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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자동차 산업 성장 배경과 시장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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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수출지원 해외 서포터즈 / 박혜린(남아프리카공화국)

 

 

2025년 현재,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자동차 산업은 글로벌 수요 회복과 내수 반등에 힘입어 점진적인 회복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2024년 한 해 동안 차량 생산은 60만 대를 소폭 밑돌며 전년 대비 감소했지만, 2025년 상반기 기준 내수 판매는 약 26만 대, 수출은 17만 대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다. 2024년을 지배했던 고금리, 에너지 위기, 유럽 경기 부진 등이 다소 완화되며 OEM의 생산 계획과 수출 일정도 정상화되고 있다. 특히 유럽 수요가 회복되고 반도체 공급 병목 현상이 해소되면서 도요타, 폭스바겐, BMW 등 주요 제조업체의 가동률도 안정화되는 추세다.

 

 

남아공 항구에서 선적을 기다리는 완성차 

(출처: NAAMSA)

 

2025년 산업 최대 화두는 '전동화 전환'이다. 유럽연합은 2035년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 법안을 확정했고, 주요 시장은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적용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남아공은 유럽에 연간 약 25만 대를 수출하는 주요 제조 거점으로, 전기차(EV) 생산체제로의 전환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남아공 정부는 2024년 말 전기차 산업화 백서를 발표했고, 산업부 주도로 EV 생산을 유도하는 정책 전환이 본격화되고 있다.

 

 

남아공 산업부 장관 EV 백서 발표

(출처: Independent Media)

 

전기차 산업화 백서에는 2035년까지 EV 생산 비중을 전체 생산의 40%까지 끌어올리고, 전국 120곳 이상에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며, 부품·배터리 밸류체인을 단계적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 담겨 있다. 이를 위해 2013년 시작된 산업 정책인 APDP(Automotive Production and Development Programme)의 2단계가 시행 중이다. APDP는 OEM이 일정 조건을 충족할 경우 수입관세 감면 및 생산보조금을 제공하는 제도로, 2단계에서는 연간 생산량, 현지 부품 조달 비율(60%), 흑인 고용 비중, R&D 투자 등 구체적인 지표에 따라 지원이 차등 제공된다. 특히 전기차 및 배터리 설비에 대해서는 최대 150%의 세액 공제 혜택이 부여된다. 다만 전기차 모듈과 배터리팩 등 일부 부품은 현지 생산 역량이 부족해 수입 의존도가 높으며, 이 분야에서 한국 기업의 공급 확대 여지가 크다.

 

한편, 전기차 전환의 주요 걸림돌로는 남아공의 고질적인 전력난이 지적된다. 2023년과 2024년에는 ‘로드셰딩(load-shedding)’이라 불리는 계획 정전이 연간 300일 가까이 반복됐고, 2025년 상반기에도 발전소 설비 노후화와 석탄 수급 불안정으로 정전 사태가 지속되고 있다. EV 생산과 충전 인프라 구축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필수지만, 현재까지 대규모 전력 증설 계획은 지연되고 있다. 남아공 국영전력공사 에스콤(Eskom)은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 계획을 발표했으나, 실질적인 공급 개선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향후 EV 수요 확대는 민간 태양광 발전, 배터리 저장장치, 마이크로그리드 등 대체 에너지 인프라의 병행 구축과 함께 추진되어야 현실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는 도요타, 폭스바겐, BMW, 포드, 메르세데스-벤츠, 이스즈 등 7개의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조립 및 생산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이스턴케이프주 케리헤가(Kariega, 구 우이텐하게)에 연간 15만 대 규모의 조립공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주력 모델인 폴로(Polo)를 중심으로 내수와 수출을 병행하는 생산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반도체 병목 해소와 유럽 수요 회복에 따라 가동률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케리헤가 공장에서 조립 중인 VW 폴로 모델

(출처: VolkswagenZA)

 

도요타는 2025년 하반기부터 전기 SUV 모델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며, 포드는 새로운 하이브리드 픽업 모델을 수출 전용으로 생산하고 있다. BMW는 로슬린 공장에서 5시리즈 전기차 모델의 양산을 추진 중이다. 이들 OEM은 남아공을 내수와 수출을 아우르는 복합 생산기지로 활용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부품 공급망도 전동화에 맞춰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일부 OEM은 전기차 관련 기술 역량 확보를 위해 기존 내연기관 부품업체와의 관계를 조정하고 있으며, 글로벌 공급망 구조조정에 따른 부품사 진입 기회도 확대될 전망이다.

