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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도 승승장구, 글로벌 SPA 브랜드 강국 스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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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수출지원 해외 서포터즈 / 최지윤(스페인)

 

 

 엔데믹 전환 이후 패션 산업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보복 소비’로 의류 구매가 급증했는데 특히 글로벌 SPA 브랜드가 약진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스페인 SPA 브랜드의 인기가 고공행진 중이다. 

 

1주일에 두 번씩 신제품을 출시하는 자라(ZARA)는 트렌드에 민감한 MZ세대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소비자들은 유튜브를 비롯한 각종 소셜미디어에서 ‘자라 하울(제품을 대량으로 사고 품평하는 것)’, ‘자라 언박싱(구매한 제품이 들어있는 택배 상자 따위를 개봉하는 것)’ 등의 콘텐츠를 올린다. 

 

지난 5월 발표된 자라리테일코리아와 아이티엑스코리아의 2022년 회계연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은 5,552억 원으로 전년 대비 약 9% 증가했다. 매출 증가에 따라 영업이익 또한 전년 대비 71% 증가한 639억 원을 기록했다. 

 

 

SPA 브랜드 강국, 스페인

 

 자라는 스페인 인디텍스(Inditex) 그룹에 속해있는 글로벌 SPA 브랜드로, 한국에서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멈출 줄 모르는 성장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76억 1,100만 유로(한화 약 10조 6,000억 원)에 이르렀는데 이는 전년 대비 13% 증가한 수치이며, 사상 최대 실적이었다. 순이익만 따지고 보면 11억 6,800만 유로(한화 약 1조 6,727억)였는데, 이는 전년 대비 54% 증가한 수치다. 총마진율은 60.5%까지 올라 경쟁사인 H&M과 같은 기업보다 훨씬 더 높은 마진율을 보였다. 

 

 팬데믹 동안 잠시 주춤했던 인디텍스는 2021년 인디텍스 창립자 아만시오 오르테가(Amancio Ortega)의 딸인 마르타 오르테가(Marta Ortega)가 회장직을 맡고 난 후 최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인디텍스는 글로벌 SPA 브랜드의 전쟁 속에서 브랜드를 차별화하고, 확장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세우며 파격적인 행보로 세계 시장을 휘어잡고 있다. 

 

 인디텍스는 자라를 비롯해 여러 하위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2010년에 국내 시장에 처음 진출한 프리미엄 SPA 브랜드 마시모두띠(Massimo Dutti) 역시 인디텍스의 브랜드이다. 소재가 좋고, 감각적인 디자인의 제품을 선보이는 마시모두띠도 점점 입소문을 타고 한국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스페인의 인디텍스는 어떻게 세계 최고 SPA 브랜드를 보유하게 되었을까?



마드리드 살라망카 지역에 입점해 있는 마시모두띠 매장. 
인디텍스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만큼 매장 분위기 역시 베이지, 우드톤의 차분한 컬러를 사용하여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었다. (출처: 최지윤)

 

 

 

인디텍스 창립자 아만시오 오르테가는 2016년 포브스 선정 세계 부자 1위에 올랐고, 2011년에 회장직을 내려놓았는데도 올해 기준 세계 부자 13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는 어릴 때 작은 옷 가게에서 일하기 시작했고, 부인 로살리아(Rosalia Mera)를 만나 함께 일하기 시작해 차츰 경험을 쌓아 자신만의 사업 방식과 디자인을 구축해 나가기 시작하던 그는 1963년 첫 번째 회사를 만들며 개인 사업을 시작한다. 그러다 1975년 스페인 북부의 라 코루냐에 첫 번째 자라 매장을 열었다. 그는 당시 인기를 끌던 디자인의 옷과 유사한 제품을 선보이며 소비자가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중저가로 판매했다. 

 

 그의 전략은 시장에서 완벽히 통했고, 사업은 스페인 전역으로 확장되었다. 1977년에는 공장을 설립하여 사업을 성장시켰고, 급기야 1985년에는 인디텍스 그룹을 설립하기에 이른다. 그는 제조, 유통 과정을 신속하게 바꾸고, 신제품이 출시되는 기간을 대폭 줄였다. 대다수의 의류 브랜드가 제품 출시까지 평균 4~8주가 소요되는데, 자라는 평균 2주 만에 모든 프로세스를 끝낼 수 있었다. 오늘날 너무도 익숙해진 ‘패스트 패션’의 개념이지만, 당시에는 이런 움직임이 상당히 획기적이었다. 자라는 1988년 포르투갈을 시작으로 세계로 뻗어나가기 시작했다. 평범한 서민이었던 그는 세계 패션 산업에 한 획을 그은 인물이 되었다.

