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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이제는 지역사회에서 - 호주의 치매 친화적인 공동체 만들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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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수출지원 해외 서포터즈 / 이대원(호주)

 

 

호주 보건복지연구소(AIHW)의 2023년 조사에 따르면, 호주에는 인구 1,000명당 15명꼴로 약 41만 명이 치매를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치매 발병률은 나이가 들수록 급격히 증가하여, 90세 이상 고령자의 경우 1,000명당 429명이 치매를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는 2022년 기준 호주에서 두 번째로 많은 사망 원인으로 전체 사망의 9.3%를 차지했으며, 관상동맥질환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질병 부담 요인으로 집계되었다. 치매로 인한 연간 사망자 수는 2009년 8,500명에서 2022년에는 17,800명으로 증가했는데, 이는 치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아지면서 자발적으로 치매 진단을 받는 사례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치매 환자는 나이가 들수록 주거용 노인 요양시설에 입소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65세 미만 치매 환자의 95%는 지역사회에서 거주하고 있는 반면, 90세 이상 고령 치매 환자의 경우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비율은 54%에 그쳐 절반을 약간 넘는 수준이다. 지역사회에서 생활하는 치매 환자 중 86%는 가족 등과 함께 개인 주택에서 거주하고 있으며, 14%는 혼자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 생산성위원회에 따르면, 호주인의 최대 70%는 자택에서 편안하게 생을 마감하길 희망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은 10% 미만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치매 환자의 요양원 입소가 증가하면서, 요양원 거주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치매를 앓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처럼 요양원 입소 치매 환자가 늘어남에 따라 호주 정부의 재정 부담도 커지고 있다. 요양원에 입소하는 경우, 자택에서 돌봄을 받는 것보다 정부가 부담해야 하는 돌봄 비용이 훨씬 더 높기 때문이다. 호주는 노인이 요양원에 입소할 경우 한화 약 3억 원 수준의 돌봄 비용을 요양원에 지급하고 있으며, 재산이 많은 노인의 경우 비임상 비용 일부를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다만, 평생 자기부담금은 13만 호주달러(한화 약 1억 1천만 원)로 제한되어 있다.

 

 

호주인의 최대 70%가 집에서 편안하게 죽는 것을 선호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하는 사람은 10% 미만이었다.

(출처: 셔터스톡)

 

노인 돌봄, 요양원이 아닌 집에서 이루어져야

 

자신이 살아온 집과 지역사회에 머무르기를 선택하는 노인은 2035년까지 약 14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라 호주 정부도 자택에 머무는 노인을 위한 지원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2023년 발표된 노인 돌봄 국가 전략에 따르면, 정부는 향후 10년간 30만 명 이상의 노인이 요양원이 아닌 자택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다음과 같은 지원책을 마련하였다:

 

● 주거 환경 개조비: 자택 개조를 위해 1만 5천 호주달러(한화 약 1,300만 원) 지원

 

● 일상 돌봄 서비스: 식사 준비, 이동, 청소, 목욕 등 타인의 도움이 필요한 활동에 대해 연간 최대 7,800 호주달러(한화 약 680만 원) 지원

 

● 생애 말기 지원: 삶의 마지막 3개월을 병원이 아닌 자택에서 가족과 함께 보낼 경우, 최대 2만 5천 호주달러(한화 약 2,200만 원) 추가 지원

 

향후 40년 동안 호주의 65세 이상 인구는 두 배 이상, 85세 이상 고령자는 세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요양원이 아닌 자택 중심의 돌봄 체계로 전환할 경우, 노인 돌봄 예산 증가율은 보다 완만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추가로 30만 명의 노인이 자택에서 머무를 경우, 참여 인구와 돌봄의 질이 향상되더라도 2035년까지 향후 10년간 연평균 노인 돌봄 예산 증가율은 기존 5.7%에서 5.2%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GDP 대비 노인 요양 지출도 1.5%에서 1.4%로 완만하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치매 환자를 포용하는 지역 공동체 건설

 

치매 환자는 항상 누군가의 지속적인 보살핌이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적절한 도움과 지원이 주어진다면, 치매 환자도 자신의 집에서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다. 이러한 인식의 변화에 따라, 최근 호주에서는 치매에 대한 접근 방식을 '돌봄 중심'에서 '지역사회 통합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다. 지역사회가 함께 협력하여, 치매 진단을 받은 사람들이 공동체 안에서 더 오래 건강하고 의미 있는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치매 친화적인 공동체(Dementia-Friendly Communities)”라는 이름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이는 치매 환자와 그 가족은 물론, 지역 주민과 기업 등 모든 지역사회 구성원이 치매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함께 살아가는 문화를 만들어 가는 운동이다. 이를 통해 치매 환자의 사회적 고립 위험을 줄이고, 그들이 지속적으로 사회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목적이 있다.

 

서호주 스완시(Swansea)는 2022년 ‘스완시 치매 연합’을 출범시키고, 치매 친화적인 도시 조성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출처: 치매 호주 Dementia Australia)

 

“치매 친화적인 공동체”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진다.

