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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 2030년 월드컵 향한 대장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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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수출지원 해외 서포터즈 / 박한별(모로코)

 

 

2025년 봄, 모로코 전역은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로 분주하다. 거리마다 공사 장비가 분주히 움직이고, 도시 곳곳에서는 철거와 건설이 동시에 진행 중이다. 2030년 FIFA 월드컵 공동 개최국으로 선정된 이후, 모로코는 경기 준비와 함께 국가 전체 시스템의 재설계를 본격화하고 있다. 수도 라바트는 물론, 경제 중심지 카사블랑카, 북부 항구도시 탕헤르, 남부의 아가디르와 마라케시까지, 전국이 하나의 거대한 프로젝트 현장으로 변모하고 있다. 사람들은 이곳을 ‘공사판’이라 부르지만, 모로코 정부는 이를 ‘미래를 위한 재정비’라고 표현한다.

 

 

세계 최대 하산2세 스타디움 건설 현장

 

카사블랑카에서 동쪽으로 약 38km 떨어진 벤슬리만. 평소에는 비교적 조용했던 외곽 도시지만, 지금은 모래먼지 속에서 분주히 움직이는 트럭과 중장비, 철근 구조물들로 활기를 띠고 있다. 이곳에는 115,000석 규모의 하산 2세 스타디움이 들어설 예정이며, 완공되면 세계 최대급 축구 경기장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또한, 이 스타디움은 2030년 월드컵 결승전 개최지로도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출처: actu-maroc.com)

 

현장에서는 매일 수백 명의 노동자들이 뙤약볕 아래에서 땀을 흘리며 공사를 이어가고 있다. 필자가 만난 벤슬리만 출신의 한 트럭 운전사는 “이전에는 큰 도시로 나가야 일이 있었는데, 이제 우리 동네에서 국가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어 기쁩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아침 6시에 출근해 해 질 무렵까지 시멘트를 나르고 철재 구조물을 옮기는 작업을 반복한다.

 

이 경기장은 스포츠·문화 복합지구로 개발될 예정이다. 정부는 스타디움을 중심으로 고속도로 진입로, 전용 철도역, 친환경 주차장, 스마트 관람 시스템, 상업시설과 호텔을 포함한 대형 복합단지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태양광 패널, 빗물 재활용 시스템, 자연 환기 구조 등 친환경 요소를 적극 반영한 설계가 돋보인다. 경기장뿐만 아니라 이 지역 전체가 미래형 도시 인프라의 테스트베드가 되는 셈이다.

 

 

전국 6개 도시의 대규모 경기장 리노베이션

 

하산 2세 스타디움이 상징적인 건축물이라면, 전국 각지에서 진행 중인 기존 경기장 리노베이션은 기반 인프라를 다지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라바트, 탕헤르, 아가디르, 마라케시, 페스 등 6개 도시의 7개 경기장에서 개보수가 동시에 진행 중이다. 각 경기장은 FIFA의 최신 기준에 맞춰 안전성, 접근성, 관람 편의성을 강화하고 있으며, 지역 사회와의 연결성 또한 고려한 설계가 이뤄지고 있다.

 

 

(출처: sportsrender.com)

 

라바트의 프린스 몰레이 압델라 스타디움은 외벽 보강, 내진 설계 강화, VIP 라운지 및 미디어 센터 신설 등 전면 리모델링이 진행 중이다. 탕헤르의 이븐 바투타 스타디움은 해안 경관을 살린 유리 외관과 바다 전망 테라스석이 포함된 새로운 구조로 탈바꿈하고 있으며, 마라케시와 아가디르 경기장은 도시 철도 및 버스 환승센터와 직접 연결되는 통합 접근 체계를 구축 중이다. 이는 단순한 경기장 현대화를 넘어, 도시와의 유기적 연계를 통해 지역 경제와 관광의 거점을 마련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경기장 내부뿐만 아니라, 주변 도로 정비, 야간 조명 시스템, 스마트 출입 통제 및 보안 강화 시스템, 상업 구역 조성 등도 동시에 추진되고 있다. 이를 통해 경기장을 단순한 이벤트 공간이 아닌, 시민의 일상과 문화를 아우르는 중심 공간으로 설계하고 있다.

