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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식탁에서 토마토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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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수출지원 해외 서포터즈 / 맹현철(인도)

 

내 직장 방갈로르 인도경영대학원(Indian Institute of Management Bangalore) 교직원들은 직원식당 또는 교내 연수원식당에서 식사를 한다. 직원식당은 학교 지원을 받아 한 끼 25루피(한화 약 390 원)에 판매한다. 직원식당에서 토마토를 보지 못 한 지 한 달이 훌쩍 넘었다. 연수원식당 뷔페 점심 가격은 214루피(한화 약 3,310 원)이며, 이는 학교 주변 물가보다 조금 싸다. 뷔페 샐러드 코너에는 예쁘게 썰어낸 당근, 오이, 토마토가 빠지는 날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당근과 오이만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7월 초 수도 뉴델리의 맥도날드가 한동안 햄버거에 토마토를 넣지 못하게 되었다며 고객들에게 사과의 메시지를 전했다. 그리고 이 소식은 소셜미디어를 타고 해외에도 알려져 「타임Time」과 같은 유명 외신들도 이를 보도하기 시작했다. 또한 「조선일보」, 「동아일보」, 「경향신문」 등 국내 주요 일간지와 「KBS」, 「MBC」 등 주요 방송도 이를 일제히 보도했다. 인도 토마토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가? 인도 식탁에서 토마토가 사라진 이유는 가격폭등이다.  

 

 

 

인도 뉴스에 등장한 토마토 가격 폭등 (출처: Times of India 뉴스)


​토마토 가격이 얼마나 올랐는지는 기사에 따라서 다르다. 7월 10일 「더 가디언」에 따르면 인도 토마토 가격은 약 400% 올랐으며, 7월 28일 「타임」은 300% 이상 올랐다고 보도했다. 비교 시점과 지역에 따라서 가격의 차이가 발생한다. 평균가격을 보기 위해 인도 정부가 발표한 토마토 가격과 다른 중요 농산물 가격을 아래 표에 정리했다. 

7월 29일 토마토의 평균가격은 킬로그램 당 123.49루피이며, 한 달 전인 6월 29일 대비 130% 상승, 1년 전인 2022년 7월 29일 대비 260% 상승했다. 

소비량 기준 인도 3대 채소는 감자, 양파, 토마토이며, 감자와 양파는 한 달 동안 각각 9.9%, 15.3% 올랐다. 반면 보관이 쉬운 쌀과 밀의 같은 기간 물가상승률은 3.2%와 2.1%로 완만한 추세다. 감자와 양파같이 인도 식탁의 필수 채소 가격이 한 달 동안 10% 전후로 오른 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하지만 토마토 가격상승에 비하면 양호한 수치이다. 델리와 뭄바이 같은 대도시 경우 토마토 가격이 1kg 당 160루피까지 오르기도 했다. 

 

 

 


 2023년 6월 지역별 평년대비 강우량과 토마토 재배 비율 상위 주

(출처: 인도 기상청 & Commodity online)


 

 

토마토 가격이 폭등하게 된 원인은 수확량이 크게 줄었고, 수확한 토마토 중 상품성을 가진 토마토 비율이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즉, 시장에 팔 수 있는 토마토 물량이 크게 감소했다. 이는 비대칭적 강우량과 평년보다 높은 기온의 결과이다. 2023년 6월 인도 평균 강우량은 평년대비 10% 감소했다. 하지만 라자스탄 주(州), 펀잡 주(州) 등이 있는 북서쪽은 평년대비 50% 이상 비가 더 내렸다. 그리고 남인도는 평년대비 45% 가량 비가 덜 내렸다. 

 

아래 그림은 인도 기상청이 제공한 2023년 6월 지역별 평년대비 강우량이다. 36개 지역 중 세 곳이 평년대비 60% 이상 비가 더 왔으며, 7개 지역에서는 평년대비 20~59%의 비가 더 내렸다. 평년대비 20~59% 비가 덜 내린 지역은 17개, 평년대비 60% 이상 강우량이 감소한 지역 역시 두 곳이나 있었다. 토마토 수확이 급격하게 줄어든 이유는 토마토 재배 비율이 높은 지역이 비대칭적 강우량의 피해를 많이 받았기 때문이다. 토마토 생산량 1위, 3위, 5위, 6위, 7위, 8위에 해당하는 안드라프라데시, 카르나타카, 오리샤, 웨스트벵갈, 텔랑가나, 마하라슈트라 주(州)는 평년 대비 19~59% 가량 비가 덜 내렸다. 특히 가뭄 피해가 가장 큰 두 지역 중 하나인 마라따와다 지역(Marathwada)은 마하라슈트라 주(州)에 속한 지역이다. 또한 생산량 2위 마디야프라데시 주의 절반은 평년 수준의 강우량을 기록했지만 나머지 절반은 평년 대비 20% 이상 비가 더 내렸다. 토마토 생산량 4위 구라자트 주(州) 역시 평년보다 비가 더 내렸다. 

