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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짝사랑하는 브라질, 그리고 브라질 한인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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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수출지원 해외 서포터즈 / 손정수(브라질)

 

브라질이 변했다. 그것도 아주 많이 변했다. 최근 브라질에서 한국을 바라보는 시선이 때로는 부담스럽게 느껴질 정도다. 짝사랑도 이런 짝사랑이 있나 싶다. SNS에서는 다양한 채널을 통해 한국 문화를 경험하는 브라질 사람의 이야기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물론, 보고 듣고 싶은 사람과 관심 있는 사람에게만 한정된 이야기일 수 있다. 그러나 39년째 브라질에서 살아온 필자는, 브라질이 대한민국 문화를 이렇게까지 사랑하는 것은 처음 봤다.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어렸을 때만 해도 주변 브라질 사람들과의 다툼이 자주 있었다. 당시 논쟁의 끝은 항상, ‘한국 사람은 나가’라는 말이었다. 그러면 나도 지지 않고 ‘어차피 너도 이민자 후손이니 너도 나가’라고 응수하기도 했다. 이랬던 분위기가 요즘은 완전히 바뀌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로 전국을 들썩이더니, BTS로 완전한 팬이 형성됐고, 이제는 ‘넷플릭스’로 탄탄한 ‘친한파’가 생긴 것이다.

 

내가 사는 아파트 한 주민은 5년간 엘리베이터에서 얼굴을 봐왔지만, 늘 차갑게 인사하던 사람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턴가 살갑게 인사하며, 한식당이 어디 있는지 물어보는 등 각종 질문을 계속해 왔다. 어떻게 사람이 이렇게 바뀌었는지 궁금해 주위에 물어봤더니, 한국 드라마를 보며 한국의 세계에 푹 빠졌단다. 가끔 찾는 병원의 한 의사는 한국 드라마에 빠진 장모님 덕분에 자기도 한국 음악을 듣는다며, 우리 가족에게 K-POP을 틀어 주며 한국 사랑을 외친다.

 

한 번은 시내를 구경할 수 있는 전망대를 찾았다. 기다리는 줄은 꽤 길었고 표를 산 뒤 기다리고 있는데, 우리 일행 차례가 되자 전망대 안내원이 앞으로 나오라며 손짓한다. 우리가 한국 사람임을 확인하고는, 그때부터 자기도 한국 ‘왕팬’이라며 갑자기 반가워한다. 이런 경우 외에도 같이 사진 찍자는 사람, 손을 잡아 봐도 되냐는 사람 등,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브라질의 한국 왕팬이 주위에 넘치고 있다. 

 

필자는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등 다양한 SNS 계정에 브라질 국민을 대상으로 한식 관련 콘텐츠를 운영 중이다. 하지만, 원래 목적인 한식 이야기보다 한국의 결혼 이야기가 더 인기를 끈다. 질문하는 사람은 대부분 여성으로, 이들은 한국 드라마와 영화 그리고 K-POP 스타들에 푹 빠져 있다. 또한 필자에게 결혼은 했는지, 아이들은 있는지 등 여러 질문을 반복적으로 던져와 아예 우리 가족을 소개하는 동영상을 올려놓았다.

 

 

환상의 나라 한국

 

한국에 대한 사랑이 이뤄질 수 없는 꿈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 백마 탄 왕자처럼 눈앞에 나타나기도 한다. 한국에서 게이머로 활동하는 28살 양석 씨는, 브라질에서 물리치료사를 준비하는 20살 루이자와 외국어를 배울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연결되어 대화를 시작했다. 이 둘의 대화는 일 년 동안 이어졌고, 서로 호감을 느껴 연인관계로 발전됐다. 단순히 온라인상의 인연으로 끝날 수도 있었지만, 올해 7월 양석 씨는 17,000km를 날아 브라질을 찾았다.



사랑하는 연인을 찾아 한국에서 날아온 양석 씨

(출처: Record TV Japan)



양석 씨는 그녀를 만나기 위해 한국에서 브라질까지 4번의 비행기를 갈아탔고, 브라질 공항에 도착한 그는 다시 택시로 그녀가 사는 도시까지 220km를 달렸다. 꿈에 그리던 한국 연인을 기다리다, 그가 눈앞에 나타난 것이 믿기지 않아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이 유튜브와 틱톡을 통해 브라질 전국으로 퍼졌다. 한국인은커녕, 흔한 관광객도 자주 찾지 않는 한 시골의 주민들 모두가 환영했고, 이 장면은 그대로 공유되었다. 

두 사람의 사랑은 브라질 전역에 알려졌고, 한국 사람을 만나고 싶어 하는 브라질 사람에게 ‘희망’을 주는 현실이 된 것이다. 두 사람의 이야기는 브라질 국민에게 큰 화제가 되었으며, 브라질 지상파 채널 가운데 하나인 헤꼬지(Record 채널 7)의 대표 예능프로그램인 ‘오라 지 화로’(Hora de Faro)에 출연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어느새 브라질의 전국 스타가 되었다. 이처럼 브라질에서 한국인은 누구나 좋아하는 사람이 됐다.

이뿐만 아니다. 북부 마세이오에 사는 10대 청소년들이 틱톡에 올린 K-POP 댄스 커버 영상이 1천만 개의 ‘좋아요’를 받으며 화제다. 이들은 한국 걸그룹 뉴진스의 'Super Shy'에 맞춰 바닷가를 배경으로 춤추는 영상을 올렸다. 해당 영상은 공개 직후 브라질 전역에서 큰 인기를 끌었고, 이들의 틱톡 계정인 '뉴크리아스'는 337만 명의 팔로워를 확보했다.

