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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요가의 날 그리고 인도 요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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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수출지원 해외 서포터즈 / 맹현철(인도)
매년 6월 21일은 ‘세계 요가의 날(World Day of Yoga)’이다. 매년 전 세계 여러 지역에서 세계 요가의 날을 기념하는 행사가 개최되며, 2025년 한국도 예외가 아니었다. 광화문광장, 해운대 해수욕장, 남이섬 등 전국 각지에서 세계 요가의 날 기념 행사를 열었고, 많게는 1천여 명이 참석했다.
요가의 역사는 기원전 1500년에서 1200년 사이에 기록된 인도의 고대 문헌인 『리그 베다』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수련을 위해 고난이도의 자세를 훈련하는 현대 요가가 세계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지 수십 년이 흘렀지만, 세계 요가의 날은 10여 년에 불과한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를 내세운 제 11회 세계 요가의 날 홍보 이미지 (출처: DD NEWS UP 유튜브)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2014년 인도 총리로 취임한 뒤, 같은 해 유엔총회에서 세계 요가의 날 제정을 제안했다. 인도 정부는 이를 위해 적극적인 외교 활동을 전개했고, 그 결과 2014년 유엔총회에서 별다른 반대 없이 해당 제안이 채택되었다. 이듬해인 2015년 6월 21일, 제1회 세계 요가의 날이 공식적으로 기념되었다.
날짜를 6월 21일로 정한 이유는 이날이 일 년 중 해가 가장 긴 ‘하지’이기 때문이다. 힌두교는 고대부터 태양을 신성하게 여겨왔으며, 이는 요가 철학과 수련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특히 태양은 생명의 근원, 에너지, 집중, 번영 등을 상징하며, 태양이 가장 강하게 빛나는 하지에는 이러한 상징성이 더욱 강조된다.
인도 정부의 적극적인 후원 속에 다양한 행사가 개최되었고, 그중 대표적인 예는 뉴델리 라즈파트에서 열린 대규모 요가 수련 행사였다. 이 행사에는 총 35,985명이 참석하였으며, 이는 단일 요가 행사로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참석자를 기록하여 기네스 기록에 등재되었다. 참석자들은 총 84개 국가의 국적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이 또한 단일 요가 행사 참가자 국적 수 기준으로 기네스 세계 기록 2위에 해당한다.
참고로 인도는 이와 같은 세계 기록을 중시하며, 이를 홍보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모디 총리는 이날 수립된 두 개의 세계 기록을 직접 언급하며 축하했다. 이후 세계 요가의 날은 인도를 비롯한 전 세계 여러 지역에서 다양한 행사로 기념되고 있으며,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각별한 관심 아래 더욱 성대하게 치뤄지고 있다.
![]() 뉴델리에서 열린 제1회 세계 요가의 날 행사 참석자 (출처: time.com)
인도 정부 차원의 요가의 국제화와 확산은 세계 요가의 날 제정에 그치지 않았다. 나렌드라 모디 정부는 ‘아유쉬부(Ministry of AYUSH)’를 설립하고, 요가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성공적으로 등재했다. ‘아유쉬(AYUSH)’는 인도의 전통 건강 요법 및 의학인 아유르베다(Ayurveda), 요가와 자연요법(Yoga & Naturopathy), 유나니(Unani), 싯다(Siddha), 동종요법(Homeopathy)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명칭이다.
인도 정부는 1995년에 보건가족복지부(Ministry of Health and Family Welfare) 산하에 ‘인도 의학 체계 및 동종요법처(Department of Indian Systems of Medicine & Homeopathy)’를 설립하였으며, 이는 2003년에 ‘아유쉬처(Department of AYUSH)’로 개칭되었다. 나렌드라 모디 정부는 집권 첫 해인 2014년에 이를 ‘아유쉬부(Ministry of AYUSH)’로 승격시키며 요가를 포함한 인도 전통 건강 요법 및 의학에 대한 정책적 관심을 드러냈다. 현재 세계 요가의 날의 주요 행사는 아유쉬부가 주관하고 있다.
인도 정부의 요가 세계화와 확산 노력은 2016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라는 결실을 맺기도 했다.