 

 자라는 예전부터 철저히 고객 중심으로 매장을 관리하고 있다. 각 국가의 소비자가 선호하는 제품이 다른 만큼, 고객이 선호하는 스타일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분석한 후 해당 국가에 맞는 제품을 제공한다. 마케팅 방법 역시 여느 패션 브랜드와는 다르다. 광고 대신 매장의 위치 선정에 힘쓰고, 값비싼 임대료를 지불하더라도 좋은 위치에 매장을 두는 것을 선호한다. 

 

 자라의 선풍적인 인기로 시장을 넓힌 인디텍스는 사업의 다각화를 위해 새로운 브랜드를 창립하고, 인수했다. 스트라디바리우스(Stradivarius), 버쉬카(Bershka), 풀 앤드 베어(Pull & Bear), 레프티스(Lefties)는 자라보다 저렴하며 젊고 역동적인 디자인으로 10대 및 청년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브랜드이다. 반대로 자라보다 가격대가 있는 프리미엄 라인으로는 마시모두띠(Massimo Dutti), 우테르케(Uterqüe)가 있다. 그러나 우테르케는 2022년을 마지막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다. 우테르케에서는 디자인이 독특한 제품을 많이 판매했는데 그룹 전체 매출에 기여하는 바가 가장 적었고, 적자를 기록하는 해도 있어 인디텍스는 과감하게 사업을 접었다. 또한, 꾸준히 매장 수를 늘려가던 인디텍스는 최근 들어 오프라인 매장을 폐쇄하고 있다. 수익성이 낮은 매장 역시 과감히 정리하는 절차를 밟는 것이다. 


 

마드리드 명품 쇼핑 거리인 세라노(Serrano)의 자라 매장.

4층으로 이루어진 넓은 매장이라 쇼핑하는 외국인 관광객과 현지인들로 언제나 북적인다.

(출처: 최지윤)

 

 

오늘날 세계적으로 많은 SPA 브랜드가 있는데 스페인 국민 브랜드인 자라는 소비자 관점에서 봐도 성공할 수밖에 없는 브랜드이다. 우선, 물건을 구매하는 게 정말 편리하다. 자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 지점별 물건의 재고 현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으며, 온오프라인에서 모두 구매가 쉽다. 제품 구매 후에는 무려 30일 동안 교환, 반품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 구매했어도 전국 어느 매장에서라도 교환, 반품이 가능하여 소비자의 부담이 없다. 소비자로서 마주하게 되는 매장 경험도 신선하다. 입어보고 싶은 제품을 골라 피팅룸에 가져가면 몇 벌의 아이템을 가지고 왔는지 자동으로 인식하여 알려주는 스마트 스크린을 설치해 놓은 자라 매장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런 시스템을 통해 직원의 도움 없이도 편리하게 옷을 입어보고 반납할 수 있다. 

 

 그렇다면 스페인에서는 인디텍스의 SPA 브랜드만 인기를 얻고 있을까? 스페인 패스트 패션 산업이 빠르게 발전한 데에는 인디텍스와 숙명의 라이벌 관계인 브랜드 망고(Mango)를 빼놓을 수 없다. 망고는 1984년 이삭 안딕(Isak Andic), 나흐만 안딕(Nahman Andic)이라는 두 형제에 의해 설립된 브랜드다. 우아하고, 품질이 좋은 의류를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하는 데에 초점을 맞췄고, 바르셀로나를 시작으로 국제적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자라 못지않게 망고 역시 2022년에 전년 대비 20.3% 증가한 26억 8,800만 유로(한화 약 3조 8,500억)의 매출을 올리며 회사 창립 이래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자라와 망고는 스페인 시장에서 엄청난 경쟁을 하며 소비자들의 니즈를 만족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패스트 패션 브랜드가 호황기를 맞고 있으나 기업들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쉬지 않고 제품을 만들어 내는 패스트 패션 기업은 지구 온난화, 기후 변화를 심화시킨다는 지적을 끊임없이 받아 왔다. 기업은 무분별하게 옷을 생산해 내고, 소비자는 저렴한 가격의 SPA 브랜드 제품을 자주 소비한다. 쉽게 소비하는 만큼 옷을 쉽게 버리기도 하여 엄청난 양의 의류 폐기물이 발생한다. 인디텍스의 2022년 보고서에 따르면, 한 해 동안 약 621만 톤의 의류를 생산했는데 이는 2021년에 비해 10% 증가한 수치였다. 

