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러한 투자 흐름을 보여주는 로봇 스타트업들은 다음과 같다.
농업의 미래를 바꾸는 정밀 로봇: 어거리스(Agerris)
호주 딥테크 투자 흐름의 선두에 있는 분야는 바로 농업 로봇이다. 광활한 국토를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호주의 특성상 농업용 로봇 기술의 필요성은 오래전부터 제기되어 왔다. 시드니 대학 필드로봇 연구팀이 설립한 스타트업 어거리스(Agerris)는 이 분야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살라 수카리 시드니 대학교 로봇공학 교수가 채소 산업을 위한 새로운 로봇 솔루션 어거리스를 조작하고 있다. (출처: 호주 원예조합(AUSVEG) 홈페이지 캡처)
어거리스가 개발한 로봇은 농부가 직접 수행하기 어려운 정밀 작업을 자동화한다. AI 기반의 시각 기술을 활용해 작물의 상태를 분석하고, 잡초만을 정확하게 제거하며, 비료나 농약을 필요한 곳에만 살포하는 방식이다. 이 기술은 단순히 농업 생산성을 높이는 것을 넘어 농약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여 환경 보호에도 크게 기여한다. 이러한 기술력과 사회적 가치를 인정받아 어거리스는 유니시드(Uniseed) 등으로부터 650만 달러(약 90억 원) 규모의 시드 투자를 유치하며 시장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똑똑한 로봇: 폐기물 선별 로봇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폐기물 선별 로봇도 딥테크 투자의 새로운 영역으로 부상했다. 기존의 수작업에 의존하던 폐기물 분류 과정은 작업자의 안전을 위협하고 효율성이 낮다는 한계가 있었다.
호주 포장재 업체와 재활용 수거 업체가 공동으로 개발한 인공지능(AI) 로봇이 재활용 가능한 음료용 종이팩을 분류하고 있다. (출처: 플래닛아크 홈페이지 캡처)
호주의 한 스타트업은 AI 기반 로봇 팔을 개발해 재활용 폐기물을 자동으로 정밀하게 분류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이 로봇은 고속으로 움직이며 플라스틱, 금속, 종이 등을 식별하고 분리해 재활용률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이는 폐기물 처리 비용을 절감하고 재활용 산업의 효율성을 극대화하여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VC들은 이 로봇 기술이 미래 환경 산업의 필수적 요소가 될 것이라고 판단하며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건설 현장의 혁신: 안전과 생산성을 동시에
건설 현장은 여전히 위험하고 인력난이 심각한 분야 중 하나다. 호주의 여러 스타트업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건설 로봇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 이 로봇들은 무거운 자재를 운반하거나 위험한 고층 작업, 정밀 용접 작업 등을 대신 수행하며 작업자의 안전을 보장한다.
호주 기업인 FBR이 개발한 세계에서 가장 빠른 벽돌쌓기 건설 로봇 하드리안 X가 미국 플로리다에서 시연 중이다. (출처: FBR 홈페이지 캡처)
또한 로봇 도입은 건설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이고 인건비를 절감하여 건설 산업의 생산성을 개선하는 효과도 가져온다. 벤처캐피털들은 건설 로봇 기술이 미래 건설 현장의 필수적 요소가 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호주 정부의 ‘국가 로봇공학 전략’과 맞물려 이러한 기술들은 호주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인간과 교감하는 ‘감성 지능’ 로봇의 부상
호주 반려 로봇 개발의 가장 큰 특징은 감성 지능(Emotional Intelligence)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이 분야 스타트업들은 단순히 정보를 제공하거나 심부름을 수행하는 수준을 넘어, 사용자의 감정을 파악하고 공감하며 정서적 교감을 나누는 로봇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반려동물이 사람에게 주는 정서적 위안과 유사한 경험을 로봇이 제공하도록 설계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호주에서 반려 로봇이 사회 전반에 걸쳐 보편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1인 가구와 노인 가구의 증가에 따라, 반려 로봇은 외로움을 덜어주는 친구이자 건강을 관리해주는 보조자, 그리고 안전을 지켜주는 경비원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호주 정부 역시 반려 로봇 기술을 미래 핵심 성장 동력으로 보고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국가 로봇공학 전략(National Robotics Strategy)’은 로봇 기술을 통해 생산성 향상뿐 아니라 보건, 복지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비전을 담고 있다. 이러한 정책적 지원은 관련 스타트업들이 기술 개발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호주 로봇 산업의 미래: 인간과 기술의 조화로운 공존
안드로메다를 비롯해 어거리스, 폐기물 선별 로봇, 건설 로봇 스타트업 등은 호주 딥테크 투자의 새로운 흐름을 보여준다. 이는 단순히 생산성을 높이는 것을 넘어, 인구 고령화, 환경 문제, 안전 문제 등 사회 전반의 난제를 해결하는 기술에 투자가 집중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인간 중심 로봇’이라는 독특한 접근 방식은 호주가 글로벌 로봇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호주 로봇 산업이 감성 지능을 갖춘 로봇을 통해 노인 돌봄뿐 아니라 일반 가정에서도 가족 구성원으로서 외로움을 덜어주고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또한 의료, 교육, 국방 등 다양한 분야에서 로봇 기술의 적용이 한층 더 확대될 것으로 예측한다.