요가의 세계화와 확산은 인도에서 경제적 파급효과를 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엑스퍼트 마켓 리서치(Expert Market Research, EMR)에 따르면, 인도의 요가 산업 규모는 2024년 약 63.7억 달러에 달하며, 향후 연평균 12.4%의 성장이 기대된다. EMR은 요가 시장을 오프라인 강의, 온라인 강의, 요가 자격 인증 프로그램, 기타로 구분하고 있다. 이 중 오프라인 강의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온라인 강의가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기타 항목에는 일상에서 벗어나 수련과 휴식을 동시에 추구하는 ‘요가 리트릿(yoga retreat)’, 기업 맞춤형 요가 강좌, 요가 워크숍 및 관련 이벤트가 포함된다.
인도에는 오랜 전통을 가진 요가 수련원이 지금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전통 요가를 수련하는 공간은 보통 ‘아쉬람’이라 부르는데, 원래 아쉬람은 힌두교의 성자나 수행자가 거주하는 은둔처 또는 그 공동체를 의미한다. 힌두교에서는 종교적 수행이나 교육을 위한 장소로 세속에서 멀리 떨어진 공간을 아쉬람이라 하며, 종교 지도자인 구루가 거처하는 곳이기도 하다.
아쉬람에서는 여러 사람이 함께 수행하며, 전통 수행의 일환으로 요가를 수련한다. 힌두교 전통의 요가와 현대의 자세 중심 요가 사이에는 차이가 존재하지만, 오늘날에도 세속에서 벗어난 공간에서 여러 사람이 모여 요가를 수련하는 장소를 여전히 아쉬람이라 부른다. 이러한 힌두교 수행 전통은 현대에도 계승되어 오프라인 요가 강의 산업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
1918년에 설립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요가 아카데미인 뭄바이의 ‘더 요가 인스티튜트(The Yoga Institute)’, 비하르주에 위치한 ‘비하르 요가 학교(Bihar School of Yoga)’, 케랄라·마두라이·우타라카시에 위치한 ‘시바난다 아쉬람(Sivananda Ashram)’ 등이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인도를 대표하는 요가 수련원이다.
도시화와 일상생활 속 요가 수요 증가에 따라, 인도 전역의 도시들에서는 도시형 요가 스튜디오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 도시형 요가 스튜디오는 특히 젊은 여성 고객층을 중심으로 높은 수요를 보이고 있다.
100년 넘는 세계에서 가장 긴 역사를 가진 더 요가 인스티튜트 (출처: 더 요가 인스티튜트 홈페이지)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온라인 서비스 소비 역시 인도에서 큰 인기를 끌게 되었다. 그 결과, 온라인을 통한 요가 강습 비즈니스가 인도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디지털 서비스는 그 특성상 국경을 넘기 쉬우며, 인도에서 시작한 여러 온라인 강좌가 인도뿐 아니라 다양한 국가에서도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적인 온라인 요가 서비스 제공업체로는 사르바(SARVA), 컬트핏(Cult.fit), 마이 요가 티처(MyYogaTeacher), 요가 위드 사드구루(Yoga with Sadhguru) 등을 들 수 있다. 사르바는 온라인으로 개인 맞춤형 강좌, 체중 감량, 스트레스 관리 등 목적에 따른 요가 수업과 함께, 다양하고 독특한 25개 종류의 요가 강좌를 제공하고 있으며, 오프라인 수련원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사르바의 설립자는 ‘모던 요기(Modern Yogi)’라는 별명을 가진 요가 수련자이자 사업가인 사르베쉬 사쉬(Sarvesh Shashi)이다. 그는 1992년생으로, 23세의 나이에 ‘조르바(Zorba)’라는 이름의 요가 학원을 설립하였고, 이 성공을 바탕으로 피트니스 체인을 창업했다. 2018년에는 현재 브랜드명인 ‘사르바’를 사용하기 시작하였으며, 당시 80개의 요가 스튜디오를 운영했다.
2019년에는 제니퍼 로페즈, 알렉스 로드리게스, 빌 로에디, 말라이카 아로라 등 여러 유명 인사와 줌바 피트니스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이 같은 성공에 힘입어, 그는 포브스가 선정한 ‘40세 미만 가장 영향력 있는 인도 청년’, 블룸버그가 선정한 ‘건강 및 웰니스 분야 최연소 CEO’로 선정되었다. 야망과 사업 수완을 갖춘 한 청년이 지역의 작은 요가 스튜디오를 세계적인 건강 및 웰니스 기업으로 성장시키기까지 약 10년이 걸린 것이다.
