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verity: Notice
Message: Undefined index: HTTP_ACCEPT_LANGUAGE
Filename: libraries/user_agent_parser.php
Line Number: 226
Severity: Notice
Message: Undefined index: HTTP_ACCEPT_LANGUAGE
Filename: libraries/user_agent_parser.php
Line Number: 226
말레이시아의 건강기능식품 트렌드 | |||
---|---|---|---|
경북 수출지원 해외 서포터즈 / 홍성아(말레이시아)
말레이시아가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고 건강관리 인식이 개선되면서,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과 관련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3년 말레이시아의 비타민 및 건강 보조식품 시장 가치는 약 11억 4천만 달러(한화 약 1조 5,555억 원)에 이른다. 코로나19 이후 건강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시장의 성장세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유로모니터는 2028년 말레이시아의 비타민·건강기능식품 시장 가치가 16억 6천만 달러(한화 약 2조 2,65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한국산 건강기능식품은 그 효능을 인정받아 현지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 글에서는 말레이시아의 ‘건강기능식품’ 트렌드와 최근 두드러지는 ‘한국산 건강기능식품’ 현황을 살펴보고자 한다.
‘의료 공백’ 속 건강기능식품에 의존하는 말레이시아 노년층
말레이시아는 이미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지만, 노인 의료 인프라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말레이시아 통계청(DOSM)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말레이시아의 전체 인구 대비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은 약 8.1%로, 유엔의 고령화 사회 기준(65세 인구 비율 7% 이상)을 넘어섰으며, 2040년에는 14.5%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2024년 3월 기준 말레이시아 전역의 노인의학 전문의 수는 60명에 불과하며, 이조차 대부분 도시에 집중돼 지방 거주 노년층의 의료 접근성이 낮은 상황이다. 여기에 민간 의료보험 대부분이 70세 전후까지만 신규 가입이 가능해 의료 보장 사각지대에 놓인 노인들이 많다.
이러한 의료 공백 속에서 치료보다 예방에 초점을 둔 건강기능식품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프리말레이시아투데이(Free Malaysia Today)》의 2023년 보도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60세 이상 고령자의 70%가 건강기능식품을 복용하고 있으며, 이 중 3분의 1은 매일 종합비타민을 섭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높아진 건강식 관심, 건강기능식품 소비로 이어져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관심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SNS상에서 건강 관련 콘텐츠가 인기를 끌면서 젊은 소비자들의 참여도 높아지고 있다. 예를 들어, 과거 중장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제비집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디저트 카페 등이 주목받으며 건강식에 대한 인식과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다.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제비집 요리를 판매하는 카페 (출처: KL 푸디 페이스북 계정)
이처럼 건강식에 대한 수요 증가는 코로나19 이후 높아진 건강 인식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2023년 건강기능식품 회사 허벌라이프(Herbalife)가 아시아태평양 지역 11개국의 18~78세 소비자 5,5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응답자의 79%가 코로나19 이후 건강에 더 신경을 쓰고 있으며, 61%는 앞으로 건강식 소비를 늘릴 계획이라고 답했다.
이러한 인식 변화는 건강기능식품 소비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비만과 성인병이 주요 건강 문제로 떠오르면서, 다이어트 보조제와 종합 비타민 등의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말레이시아 보건부의 『2023년 국민건강 및 이환 조사』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성인의 절반 이상(50.1%)이 과체중 또는 비만이며, 고콜레스테롤혈증(33.3%), 고혈압(29.2%), 당뇨병(15.6%) 등 비전염성 질환의 유병률도 높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많은 소비자들이 간편한 건강관리 방법으로 식이보충제나 건강기능식품을 선택하고 있다. 2022년 글로벌 시장조사기업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소비자 약 1만 명 중 55%가 건강 증진을 목적으로 식이보충제를 복용하고 있다. 2023년 허벌라이프 설문에서는 응답자의 56%가 건강을 위해 비타민이나 건강기능식품에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결국 건강기능식품은 의료 접근성 부족, 높아진 건강 관심, 비만과 성인병의 확산이라는 말레이시아 사회의 현실을 반영해 대중적인 건강관리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시장 성장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증가하는 가짜 건강기능식품
그러나 말레이시아에서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안정성과 유효성이 입증되지 않은 가짜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현지 매체 《말레이메일(Malay Mail)》은 “건강기능식품 시장 성장과 함께 소비자 안전을 위협하는 이른바 ‘짝퉁 건강기능식품’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제약품과 화장품 등록을 담당하는 말레이시아 국립의약품규제기관(NPRA)에 따르면, 2023년 등록된 건강기능식품 수는 총 613개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8년 등록 수(322개) 대비 거의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시장 확대 속도만큼이나 가짜 건강기능식품의 유통도 함께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2024년 기준 말레이시아 국립의약품규제기관 등록 제약 제품 수 (출처: 말레이시아 국립의약품규제기관)
말레이시아에서는 『1984 의약품 및 화장품 관리 규정(Control of Drugs and Cosmetics Regulations 1984)』에 따라 건강기능식품을 포함한 모든 의약품은 의약품 규제국(Drug Control Authority, DCA)에 사전 등록되어야 한다. 또한 2005년부터는 제품에 위조 방지 홀로그램 스티커 부착을 의무화해 정품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오프라인 유통 시장에서는 미등록·위조 건강기능식품이 여전히 판매되고 있다. 싱가포르 최대 영자 신문 《더 스트레이츠 타임스(The Straits Times)》는 2025년 3월 기준 최근 5년간 말레이시아에서 압수된 미등록 건강기능식품이 최소 6,000개에 달하며, 압수된 제품 규모는 1,600만 링깃(한화 약 51억 5,400만 원)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말레이시아 보건부에 따르면, 압수된 미등록 제품은 2023년 2,480만 링깃(한화 약 80억 원)에서 2024년 3,750만 링깃(한화 약 121억 원)으로 1년 새 51.2% 급증했다.
