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PHP Error was encountered

Severity: Notice

Message: Undefined index: HTTP_ACCEPT_LANGUAGE

Filename: libraries/user_agent_parser.php

Line Number: 226

A PHP Error was encountered

Severity: Notice

Message: Undefined index: HTTP_ACCEPT_LANGUAGE

Filename: libraries/user_agent_parser.php

Line Number: 226

알림마당 > 뉴스레터 - 초강력 긴축 1년, 아르헨티나 경제 어떻게 변했나

알림마당 행복 경제의 새바람
경북 프라이드 기업

초강력 긴축 1년, 아르헨티나 경제 어떻게 변했나

5.jpg

경북 수출지원 해외 서포터즈 / 손영식(아르헨티나)

 

 

1년 만에 1/10로 확 낮아진 인플레이션

 

2023년 대통령 선거 유세에서 전기톱 퍼포먼스로 세계적 주목을 받은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취임 후 임기의 1/3을 지났다. 아르헨티나는 4년 중임제를 채택하고 있으며, 밀레이 대통령은 2023년 12월 10일 공식 취임했다. 마치 전기톱을 휘두르듯 재정지출을 과감히 잘라낸 밀레이 대통령은 긴축 정책을 통해 아르헨티나 경제의 병(病)을 치유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지금, 밀레이 대통령은 어떤 성과를 내고 있을까.

 

밀레이 대통령은 나름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아르헨티나 경제의 아킬레스건이었던 인플레이션의 기세가 꺾이기 시작한 것이다. 적어도 통계에 나타난 소비자물가 추이만 보면, 밀레이 대통령은 승기를 잡은 것 같다.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는 밀레이 대통령. 

(출처: 현지 언론매체 클라린)

 

우리의 통계청 격인 국립통계센서스연구소(INDEC)에 따르면, 2024년 인플레이션은 117.8%로 집계되었다. 물가가 안정된 국가에 거주하는 소비자라면 현기증을 느낄 만한 아찔한 수치지만 아르헨티나 국민은 박수를 보낼 만했다. 비록 여전히 세 자릿수지만, 2023년 211.4%에 비하면 거의 반 토막 난 수치다. 

 

월간 물가상승률로 보면 인플레이션은 1/10로 쪼그라들었다. 2023년 12월 전월 대비 25.5%였던 인플레이션은 지난해 12월 2.7%로 뚝 떨어졌다. 지난해 10월부터 2%대로 내려간 인플레이션이 마지막 저항을 하고 있는 듯 안정세를 보였다. 다만 정부의 기대와 달리 1%대로 더 내려가지 않고 있는 건 아쉬운 대목이다. 해가 바뀌어 2025년이 된 후에도 물가는 비교적 안정세를 이어가며, 1월 2.2%, 2월 2.4% 등으로 2%대를 유지하고 있다. 밀레이 대통령의 집권 1년 최대 치적은 인플레이션을 잡은 것이라는 평가라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3월 공식 인플레이션 통계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경제 전문가들의 전망치는 약 2.7%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2025년 아르헨티나의 연간 인플레이션은 25~26% 안팎이 될 가능성이 높다. 중앙은행이 금융기관과 경제연구소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시장 전망조사에 따르면, 평균 예상치는 25.9%였다. 경제부 관계자는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하이퍼인플레이션을 걱정하던 아르헨티나에서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상품 수요가 늘기 시작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아르헨티나의 전월 대비 소비자물가상승률 그래프. 

(출처: 국립통계센서스연구소)

 

강력한 긴축에 뒷걸음친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 

 

지난해 아르헨티나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국립통계센서스연구소(INDEC)가 지난달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아르헨티나의 경제성장률은 -1.7%를 기록했다. 2023년 -1.6%에 이어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다. 그나마 국제통화기금(IMF, -2.8%), 세계은행(-3.5%), 유엔 중남미ㆍ카리브경제위원회(CEPAL, -3.1%) 등 국제기구의 전망치보다 낙폭이 적었던 게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고 하겠다.

 

INDEC의 국내총생산(GDP)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민간 소비는 -4.2%, 정부 지출은 -3.2% 줄었고, 투자는 무려 -17.4%나 곤두박질쳤다. 특히 건설업, 제조업, 상업 등 주요 산업이 고전을 면치 못했다.

GDP 구성 항목 가운데 유일하게 성장한 부문은 순수출(23.2%)이었다. 가뭄에서 벗어난 농업이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켠 덕분이다. 자타가 공인하는 농업대국 아르헨티나의 수출에서 곡물 등 농산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가히 절대적이다. 

