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verity: Notice
Message: Undefined index: HTTP_ACCEPT_LANGUAGE
Filename: libraries/user_agent_parser.php
Line Number: 226
Severity: Notice
Message: Undefined index: HTTP_ACCEPT_LANGUAGE
Filename: libraries/user_agent_parser.php
Line Number: 226
현대자동차가 인도에서 전기 오토 릭샤를 개발하는 이유는? | |||
---|---|---|---|
경북 수출지원 해외 서포터즈 / 맹현철(인도)
현대자동차는 2025년 1월, 인도에서 열린 ‘바라트 모빌리티 글로벌 엑스포’에서 3륜 전기차 콘셉트 모델을 공개했다.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3륜차지만, 인도에서는 서민들의 일상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대표적인 교통수단이다. 현재도 거리에서는 낡은 3륜 소형 트럭을 쉽게 볼 수 있으며, 인도 서민 교통의 핵심인 오토 릭샤는 일상 속에서 자주 마주치게 된다. 인도 뉴스나 영화에도 자주 등장하는 오토 릭샤는, 버스나 지하철이 수요에 비해 크게 부족한 도시 환경에서 ‘서민의 택시’ 역할을 하고 있다. 대도시는 물론, 중소도시와 농촌 지역에서도 오토 릭샤는 가장 요긴한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벵갈루루의 오토 릭샤 (출처: 맹현철)
그렇다면 현대자동차는 왜 인도에서 전기 오토 릭샤를 출시하려는 걸까? "인도에서 오토 릭샤가 잘 팔리기 때문"이라고 답할 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왜 지금까지 내연기관 오토 릭샤를 출시하지 않았던 현대자동차가, 올해 들어 전기 오토 릭샤 개발 계획을 발표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보면, 인도의 전기차 산업을 구성하는 개발업체, 소비자, 관련 정책과 보조금 제도 등을 들여다볼 수 있고, 이를 통해 인도의 모빌리티 현황을 더 깊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현대자동차가 공개한 전기 오토 릭샤 컨셉 (출처: 현대차제공/IT 조선 발췌)
2024년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약 1,750만 대로 추정되며, 2020년부터 연평균 43%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전기차 판매량 1위 국가는 중국으로, 중국에서 판매된 전기차는 전 세계 전체의 약 3분의 2를 차지한다. 유럽연합(EU)은 세계 전기차 판매의 약 13%, 미국은 약 9%를 점유하고 있다. 인도에서도 전기차 판매가 연평균 97%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지만, 2024년 판매량은 약 9만 대 수준에 그치고 있다. 전기차 보급이 앞선 중국의 경우, 전체 차량 판매량 중 전기차 비중이 48%에 달하며, EU는 21%, 미국은 10%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인도는 2% 수준에 머물고 있다. ‘개발도상국이나 신흥시장(emerging market)에서는 원래 전기차가 잘 팔리지 않는다’는 주장은 일견 타당해 보이지만, 태국(13%), 인도네시아(7%), 튀르키예(20%)의 전기차 점유율과 비교하면 인도의 수치는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그렇다면 인도의 전기차 보급률이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연구에 따르면, 전기차 확산에는 가격을 포함한 총 소유비용(total ownership cost), 에너지 가격, 충전 인프라, 보조금 및 세금 감면 등 정부 정책, 친환경 차량에 대한 사회적 인식, 구매자의 개인적 특성 등이 영향을 미친다. 인도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특히 전기차 가격, 충전 인프라, 정부 정책이 핵심 요인으로 지목된다. 전기차 가격이 여전히 소비자의 구매력에 비해 높고, 충전 인프라가 부족해 장거리 운행은 물론 지역 내 이동에도 제약이 따른다. 또한, 인도 정부의 지원 정책은 전기차 수요를 뒷받침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전기차 확산 성공 요인으로 저렴한 차량 가격,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그리고 잘 구축된 충전 인프라를 꼽는다. 지나치게 치열한 가격 경쟁으로 인해 중국 전기차 산업 생태계가 건전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지만, 이러한 경쟁이 가격 인하와 판매 확대를 이끌어낸 것은 사실이다.
신흥국 중에서는 태국의 전기차 보급률이 비교적 높은 편인데, 이는 태국 시장에서 중국산 저가 전기차가 활발히 판매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는 2024년 전기차 판매량이 전년 대비 약 3배 증가했으며, 주요 요인은 전기차에 대한 부가가치세(VAT) 인하로 인한 소비자 가격 하락이다. 인도의 전기차 시장은 아직 규모가 작지만, 시장 점유율 1위와 2위는 각각 타타(Tata)와 마힌드라(Mahindra)로, 모두 인도 기업이다. 다만 이들의 전기차는 아직 생산 규모가 작아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동급 내연기관 차량보다 가격이 높은 상황이다.