 

 

공항·철도 재편

 

공항과 철도 인프라 확장은 2030년 월드컵 준비의 또 다른 핵심 축이다. 모로코 민간항공청(ONDA)은 카사블랑카, 마라케시, 아가디르 공항의 연간 수용 능력을 현재 3,800만 명에서 2030년까지 8,000만 명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아가디르와 페스 공항에는 국제선 직항 유치를 위한 제2터미널과 VIP 전용 게이트가 새롭게 설치되고 있다.

 

철도 부문에서는 2018년 개통된 탕헤르–카사블랑카 고속철도 노선을 마라케시와 아가디르까지 연장하는 2단계 사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 노선이 완공되면 모로코 북부에서 남부까지를 약 2~3시간 이내에 연결하는 교통망이 형성되며, 이는 경기 운영은 물론 관광객 유치와 물류 흐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해당 프로젝트에는 유럽 철도기술 컨소시엄과 민간 파트너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지속 가능성과 운영 효율성까지 고려한 복합 설계가 특징이다.

 

기차역 리노베이션, 공항과 도심을 연결하는 셔틀버스 시스템 구축, 전기차 충전소 확대 등도 병행 추진되고 있으며, 이는 월드컵을 계기로 한 장기적인 관광 기반 조성의 일환이다.

 


(출처: enr.com)

 

재정 조달과 외교 협력의 시험대

 

이러한 대규모 프로젝트가 가능했던 배경에는 안정적이고 전략적인 재정 운용이 있다. 모로코 재무부는 2024년 초, 총 20억 유로 규모의 유로본드를 성공적으로 발행했으며, 이는 모로코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높은 신뢰를 얻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발행 자금 중 약 5억 유로는 스타디움 건설과 리노베이션에, 나머지는 교통 및 관광 인프라 구축에 배정되었다.

 

여기에 더해, 아랍연맹은 모로코의 월드컵 공동 개최를 적극 지지하며 공식적인 재정 지원 의사를 밝혔다. 이는 단순한 기금 지원을 넘어, 월드컵을 매개로 한 아랍권의 스포츠 외교 및 결속 강화라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UAE, 카타르 등 중동 국가들이 공동 펀드를 조성해 스타디움 건설 및 문화 교류 인프라를 지원하는 방안이 논의 중이다.

 

 

월드컵 그 이후를 준비하는 도시들

 

모로코 정부는 월드컵 개최 그 자체보다, 그 이후를 더욱 중요하게 보고 있다. 이번 인프라 투자와 도시 재편을 통해 약 12억 달러에 달하는 경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되며, 그 중심에는 관광 산업과 청년 고용 창출이 자리하고 있다.

 

스타디움, 철도망, 공항 등 핵심 인프라는 월드컵 이후에도 공연장, 컨벤션 센터, 지역 문화 행사 등 다목적 공간으로 활용되며, 각 도시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장기 운영 계획과 사후 유지·보수 시스템을 민관 협력 방식으로 사전에 설계하고 있다. 또한, 지역 상권과의 연결성을 높이기 위한 소상공인 지원 프로그램, 스타트업 유치, 지역 축제 연계 계획도 포함되어 있다. 필자의 지인인 라바트 시청 도시계획 담당자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단지 경기장을 짓는 것이 아니라, 도시의 플랫폼을 새롭게 설계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이 끝나면, 시민들은 이전보다 더 나은 도시에서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시민의 땀방울로 세워지는 미래

 

공사장 인근을 지나던 한 20대 청년이 필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 먼지가 불편한 게 아니라, 자랑스럽습니다. 여기서 나고 자란 우리 세대가 이 나라의 월드컵을 준비한다는 건, 우리가 세계와 만나는 문을 여는 거니까요.” 모로코 전역에서는 수많은 이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이 대규모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도로를 닦는 기술자, 철근을 옮기는 노동자, 도시계획에 참여하는 공무원과 디자이너들까지, 이들은 모두 2030년 이후를 살아갈 새로운 모로코를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

 

2030년 월드컵이 모로코에서 열릴 때, 사람들의 시선은 경기장과 선수들에게 향하겠지만, 그 이면에는 오랜 시간 땀 흘려 준비해 온 수많은 이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먼지 날리는 현장에서 하루하루를 보내는 노동자들, 변화해 가는 마을 풍경을 지켜보는 주민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을 자신의 일처럼 받아들이는 젊은 세대까지 — 모두가 이 시간을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 모로코는 지금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동시에 그 이후를 살아갈 나라의 미래도 차근차근 만들어가고 있다.

 

 

 

※ 위 원고는 현지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원고로, (사)경북PRIDE기업 CEO협회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