 

한국 기업들의 진출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남아공에 독립 법인은 없지만, "Hyundai Automotive South Africa(HASA)"라는 합작 법인을 통해 조립공장과 판매망을 운영 중이다. 베노니(Benoni) 지역 조립공장에서는 H100(소형 상용차)과 중형 트럭 모델이 SKD 방식으로 생산되며, 그랜드 i10은 2024년 기준 승용차 판매 5위에 올랐다. 기아차와 합산한 시장점유율은 약 10% 수준이다. 현대차는 향후 전기 픽업 모델의 현지 조립 가능성도 검토 중이다.

 

 

HASA 베노니 공장에서 엔진 조립 중인 작업자

(출처: Engineering News)

 

한온시스템은 포트엘리자베스 지역에서 현지 OEM에 냉각 시스템과 히트펌프를 공급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폭스바겐의 EV 전용 라인에 시제품 공급을 시작했다. LG전자는 2024년부터 소형 전력변환장치(DC-DC 컨버터)를 수출하고 있으며, 전기버스 및 특장차 업체들과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만도는 현지 브레이크 시스템 OEM과 제휴해 전기차용 제동 모듈 및 섀시 부품 공급 기회를 타진 중이다. 이러한 기술 기반 부품 공급은 향후 남아공 EV 밸류체인 내에서 한국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

 

금호타이어는 2010년대 중반까지 유통 법인을 통해 남아공 시장에 진출했으나, 유통망 협력 실패와 가격 경쟁력 약화로 철수한 바 있다. 현재 타이어 시장은 중국 및 인도 브랜드와의 가격경쟁이 치열하며,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틈새 전략이 요구된다. 타이어 외에도 윤활유, 배터리, 전장품 등 차량 유지보수(MRO) 부문은 한국 기업이 중장기적으로 진출 가능한 분야다. 또한 자동차 전장 시스템,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스마트 계기판 등 고부가가치 부품 분야의 진입 가능성도 존재하며, ICT-자동차 융합 제품에 대한 수요 역시 점차 증가하고 있다.

 

 

도요타-오기하라 남아공 합작공장 착공식 

(출처: Mail & Guardian)

 

남아공 자동차 산업은 부품 현지화와 기술 투자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정부는 2035년까지 400개 이상의 신규 부품 공급업체를 육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했으며, 주요 조달 품목은 BMS, 배터리팩, 전기차 냉각장치, 커넥터, 차세대 계기판, 고전압 하네스 등이다. 이들 품목은 여전히 수입 의존도가 높고 기술 장벽도 존재해, 한국의 중소·중견기업이 기술력 기반으로 진입할 수 있는 틈새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특히 B2B 협업이나 CKD 공급 방식은 초기 투자 부담을 줄이면서도 현지 파트너십을 구축할 수 있는 유효한 진출 전략으로 평가된다. 최근에는 남아공 산업부 주관의 부품소싱 로드쇼가 한국 등에서 개최되며, 한국 기업의 참여 확대도 장려되고 있다.

 

다만 진출 시 유의해야 할 점도 많다. 남아공의 BEE 제도(Black Economic Empowerment, 흑인경제권한강화정책)는 기업의 조달 점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일정 비율의 흑인 지분 보유, 고용, 직업훈련 제공, CSR 활동 등 다양한 기준을 충족해야 가점이 부여된다. BEE 점수는 공공조달뿐 아니라 민간 대기업과의 거래에서도 중요한 평가 기준이므로, 한국 기업은 현지 파트너와의 합작 또는 유한책임회사(PTY) 형태의 법인 설립을 전략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외에도 전력 인프라 불안정, 환율 리스크, 복잡한 통관 절차 등은 진출 전 철저한 사전 검토가 필요한 요소다. 일부 지역에서는 물류 인프라 취약과 파업으로 인한 조업 중단 사례도 발생하고 있어, 대체 물류 경로 확보와 유연한 재고 운영 전략이 필요하다. 정전 시 자가발전 설비 확보나 생산 일정 조정이 불가피하며, 전력 의존도가 높은 장비를 사용하는 기업일수록 더욱 정교한 대응이 요구된다.

 

남아공은 아프리카 최대의 자동차 생산국이자, 부품 수입 수요가 지속적인 전략시장이다. 전기차 전환은 위험이자 기회이며, 정책 인센티브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 흐름 속에서 기술력과 적응력을 갖춘 기업에게는 실질적인 수출 기회가 열리고 있다. 남아공 정부의 인프라 및 제조 지원 확대 기조에 발맞춰, 한국 기업의 전략적 진출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 위 원고는 현지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원고로, (사)경북PRIDE기업 CEO협회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