 

치매 친화적인 거리 조성

매장 및 공공시설 종사자 대상 교육을 통해 치매 환자가 보다 쉽게 쇼핑이나 공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 마련

도서관, 주민센터 등 치매 환자와 자주 접촉하는 공간의 인식 개선을 통해 치매 환자들이 서비스 이용 시 더 환영받고 자신감을 느낄 수 있도록 지원

 

이러한 공동체 조성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주체는 바로 지방자치단체이다. 치매 환자가 지역사회의 일상 활동에 참여하며 가능한 한 오랫동안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지역 단위의 행정적 뒷받침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호주의 지방자치단체들은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치매 친화적 공동체 구축을 지원하고 있다:

 

● 지역사회 참여 촉진: 지역 주민들에게 치매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낙인과 차별을 줄이기 위한 교육을 통해 포용적인 공동체 문화 조성

 

● 프로그램 운영 지원: 치매 친화적 공동체 및 관련 조직의 구성과 운영에 필요한 보조금 지원

 

● ‘치매 친구(Dementia Friends)’ 프로그램: 치매에 대해 배우고, 인내심과 이해심을 바탕으로 치매 환자들과 연결되고 지지하는 사람들을 육성

 

● 교육과 자료 제공: 기업과 단체가 치매 환자를 더 잘 이해하고 지원할 수 있도록 도구와 교육자료 제공

 

● 협업 공간 조성: 치매 환자, 가족, 지역사회 구성원, 기업 간의 상호 협력을 지원하는 물리적·사회적 공간을 마련하고 운영

 

 

치매 및 노인 요양 서비스(DACS) 기금

 

치매 친화적인 공동체를 조성하더라도, 치매 관리 전문가의 전문적 지원은 여전히 필수적이다. 특히 요양원 입소자의 절반 이상이 치매 환자인 현실에서, 요양 보호사와 돌봄 인력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호주 정부는 ‘치매 및 노인 요양 서비스(DACS) 기금’을 통해 치매 환자와 노년층의 돌봄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서비스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 기금은 치매 환자의 행동 변화 관리를 지원하는 ‘치매 행동 관리 자문 서비스’를 비롯해, 치매 치료에 중점을 둔 다양한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요양원이나 자택에서 치매 환자를 돌보는 보호자 및 돌봄 인력의 부담을 경감하고, 돌봄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다.

 

또한, 이 기금은 치매 치료 관련 전문 교육 프로그램에도 활용되어, 치매 환자를 지원하는 의료 서비스 제공자들이 충분한 역량과 준비를 갖추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특히, 중증 행동 대응팀(SBRT: Severe Behaviour Response Teams)의 운영도 이 기금의 지원 대상이다. SBRT는 심각한 치매 증상을 보이는 환자를 돌보는 요양기관과 요양시설 종사자들에게 전문적인 임상 지원과 조언을 제공한다.

이 팀은 주 7일, 하루 24시간 운영되며, 도움이 요청될 경우 48시간 이내에 무료로 현장 지원과 상담을 제공한다.

 

 

“치매 친화적인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호주 지역사회의 도전

 

호주 골드코스트(Gold Coast)에서는 치매 환자를 위한 포용적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한 네트워크 활동이 전개되고 있다. 이 모임은 싱가포르, 중국, 영국 등에서 치매 환자 돌봄 경험이 있는 전문가 앨리슨(Alison) 씨가 2024년 4월에 시작한 것으로,

지역 국회의원을 비롯해 의료 및 노인 요양 시설 제공자, 연구기관, 지역 단체, 기업 등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 모임은 치매 환자와 그 가족에게 필요한 서비스와 지원을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하며, 매달 한 차례 정기 모임을 개최하고 있다. 지역 도서관은 회의 장소를 무료로 제공하며,

모임에서는 매번 다양한 치매 관련 주제를 중심으로 한 강의와 친목 시간이 마련되어 정보 공유와 상호 지지를 위한 장으로 기능하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이 네트워크에 참여하고 있는 어린이 놀이 지원 단체 ‘플레이 매터스(Play Matters)’가 어린이와 치매 환자, 그 가족이 함께하는 세대 간 놀이 프로그램을 기획 중이다. 이는 싱가포르에서 어린이집과 성인 주간 요양센터를 함께 운영하여 신체적·심리적 이점을 얻었다는 한 참여자의 제안에서 착안한 것으로, 세대 간 교류를 통한 치매 환자의 정서적 안정과 가족 구성원 간 유대 강화를 목표로 한다.

 

 

치매 환자와 함께 걷는 행사에 참가한 젊은 학생들

(출처: 치매 호주Dementia Australia)

 

한 비영리 단체는 치매를 포함한 다양한 정신적·신체적 건강 문제나 장애를 지닌 사람들을 지원하기 위해, 훈련된 앵무새를 동반자로 제공하는 특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정서적 교감과 일상 자극을 통해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하려는 새로운 접근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역 경찰서 또한 치매 친화적인 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 소속 경찰관들을 대상으로 치매 환자 대응에 필요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는 현장에서 치매 환자와 마주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 대비해, 보다 적절하고 존중 있는 대응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한 조치이다.

 

젊은 세대가 많은 지역의 일부 초등학교에서는 세대 간 연계를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에마우스 가톨릭 초등학교는 평균 연령 35세로 젊고 다문화적인 지역사회에 위치해 있으며, 이러한 특성을 반영해 치매 친화적 공동체 활동의 일환으로 세대 간 교류 프로그램을 도입하였다.

 

이 지역에서 치매 친화적인 공동체 운동을 이끌고 있는 바네사 씨는, 많은 어린이들이 정기적으로 노인들과 소통할 기회를 가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였다. 이에 따라, 학생들과 고령자들이 정기적으로 만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하였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어르신들은 학교를 방문해 아이들의 음악 공연을 감상하거나, 함께 미술과 공예 활동에 참여하며 교류하고 있다.

 

바네사 씨는 어린 시절부터 치매에 대한 이해와 존중을 심어주는 교육이야말로, 장기적으로 치매 친화적인 지역사회를 조성하는 데 중요한 기초가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 위 원고는 현지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원고로, (사)경북PRIDE기업 CEO협회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