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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에 늘어나는 한국 돼지고기 전문 프랜차이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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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수출지원 해외 서포터즈 / 홍성아(말레이시아)
말레이시아는 아시아 주요국 가운데 인도와 인도네시아를 제외하면, 1인당 돼지고기 소비량이 가장 낮은 국가 중 하나에 해당한다. 국제 통계 사이트인 월드파퓰레이션리뷰(World Population Review, WPR)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말레이시아의 1인당 돼지고기 소비량은 7.29kg으로, 조사 대상 167개국 중 99위를 기록하였다. 같은 해 대한민국의 소비량은 41.4kg으로 13위를 차지하였다. 또한 영국 농업원예개발위원회(Agriculture and Horticulture Development Board, AHDB)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의 1인당 돼지고기 소비량은 약 6kg 수준으로, 필리핀(약 15kg), 태국(10kg) 등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비교해도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아시아 주요국 1인당 돼지고기 소비 현황 및 전망 (출처: 영국 농업원예개발위원회)
그러나 말레이시아는 같은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에 비해 돼지고기 소비량이 5~7배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말레이시아 인구의 약 23%를 차지하는 중국계 말레이시아인들이 돼지고기를 주요 식재료로 소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말레이시아 전체 인구의 약 63.5%는 무슬림으로, 종교적 이유로 돼지고기를 전혀 소비하지 않지만, 중국계 인구를 중심으로 돼지고기 소비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다만 중국계 인구가 돼지고기를 소비한다고 하더라도, 전체 인구 3,400만 명 중 중국계는 약 761만 명(22.4%)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레이시아에서 한국산 돼지고기를 사용하는 프랜차이즈 외식업체가 점차 늘어나는 이유는 외식 문화가 활발하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말레이시아는 아시아 국가들 가운데에서도 외식 비중이 높은 국가 중 하나로 평가된다. 글로벌 여론조사기관인 라쿠텐 인사이트(Rakuten Insight)가 2022년 한국, 말레이시아, 중국 등 13개국의 소비자 13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응답자의 43%가 ‘일주일에 여러 번 외식한다’고 답하였으며, 이는 홍콩(52%), 중국(49%), 싱가포르(48%)에 이어 네 번째로 높은 수치이다.
2022년 라쿠텐 인사이트의 외식 관련 설문조사 (출처: 라쿠텐 인사이트)
특히 이 중에서도 중국계 인구의 외식 비율이 가장 높은 편에 속한다. 말레이시아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가계지출조사(Household Expenditure Survey Report)』에 따르면, 중국계 인구의 외식 지출 비율은 월소득 대비 13.2%로, 말레이계(12.9%)나 인도계(12.4%)보다 높게 나타났다. 또한 말레이시아 경제부의 『2022년 가계소득조사(Household Income Survey Report 2022)』에 따르면, 중국계 가정의 중위소득은 8,167링깃(한화 약 268만 원)으로 말레이계와 인도계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중국계 말레이시아인의 중위소득이 상대적으로 높은 만큼, 인구 비중은 적더라도 이들을 주요 타깃으로 하는 외식업체들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한국산 돼지고기를 사용하는 프랜차이즈 외식업체가 말레이시아에서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소비층의 영향으로 해석할 수 있다.
말레이시아에서 큰 인기를 끄는 한국식 바비큐
이처럼 돼지고기를 주로 소비하는 중국계 인구가 말레이시아 외식 시장에서 두드러진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에, 외식업계는 이들을 주요 타깃층으로 삼아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한국식 바비큐다. 말레이시아에는 폭라이스(Pork Rice), 바쿠테(Bak Kut Teh), 차슈(Char Siu) 등 돼지고기를 활용한 다양한 요리가 존재하지만, 한국처럼 소비자가 직접 고기를 구워 먹는 문화는 일반적이지 않다.
그러나 최근 말레이시아에서 한류 열풍이 거세지면서,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삼겹살을 비롯한 한국식 식문화를 경험하려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중국계 말레이시아인이 소비하는 돼지고기를 활용한 음식 (출처: 홍성아)
말레이시아에 진출한 대표적인 한국 삼겹살 프랜차이즈로는 ‘팔색삼겹살’, ‘명륜진사갈비’, ‘마포갈매기’, ‘하남돼지집’ 등이 있다. 이 중 가장 먼저 진출한 브랜드는 팔색삼겹살로, 2014년 4월 한인타운이 조성된 몽키아라(Mont Kiara)에 첫 매장을 열었다. 팔색삼겹살은 2025년 기준 쿠알라룸푸르, 페낭, 조호, 믈라카 지역에 총 10개 매장을 운영하며, 말레이시아 내에서 가장 많은 지점을 보유한 한국 삼겹살 프랜차이즈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25년 기준, 말레이시아에 진출한 주요 삼겹살 프랜차이즈 현황은 다음과 같다.