호주 '국가 로봇공학 전략'
호주 정부 역시 이러한 딥테크 분야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적극적인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최근 발표된 ‘국가 로봇공학 전략(National Robotics Strategy)’은 로봇 생태계 육성과 기술 도입 확대를 목표로 하며, 로봇 기술이 2030년까지 호주 GDP를 연간 최소 1,700억 호주 달러에서 최대 6,000억 호주 달러까지 추가 성장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다고 평가했다.
국가 로봇공학 전략은 단순한 선언을 넘어 로봇 산업의 미래를 설계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야심찬 실행 계획을 담고 있다. 이 전략은 국내 역량 강화, 산업 현장 도입 확대, 인력 양성을 핵심 축으로 삼고 있으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 정부는 재정 지원과 함께 국제적 파트너십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국가 로봇공학 전략은 4대 핵심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도 제시하고 있다. 네 가지 목표는 다음과 같다.
국가 로봇 역량 강화: 호주의 강점 분야인 필드 로봇, 자율주행, AI 및 머신 비전 기술을 중심으로 연구개발을 촉진하고 상용화를 지원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국립 재건 기금(National Reconstruction Fund)’과 ‘산업 성장 프로그램(Industry Growth Program)’을 활용하여 로봇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의 기술 개발을 재정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정부의 구매력을 활용해 자국 내 로봇 수요를 확대하고, 호주산 로봇 기술의 국내외 위상을 높일 예정이다.
로봇 도입 확대: 농업, 광업, 의료, 제조업 등 핵심 산업에 로봇 기술이 널리 도입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특히 도입률이 낮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컨설팅과 인센티브를 제공하여 로봇 활용의 경제적 이점을 인식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통해 생산성 향상은 물론, 작업자의 안전을 보장하는 고부가가치 일자리 창출도 기대된다.
신뢰·포용·책임 있는 개발 및 사용: 로봇 기술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안전하고 윤리적인 기술 개발을 위한 규제와 법적 프레임워크를 정비한다. 이는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단순히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협력하여 더 나은 삶을 만드는 데 기여하도록 유도하는 중요한 장치가 될 것이다.
기술 인력 양성 및 다양성 확보: 로봇 산업의 성장을 뒷받침할 숙련된 인력을 양성하는 데 주력한다. 정부는 교육 과정을 통해 로봇공학 관련 교육을 강화하고 직업 훈련 프로그램을 확대하여 인력난을 해소할 계획이다. 이는 로봇 산업의 성장이 성별과 인종 등 사회적 다양성을 포용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지도록 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글로벌 협력: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과의 파트너십 강화
호주 정부는 로봇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 국가와의 협력을 필수적 요소로 보고 있다. 특히 기술 강국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연구개발과 상용화 속도를 가속화할 방침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실리콘밸리 로보틱스(Silicon Valley Robotics)와 호주 로보틱스 그룹(Robotics Australia Group)이 설립한 미국-호주 로봇 파트너십(USARP)이다. 이 협정은 양국의 로봇 기업들이 상호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업들은 이 파트너십을 통해 자본 투자 유치, 시장 진출 기회 모색, 공동 연구 등 다양한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과는 우주 로봇 협력이 진행되고 있다. 호주 우주청(Australian Space Agency)은 NASA, JAXA(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우주 로봇 및 자율 운영 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이는 지구의 로봇 기술을 우주로 확장하는 동시에, 우주 탐사를 통해 얻은 기술을 다시 지구 산업에 적용하는 ‘스핀오프(spin-off)’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과의 협력도 활발하다. 올해 호주 정부 산업·과학·자원부와 호주기술과학공학한림원(ATSE)이 운영하는 글로벌 커넥션 펀드는 한국과의 협력을 위해 총 8개 프로젝트를 선정하고 56만 733호주 달러(약 8억 원)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지원을 받게 된 한국 중소기업의 프로젝트는 다음과 같다. 로봇 공학: 공장, 물류 창고, 농장 등 다양한 환경에서 로봇 관리를 자동화하는 기술 바이오 기술: 신경 질환 치료를 위한 인공 뇌 조직 배양 기술
재생에너지 및 배터리: 해상 풍력 발전 케이블의 실시간 모니터링, 태양광 패널 재활용, 디젤 광산 트럭의 배터리 전기 시스템 개조, 수소 저장 기술 등 첨단 제조: 선박 건조에 필요한 운송 시스템을 위한 AI 및 로봇 기술
이번 지원은 단순한 연구에 그치지 않고, 연구 성과를 시장성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로 전환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각 프로젝트에는 3만 5천~7만 5천 호주 달러(약 3천 5백만~7천 5백만 원)의 초기 투자금이 지원되며, 개념 증명(PoC) 및 초기 상용화 활동을 진행하게 된다.
이처럼 호주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 아래 민간 부문의 혁신을 지원하고, 글로벌 협력을 통해 로봇 산업의 미래를 선도하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호주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로봇 기술을 통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모범 사례를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 위 원고는 현지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원고로, (사)경북PRIDE기업 CEO협회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