뉴크리아스 멤버들은 "K-POP에 관심이 많아 재미 삼아 찍은 영상인데, 이렇게 큰 인기를 얻을 줄 몰랐다"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들은 브라질 전통 축제인 카니발을 주제로 무언가 해보자는 생각에 계정을 만들었고, 첫 영상이 큰 인기를 얻은 후 팔로워들이 더 많은 영상을 요구하면서 지금의 이름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뉴크리아스는 K-POP 댄스 영상뿐만 아니라 브라질 문화를 보여주기 위한 상황극도 올리고 있다. 이들의 영상은 10대들의 철없고 ‘후진’ 없는 돌발행동과 해변을 배경으로 찍은 영상이 어우러져 보는 이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이들은 앞으로도 꾸준히 재미있는 영상을 올리며 K-POP의 매력을 알리고 싶다고 밝혔다. 

이들의 인기는 K-POP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브라질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또한, K-POP이 단순한 음악이 아니라 문화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짝사랑?

한편 한국 문화를 이용한 범죄행위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최근 브라질에서 한류 여성 팬을 노린 사기행각이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범행은 주로 SNS를 통해 이루어지며, 유명 연예인으로 사칭한 남성이 피해 여성에게 접근하여 금전을 취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한 피해 여성은 한국 드라마를 비롯한 한류에 푹 빠져 있었는데, 인스타그램에서 자신을 박보검이라고 소개하는 남성과 알게 되었고, 그와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친밀감을 쌓아갔다. 어느 날 남성은 그녀를 만나러 브라질에 가겠다고 했고, 항공료 등을 먼저 보내주면 만나서 정산해 주겠다고 말했다. 피해 여성은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고 남성의 요구를 들어주었고, 결국 1,300만 원의 피해를 보게 되었다.

이 사건이 뉴스에 다뤄지자, 같은 방식으로 피해를 본 사람이 하나 둘 나타났다. 이들에게 접근하는 방식은 똑같았다. 자신을 한국 유명 연예인으로 포장하고 대화를 나누다 어느 순간 돈을 요구하는 것이다. 이런 사기 행각이 늘어나자, 주 상파울루 대한민국 총영사관은 브라질 연방 경찰과 상파울루주 민경 경찰과 함께 유사 범죄 주의 홍보 활동을 하고 있으며, 범행에 대한 신고를 당부하고 있다.

위와 같은 사건으로 한국인에 대한 이미지는 다소 나빠지고 있다. 물론,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브라질 사람이지만, 한국인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까지 함께 생기고 있다.



한국 연예인을 사칭한 범죄를 다룬 방송 캡쳐



가자, 한국으로!

최근 브라질 외무부가 발표한 통계 자료에 따르면, 한국에 거주하는 브라질 국적자 수는 1만 5천 명으로 집계됐다. 2009년 통계 대비 44% 증가한 수치이다. 전통적으로 이민자를 쉽게 받아들인 브라질의 경우 외국인과의 결혼은 흔한 일이다. 이제는 이들이 ‘환상의 나라’ 한국으로 향하고 있다. 

이중 K리그에서 활약하는 브라질 선수는 지난 시즌 23명으로, K리그 전체 선수의 약 10%를 차지한다. 이는 브라질 축구 선수들이 해외 진출을 위해 K리그를 주요 무대로 삼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K리그가 세계적인 축구 리그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한국에서 한국어를 전공하는 브라질 사람과 친구가 됐다. 한국 이름도 만들었고, 매우 친하게 지냈다. 이 사람에 의하면 한국으로 이민 오는 브라질 사람은 대부분 한국 남자와 결혼하는 브라질 여자라고 한다. 브라질에 있는 한국 기업 주재원 또는 출장 갔다 사랑을 얻어 돌아온 것이다. 이들은 한국과 브라질 양국에 국적을 만들고 있다.

브라질의 결혼 이민자 중 한국인과 결혼한 브라질 여성이 늘고 있다. 이들 중 대부분은 한국에서 배우자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 한국에 살고 있는 브라질 국적자들은 한국 사회에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한국 경제에 기여하고, 유학생들은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결혼 이민자들은 한국 사회의 다양성을 증진하고 있다.


한인사회에서 봉사하는 브라질 한인의대생 협회 회원

(출처: 브라질투데이닷컴)


 

우리의 모습은?

 

한편 브라질 한인사회는 60년 동안 많은 변화를 겪었다. 1세대의 개척정신과 열정으로 시작된 한인사회는 2세대의 노력으로 더욱 발전했으며, 이제 3세대로 접어들고 있다. 3세대는 1.5세대와 달리 한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지 않는다. 이들은 포르투갈어를 모국어로 사용하고, 한국 문화와 전통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 이러한 세대교체는 한인사회 정체성의 위기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또한, 브라질 경제의 변화도 한인사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때 번성했던 한인 상점들은 경쟁 심화와 경영난으로 인해 문을 닫고 있다. 이에 한인들이 점차 브라질을 떠나고 있다. 그런데도 브라질 한인사회는 여전히 잠재력 있는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브라질은 세계 10위의 경제 대국으로, 인구 2억 명에 달하는 거대 시장이다. 더불어 브라질은 자원이 풍부하여 내수 시장이 탄탄하다.

 

브라질 한인사회의 미래는 3세대의 노력에 달려 있다. 3세대가 한국어와 포르투갈어를 모두 구사하고, 한국 문화와 브라질 문화를 모두 이해할 수 있다면, 한인사회는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을 것이다. 3세대가 한인사회의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브라질 사회에 성공적으로 정착해 브라질 한인사회가 더욱 번성하기를 기대한다.

 

한국을 사랑하는 브라질이 더욱 발전하기를 바라면 이 글을 쓴다. 

 

 

 

※ 위 원고는 현지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원고로, (사)경북PRIDE기업 CEO협회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