말레이시아 진출 주요 삼겹살 프랜차이즈 현황 (단위: 개) (출처: 말레이메일(Malay Mail) 등 현지 언론)
한국 돼지고기 프랜차이즈 업체의 마케팅
말레이시아에 진출한 한국 돼지고기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공통적으로 중국계 인구와 외국인 거주 비율이 높은 도심 지역을 중심으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한국과 유사한 운영 방식과 서비스를 현지에 도입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하남돼지집은 한국 매장과 동일한 인테리어 디자인을 적용하고, 직원이 손님 앞에서 직접 돼지고기를 구워주는 서비스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팔색삼겹살 역시 한국 매장에서 제공하는 8가지 맛의 삼겹살을 그대로 제공하며, 김치, 콩나물 등 다양한 한식 밑반찬 구성도 한국과 유사하게 운영하고 있다. 명륜진사갈비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삼겹살과 양념갈비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무한리필’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과 동일한 인테리어와 서비스를 도입한 하남돼지집 (출처: 홍성아)
그러나 단순히 한국과 동일한 매장을 현지에 재현하기보다는, 한국의 특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현지 마케팅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러한 전략은 2010년대 이전에 말레이시아에 진출한 한국 바비큐 전문점들과 차별화된다. 예를 들어, 2000년대 초반 <가을동화>, <겨울연가> 등 한국 드라마를 계기로 한류가 처음 확산되던 시기에는, 한옥풍 인테리어나 전통적 요소를 강조한 매장이 주를 이루었다. 반면 최근에는 보다 현대적이고 감성적인 한국의 일상 문화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새마을 BBQ 클랑 랜드마크점 등 일부 매장에서는 한국 영화 포스터, 도로 표지판, 간판 등을 활용해 한국 드라마나 영화 속 거리를 재현한 공간을 조성하고 있다. 이와 같은 인테리어와 분위기는 단순히 음식을 소비하는 것을 넘어, 소비자에게 ‘한국 문화’를 체험하는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공간 구성 전략의 배경에는 한류 콘텐츠에 대한 현지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이 자리하고 있다. 예를 들어, 2024년 발표된 논문 「한국 음식 소비에서 한류의 영향: 모방 의도의 역할(The Impact of Hallyu on Korean Food Consumption: The Role of Imitation Intention)」에서는 말레이시아 소비자 56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55.2%가 ‘한류 때문에 한식을 소비한다’고 답한 바 있다.
결국 말레이시아 내 한국 돼지고기 프랜차이즈는 음식의 맛과 서비스뿐 아니라, 한국 드라마 속 거리나 영화 포스터 등 한류 콘텐츠를 연계한 마케팅을 통해 현지 소비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고 있다. 특히 이러한 공간 연출은 중국계 소비자층의 외식 수요를 만족시키는 동시에, 한국 돼지고기 프랜차이즈의 시장 확대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전통적 한국 이미지가 부각된 한국 바비큐 전문점과 현대식 한국 길거리를 재현한 새마을 BBQ (출처: (좌)홍성아 촬영, (우)새마을 BBQ 클랑 랜드마크점 페이스북 계정, @saemaeullandmark)
돼지고기 프랜차이즈 확산과 한돈 수출의 연결고리
말레이시아 내 한국 돼지고기 프랜차이즈의 확산은 단순히 외식 산업에 국한되지 않고, 한국산 돼지고기(한돈)의 수출 확대와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한국은 2019년 9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 이후 말레이시아로의 돼지고기 가공품 수출을 중단하였으나, 약 3년 만인 2022년 11월부터 다시 수출을 재개하였다.
말레이시아 통계청(DOSM)이 발간한 『2019–2023 주요 농산물 공급 현황(Akaun Pembekalan dan Penggunaan Komoditi Pertanian Terpilih 2019–2023)』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축산업은 양계 및 양돈 산업을 중심으로 성장해 왔으며, 2023년 기준 돼지고기 생산량은 약 14만 7,419톤으로 닭고기(약 156만 4,606톤)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그러나 2021년 말레이시아에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하면서 양돈 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고, 이에 따라 사육두수 역시 감소하였다. 시장조사업체 리포트링커(ReportLinker)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말레이시아의 돼지 사육 마릿수는 약 48만 3,000마리였으며, 이후 매년 0.1%씩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올해 3월, 모하마드 사부 말레이시아 농업식품산업부 장관은 돼지고기 가격 안정을 위한 수단으로 돼지고기 수입 확대 가능성을 언급하였다. 이러한 정책적 기조는 향후 한국산 돼지고기, 특히 품질이 우수한 냉장 삼겹살의 수출 확대에 유리한 여건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말레이시아 내 일부 프랜차이즈 외식업체에서는 이미 스페인산 이베리코 돼지 등 프리미엄 냉장 삼겹살을 사용하는 사례가 등장하고 있으며, 말레이시아 정부 또한 돼지고기 수입에 대해 점차 개방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단순한 외식 수요 확대를 넘어, 외식 프랜차이즈 산업과 돼지고기 수출 산업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 위 원고는 현지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원고로, (사)경북PRIDE기업 CEO협회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