인도 정부는 자국 브랜드를 보호하고 외국인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전기차에 높은 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특히 중국산 전기차는 관세와 물류비를 포함하면 인도 현지 가격이 중국 내 가격의 두 배 이상에 이른다. 결과적으로 내연기관 차량에 비해 높은 가격은 인도 전기차 보급의 가장 큰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마힌드라가 출시한 고급 전기차 XEV 9e (출처: The Hindu)
전기차 충전 인프라 부족은 인도에서 전기차 보급을 가로막는 두 번째 주요 장애물이다. 관련 연구에 따르면, 전기차 초기 확산 단계에서는 가정용 충전기 보급이 매우 중요한데, 이는 단독주택이 많거나 주거지에 충분한 주차 공간이 있는 환경에서 전기차 정착이 더 잘 이루어진다는 뜻이다. 독일, 노르웨이, 네덜란드, 미국 등이 이에 해당하는 대표 사례다.
중국의 경우, 정부가 직접 이 문제를 해결했다. 도시 지역에 고속 공공 충전소를 대규모로 설치하고, 도시 전력망 용량을 확충하는 한편, 충전소 설치를 위한 토지도 확보했다. 국토 대부분을 보유한 중국 정부는 토지 보상금을 통해 이러한 절차를 신속히 처리할 수 있었다.
반면 인도는 도심 내 단독주택 비율이 낮고, 주차 공간도 부족해 가정용 충전기 보급에 어려움이 있다. 여기에 토지 수용과 도시 전력 인프라 확충도 쉽지 않아, 공공 충전 인프라 구축조차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인도 전기차 충전소를 홍보하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 하지만 여전히 부족하다. (출처: 1C EV Charging)
높은 전기차 가격과 부족한 충전 인프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국 정부는 생산·구매 보조금 지급, 세금 인하, 인프라 투자 등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인도도 예외는 아니며, 중앙정부와 주정부 모두 전기차 보급을 위한 여러 정책을 시행 중이다.
다만 인도 전기차 정책의 주요 대상은 4륜 승용차가 아니라 오토바이와 3륜차다. 2023년 발표된 인도 중앙정부의 전기차 정책 ‘PM E-DRIVE’는 전기 오토바이, 전기 3륜차, 전기 버스, 전기 트럭을 지원 대상으로 삼고 있으며, 충전 인프라 구축도 주요 내용에 포함돼 있다. 고속도로 및 대도시 충전소 설치는 4륜차 보급과 관련이 있지만, 대부분의 정책은 오토바이와 3륜차를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다. 델리, 카르나타카, 텔랑가나, 타밀나두 등 주요 주정부도 전기차 산업 육성과 전기 모빌리티 전환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들 역시 중앙정부와 유사한 방향을 따르고 있다.
그렇다면 왜 인도 정부는 4륜차보다 이륜·삼륜차에 집중할까?
첫째, 제한된 예산 속에서 실현 가능한 정책을 선택한 실용적 접근이다. 둘째, 탄소 감축보다는 대기오염 저감이라는 현실적인 친환경 효과를 추구한다. 인도는 여전히 전력의 70% 이상을 석탄에 의존하고 있어, 내연기관 차량을 전기차로 전환해도 온실가스 감축 효과는 제한적이다. 하지만 전기차 보급은 도심 내 배출가스 저감에는 효과적이다. 특히 델리를 포함한 대도시는 세계 최악 수준의 대기오염에 시달리고 있으며, 농작물 소각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지만, 오토바이와 3륜차의 배기가스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셋째, 시장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중국의 경우, 전기 오토바이 시장 점유율이 2020년 50%를 넘은 뒤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인도는 여전히 성장 중이다. 2024년 인도 전기 오토바이 판매량은 130만 대로 전체의 6%를 차지하며, 향후 비중과 판매량 모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3륜차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축소되는 추세지만, 전기 3륜차는 오히려 성장하고 있다. 2024년 기준, 글로벌 3륜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5% 감소했으나, 전기 3륜차 판매는 10% 증가했다. 특히 인도는 중국과 함께 전 세계 전기 3륜차 시장의 90%를 차지하고 있으며, 중국이 최근 3년간 15% 이상 점유율을 잃은 반면 인도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현재 인도 3륜차 시장의 전기화 비율은 57%에 달하며, 오토바이, 승용차, 상용차를 모두 포함해 가장 성공적으로 전기화가 진행되고 있는 분야다.
인도 대양 무역로. 인도는 지리적으로 대양 무역의 중심에 위치. 앞으로 인도를 중심으로 교역이 많이 이뤄질 것인가? (출처: Ulowetz, 2015)
이상으로 인도 전기차 산업의 한계와 그 배경, 그리고 빠르게 성장하는 전기 3륜차 시장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았다. 인도 전기 3륜차 시장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앞으로도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 시장의 위축으로 인해 인도가 전기 3륜차 분야에서 세계 최강국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향후 수출 경쟁력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현대자동차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성장 중인 인도 전기 3륜차 시장을 전략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더 나아가 인도를 생산 및 수출 거점으로 삼아 아프리카, 중동, 동남아시아 등 신흥시장으로의 확장을 염두에 두고 전기 오토 릭샤를 출시한 것이다.
※ 위 원고는 현지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원고로, (사)경북PRIDE기업 CEO협회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