 

분기별 GDP 추이를 살펴보면, 아르헨티나 경제는 2023년에 이어 2024년 2분기까지 계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인플레이션에 마이너스 성장까지 겹치면서 스태그플레이션으로 고전했던 경제는 지난해 3분기 3.9% 성장하면서 회복 국면으로 들어가는 문턱을 넘었다. 속도는 많이 둔화했지만 지난해 4분기에도 아르헨티나는 경제는 2.1% 성장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경제전문가들이 예상했던 4분기 경제성장률은 1.7%였다”며 직전 분기에 비해 경제성장률이 상당히 낮아졌지만 아르헨티나 경제는 선전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밀레이 대통령 “경기침체 끝났다”

 

아르헨티나 상업회의소(CAC)는 지난해 11월 창립 100주년을 맞았다. 기념행사에서 연단에 선 밀레이 대통령은 “이제 불황은 끝났다”고 선언했다. 정부에서 이 같은 발언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밀레이 대통령은 “이미 취임 첫날부터 아르헨티나를 빈곤에서 탈출시키기 위해선 매우 힘든 시기를 보내야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며 “고통도 컸고, 많은 노력이 필요했지만 이제 드디어 아르헨티나 경제는 메마르고 황량한 사막을 벗어났다”고 말했다. 

 

이후 정부에선 경제성장을 자신하는 발언이 쏟아졌다. 루이스 카푸토 경제장관은 “2025년 아르헨티나 경제가 지난 15년 내 가장 가파른 경제성장을 기록하게 될 것”이라며, 올해 5% 경제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강력한 긴축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성장률을 현실화한다면, 아르헨티나 경제는 말 그대로 ‘기적’을 일궈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IMF “올해 아르헨티나 경제성장률 세계 5위”

 

기적을 예고한 건 아르헨티나 경제부뿐만이 아니다. 국제 금융기구들도 비슷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주요 30개국의 경제전망을 담은 보고서에서 2025년 아르헨티나의 경제성장률을 5%로 예측했다. 이 수치는 IMF 기준으로 인도(6,5%), 필리핀(6.3%), 카자흐스탄(5.5%), 인도네시아(5.1%)에 이어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성장률이다.

 

불황의 긴 터널을 완전히 빠져나와 2025년 성장가도를 달릴 것으로 보이는 아르헨티나는 2026년에도 고속 성장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IMF는 내다봤다. IMF가 제시한 2025~2026년 누적 경제성장률 전망을 보면, 인도(13.4%), 필리핀(12.7%), 인도네시아(10.4%)에 이어 아르헨티나가 10.25%로 4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비록 2025년 1분기 GDP 공식 통계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선행 지표인 경제활동지수를 보면 경제의 상승 흐름은 뚜렷하다. 국립통계센서스연구소에 따르면, 1월 경제활동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6.5% 상승했고, 2월에도 7.5%로 오름세를 이어갔다. 경제 전문가들은 “지난해 경기가 워낙 부진했기 때문에 기저효과가 작용한 면도 있지만, 최소한 통계상으로는 경제가 회복 국면에 들어선 것이 확실하다”고 분석했다.

 

 

경제성장? 체감경기는 아직 바닥 

 

아르헨티나 최대 노동단체인 노동총동맹(CGT)은 10일, 전국적인 총파업을 벌였다. 밀레이 정부 출범 후 세 번째 총파업이다. 노동개혁 반대 등 정치적 색채가 짙은 파업이었지만, 노동운동과 무관한 시민들 사이에서도 공감을 표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그만큼 경제 상황이 팍팍하다는 이야기다.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정부의 발표와 달리, 경제에 불만을 가진 사람이 많은 건 무슨 이유에서일까. 실제 생활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경기는 전혀 딴판이라는 점에서다. 통계와 체감경기 사이에 괴리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노조 조합원들이 플랜카드를 들고 행진을 하고 있다.

(출처: 현지 언론매체 인포바에)

 

실제로 주변에선 경제가 어렵다는 말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 아르헨티나 연방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대표 상권 중 하나인 온세(Once)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최근 달랑 옷 1장 팔고 셔터를 내린 날도 있었다”며 경제 회복’이라는 말이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저축했던 달러를 풀어 생활비에 보탠다는 사람도 적지 않다. 비유컨대 아르헨티나에서 달러를 푸는 건 우리나라에서 적금을 깨는 것과 비슷한 일이다.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한 현지인은 “수입이 없는 것도 아닌데 매번 생활비가 부족하다”며 필요할 때마다 달러를 풀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아예 거래 자체를 달러로 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최근 아파트 월세 계약을 체결한 한 시민은 보증금을 달러로 줬다고 했다. 달러저축을 깨지 않으려고 페소를 모아보려 했지만 쉽지 않아 결국은 달러로 계약하고, 달러로 돌려받기로 임대인과 합의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인플레이션이 한풀 꺾이고, 경제가 통계상으로나마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건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국민들이 실제로 체감하는 생활경제는 여전히 녹록지 않다. 초강력 긴축 드라이브를 걸면서 체감경기를 호전시킨다는 게 절대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 위 원고는 현지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원고로, (사)경북PRIDE기업 CEO협회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