그의 성공은 요가의 세계적인 인기와 글로벌 확산이라는 흐름 속에서 가능하였다고 할 수 있다.
동네 요가 학원을 세계적인 웰니스 기업으로 키운 사업가 사르베쉬 사쉬 (출처: SARVA)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온·오프라인 요가 강좌뿐만 아니라, 요가 강사 및 전문가를 대상으로 하는 자격 인증 프로그램 또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인도 아유쉬부는 요가 전문가 인증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인도 공공 분야의 인증 기관인 인도 품질 위원회(Quality Council of India, QCI)가 요가 관련 인증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QCI는 요가 교육의 표준을 마련하고, 요가 강사와 교육 기관을 대상으로 인증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요가의 발원지인 인도 공공기관에서 발급한 인증은 전 세계적으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으며, 전 세계의 요가 강사와 교습소는 이를 경쟁우위로 활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인도 공공 분야의 요가 인증은 경제적 가치를 지닌 비즈니스로 더욱 성장할 수 있다.
인도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요가의 홍보와 세계화는 문화, 경제, 공공외교 등 다양한 영역에서 큰 성과를 거두었으나, 이에 따른 부작용과 비판도 존재한다.
첫째, 몸동작을 중심으로 하는 체위 요가(postural yoga)의 확산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힌두교 전통에서 요가는 내면 수양을 중심으로 하며, 다양한 체위는 이러한 내면 수양을 보조하는 역할을 해왔다. 전통적인 요가 수행에서 신체 단련은 보조적이거나,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경우에도 내면과 육체가 균형을 이루는 수행의 일환이었다. 그러나 현대 요가는 체위 중심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으며, 요가 수행의 본질적 풍성함과 균형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둘째, 요가의 정치화 문제를 지적할 수 있다. 인도에서 요가는 국가 정체성 확립의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힌두 민족주의 문화관과 결합하여 ‘하나의 인도’를 강조하고 있다. 이는 인도 전통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인 종교 및 문화적 다원주의를 훼손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하나의 인도’는 타자와 다양성을 배척하며 힌두 국가 건설을 추구하는 극우 정치 이데올로기로 기능하고 있으며, 이는 무슬림 등 소수 집단에 대한 폭력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셋째, 요가가 인도 문화를 과도하게 대표하게 되면서 인도 문화의 다양한 측면, 특히 비힌두교 문화가 제대로 조명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현대요가를 대표하는 체위(postural)요가 (출처: Coastal Breeze News)
앞서 언급한 세 가지 비판과는 결이 다른, 경제적 측면에서의 비판도 존재한다. 요가는 인도에서 시작하였으나, 세계적인 요가 용품 브랜드 중 인도 브랜드는 찾아보기 어렵다. 요가 패션 분야에서 가장 성공한 브랜드로는 룰루레몬(Lululemon)과 알로 요가(Alo Yoga)를 들 수 있으며,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인 나이키(Nike)와 아디다스(Adidas) 또한 요가 패션을 성공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요가가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이에 따라 만두카(Mandukha), 비욘드 요가(Beyond Yoga), 아틀레타(Athleta) 등 다양한 브랜드가 요가 패션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이들 중 인도 브랜드는 전무하다. 요가의 발상지는 인도이지만, 요가 패션 분야에서는 오히려 ‘인도’라는 부정적인 원산지 효과(country of origin)가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룰루레몬이 인도의 대표 기업인 타타(Tata)를 통해 내년 인도 시장에 진출한다는 소식은 더욱 안타깝게 느껴진다. 요가의 본고장인 인도에서조차 요가 산업의 고부가가치 영역을 해외 브랜드에 내어주고 있는 현실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또한 리시케시(Rishikesh), 케랄라(Kerala), 고아(Goa), 마이소르(Mysore) 등 인도 내 여러 지역이 요가 관광지로 외국인을 유치하고 있으나, 인도네시아의 발리(Bali)만큼의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 자연환경, 접근성, 프로그램의 수준과 다양성, 노마드 문화 등의 요인으로 인해 발리는 세계적인 요가 관광지로 자리매김한 반면, 인도는 자국에서 기원한 세계적 인류문화유산인 요가를 활용한 경제적 기회를 충분히 누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 위 원고는 현지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원고로, (사)경북PRIDE기업 CEO협회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