 

 여러 SPA 패션 브랜드는 제품 생산량을 줄이는 대신 재활용 소재를 사용하여 지속 가능한 의류 생산을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 유럽연합은 2030년까지 패션 기업이 재사용이 가능하고 쉽게 재활용할 수 있는 내구성이 뛰어난 제품을 생산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인디텍스, 망고, 데카틀론, H&M 등의 다국적 기업이 모여 섬유 폐기물 관리 협회를 창설했으며, 기업들은 이 협회를 통해 스페인 시장에서 발생하는 섬유 폐기물을 올바르게 관리함으로써 순환 경제 모델로 나아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자라는 의류 폐기물을 새로운 섬유로 재활용하는 회사인 서크(Circ)와 협력하여 의류 폐기물에서 추출한 직물로 만든 새로운 여성용 컬렉션을 출시했다. 인디텍스는 의류가 계속해서 재활용되는 새롭고 획기적인 미래를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SPA 브랜드는 의류 폐기물을 줄여야 한다는 압력을 받고 있는데 자라는 2030년까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 의류 재활용, 지속 가능한 작물 재배를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유럽에는 왈라팝(Wallapop), 빈티드(Vinted) 등의 중고 거래 플랫폼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급증했다. 자라는 이런 트렌드에 발맞춰 영국을 시작으로 스페인, 독일, 프랑스에 자라 프리 오운드(Zara Pre-Owned)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소비자는 해당 서비스를 통해 중고 의류 수리, 재판매 또는 기부가 가능하다. 기업은 궁극적으로 의류 수명을 연장하는 데 일조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스페인 패스트 패션 기업은 순환 패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여러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스페인 의류 시장이 한국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 한국에는 인터넷 쇼핑몰이나 길거리 보세 매장이 즐비하다. 그러나 스페인에서는 인디텍스, 망고를 비롯한 유명 SPA 브랜드를 제외한다면 인터넷 쇼핑몰이나 소매점에서 판매되는 의류가 거의 없다. 중년을 대상으로 한 소매점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가격이나 품질면에서 큰 메리트가 없기 때문에 점점 이용하는 사람이 줄어드는 추세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디텍스, H&M, 프라이마크(아일랜드 리테일 브랜드)의 스페인 패션 시장 점유율은 약 64%이다. 통계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스페인 패션 시장은 SPA 브랜드가 꽉 잡고 있다시피 해서 새로운 해외 브랜드나 온라인 쇼핑몰이 진출하여 단시간에 성공하는 건 다소 어려워 보인다.




스페인 통계청의 2022년 유럽연합 월 소득액(세금 공제 전)통계 자료를 보면, 스페인은 1,822 유로로 27개국 평균보다 약간 낮은 수준이다.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등의 이웃 국가와 비교했을 때는 월 소득이 현저히 낮은 편이다. 
(출처: abc.es)



유로 스탯의 2022년 통계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스페인 사람들의 평균 의류 구입 지출 비용은 연간 330유로(한화 약 47만 원)로 집계됐다. 이는 유럽 평균 금액인 490유로(한화 약 70만 원)보다 적은 수치다. SPA 패션 기업이 프리미엄 라인을 출시하여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는 하지만, 스페인 현지에서는 상황이 다르게 보인다. 명품을 비롯한 각종 의류 소비에 적극적인 한국과는 사뭇 다르다. 의류에 많은 돈을 투자하지 않는 것은 물론, 유럽 내 고질적인 인플레이션 문제로 서민들의 삶은 더욱 팍팍해져 가고 있다. 즉, 중저가 SPA 브랜드가 인기를 얻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아 이마저도 부담스러운 현지인이 늘어나는 만큼, 중국 온라인 SPA 브랜드 쉬인(Shein)이나 프라이마크에서 쇼핑하는 사람이 나날이 증가하는 추세다. 


2022년 마드리드에 개장한 인디텍스의 초저가 의류 브랜드 레프티스 매장.  
(출처: cincodias.elpais.com)


마드리드의 최대 중심가 그란비아에 가면 언제나 유난히 붐비는 곳이 있는데, 바로 프라이마크(Primark)이다. 프라이마크는 매우 저렴한 가격에 의류, 액세서리를 판매하는 곳이라 항상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이에 질세라 인디텍스는 4,000제곱미터, 3층으로 구성된 대형 건물에 초저가 의류 브랜드 레프티스(Lefties) 매장을 열었다. 이는 프라이마크와 전면전을 벌이기 위한 것으로,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저렴한 의류에 관심을 두는 사람이 많이 생겨나서다. 

결과적으로 한국 기업이 스페인 의류 산업에 진출하고자 한다면 가성비 좋은 합리적인 가격의 제품을 출시하는 것이 좋겠다. 혹은 저렴하고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는 한국의 온라인 쇼핑몰 운영 노하우를 적용하여 스페인 의류 시장에 도전장을 내미는 것이 경쟁력 있을 것으로 파악된다. 



※ 위 원고는 현지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원고로, (사)경북PRIDE기업 CEO협회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