가짜 건강기능식품은 제조사 정보와 성분이 명확하지 않거나, 해외 유명 브랜드를 불법 복제하거나 상표를 무단 도용하는 방식으로 소비자에게 혼란을 초래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제품 등록 여부와 정품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K-건강기능식품 인기
이처럼 말레이시아에서 미등록 건강기능식품이 확산하면서, 소비자들은 신뢰할 수 있는 제품에 대한 요구를 점점 더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특히 검증된 품질과 안정성을 갖춘 한국산 건강기능식품은 한류와 맞물려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정관장은 말레이시아 소비자들 사이에서 가장 인지도가 높은 K-건강기능식품 브랜드 중 하나로, 드라마와 영화 등 한국 콘텐츠에 자주 노출되면서 신뢰성과 인지도를 동시에 확보했다. 예를 들어, 2024년 말레이시아 연예 전문 매체 《고케이팝(Gokpop)》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이름을 알린 배우 강태오가 정관장 모델로 발탁된 소식을 전하며 “K-드라마 팬들은 이미 정관장 제품을 잘 알고 있다”고 보도했다.
말레이시아 오프라인 유통 채널에서 판매하는 정관장 제품 (출처: 홍성아)
이러한 관심 속에서 2024년 6월 공식 진출한 정관장은 말레이시아 대형 유통 채널을 중심으로 빠르게 입지를 넓히고 있다. 대표적으로 드럭스토어 체인 가디언(Guardian)과 왓슨스(Watsons)의 전체 매장 80%에 입점했으며, 동남아시아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라자다(Lazada)에서도 “복용하기 쉽고 건강 향상에 도움이 된다”, “효과가 좋고 믿을 수 있다”는 등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K-뷰티와 함께 뜨는 한국 미용기능식품
건강 향상뿐만 아니라 미용 효과를 위한 건강기능식품 수요도 말레이시아에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보습, 미백, 노화 방지 등을 목적으로 미용기능식품을 섭취하며, 이 제품군은 말레이시아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분야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말레이메일》에 따르면, 2023년 전체 건강기능식품 판매 중 17.5%가 미용 관련 제품이었다.
2023년 효능·기능별 건강기능식품 판매 현황 (출처: 말레이메일)
이러한 흐름 속에서 K-뷰티 열풍이 더해지며, 한국산 미용기능식품도 현지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소비자들은 K-드라마 여주인공과 같은 맑고 투명한 피부를 위해 한국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발맞춰 현지 기업들도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화장품 브랜드 기쓰이(Kitsui)는 ‘기쓰이 코리안 화이트(Kitsui Korean White)’라는 미용기능식품을 출시해 K-뷰티 이미지를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국내 아모레퍼시픽과 보뚜(BOTO)의 콜라겐 제품도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현지 드럭스토어에서 판매하는 콜라겐 제품 (출처: 홍성아)
이처럼 고령화와 의료 공백이라는 말레이시아의 사회적 문제에 코로나19 이후 높아진 건강 인식, 그리고 한류와 K-뷰티 트렌드가 더해지며 한국산 건강기능식품은 새로운 시장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 특히 안정성과 효용성을 갖추고 브랜드 신뢰도가 높은 제품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한류로 형성된 친숙한 이미지를 활용하고, 엄격한 품질 관리와 인증 체계를 갖춘다면 K-건강기능식품은 말레이시아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 위 원고는 현지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원고로, (사)경북PRIDE기업 CEO협회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