 

이렇듯 토마토 재배 지역 대부분이 비 피해 또는 가뭄 피해를 봤다. 그리고 7월 초에도 이 패턴은 지속되었다. 비대칭적 강우량 외에도 인도는 기후위기로 인한 이상고온 문제를 겪고 있다. 2023년엔 이상고온으로 170명가량 숨졌다. 토마토의 최적 재배 온도는 섭씨 18~27℃ 사이이다. 더위를 더 잘 견디는 품종도 있으며, 특히 인도에서 재배되는 토마토 품종은 다른 지역보다 더 높은 온도에서 잘 자란다. 하지만 40도가 넘는 기온을 견디기는 어렵다.  

 

 


2023년 6월 지역별 평년대비 강우량과 토마토 재배 비율 상위 주

(출처: 인도 기상청 & Commodity online)

 

 

 

이상기온과 비대칭적 강수량 이외에도 인도 토마토 공급부족을 야기한 사건이 있다. 주된 원인은 물론 기후변화이지만, 이 사건은 인도농업의 취약성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2022년 12월부터 2023년 5월 사이, 마하라슈트라 주(州) 토마토 농장출하 가격은 1kg 당 6루피에서 9루피 수준이었다. 한화로 환산하면 농민들이 1kg 토마토를 150원이 안 되는 가격에 팔게 된 것이다. 이 가격이면 토마토 농사를 접는 것이 더 낫다. 인도농업의 주요 특징은 소규모 다품종이다. 이런 환경에서는 토마토를 다른 작물로 바꿔 경작하는 데 큰 비용이 들지 않는다. 마하라슈트라 주(州) 토마토 생산량은 인도 전체 생산량의 4.15%로, 큰 비중은 아니다. 하지만 마하라슈트라 주(州)는 6월과 7월에 토마토를 수확하는 지역이다. 지난 연말과 올해 연초 토마토 가격 폭락으로 인한 토마토 재배 면적 축소의 영향이 올해 6월과 7월에 나타난 것이다. 

 

그런데, 왜 유독 토마토가 문제일까? 인도를 대표하는 과일은 망고이며, 인도인들의 망고 자부심은 정말 대단하다. 그리고 인도 망고의 당도와 과육비율을 감안하면, 인도인들의 망고 자부심이 이해된다. 작년에는 강우량이 평년보다 많아 망고 수확량이 30% 이상 감소하고 당도 역시 떨어졌다. 인도 언론은 망고 흉작을 기사로 보도했지만, 올해 토마토 흉작 수준의 관심을 받지는 못했다. 토마토에 이렇게 큰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인도인들이 가장 많이 먹는 채소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인도 생필품 가격관리를 맡고 있는 소비자처(Department of Consumer Affairs)는 핵심 생필품을 선정하고, 그 가격을 매일 공개한다. 쌀, 밀, 차, 우유   등 22개 농산물이 핵심 생필품으로 선정되어 있으며, 이 중 채소는 양파, 감자, 그리고 토마토이다. 

 

인도인들은 토마토를 많이 먹지만, 양파, 감자와 달리 인도 식탁에서 토마토의 형태를 갖춘 음식은 생각보다 흔하지 않다. 흔히 우리가 ‘커리’라 부르는 걸쭉한 형태의 요리에는 토마토가 제법 많이 들어간다. 다만 오랜 시간 볶고 끓이다 보니, 부드러운 토마토는 대개 그 형태가 사라진다. 인도 음식 중 전 세계에 가장 많이 알려진 음식인 치킨티카마살라(Chicken Tikka Masala)의 주요 재료가 토마토이다. 그리고 이와 비슷한 음식인 버터치킨커리(Butter Chicken Curry)에도 토마토가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한국 인도 식당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치킨커리가 바로 이들이다. 인도 식탁에는 커리보다 조금 더 묽은 음식인 삼바르(Sambar)가 자주 올라온다. 삼바르에도 토마토가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토마토가 많이 들어가는 대표 인도음식 몇 가지 사진을 아래에 담았다. 

 

 

 

 

인도의 대표적인 토마토 요리 

(좌상: 치킨 티카 마살라, 좌하: 알루 토마토 사그, 우: 토마토 삼바르,) 

(출처: slurp.com, Swasthi’s recipe) 

 

 

 

인도 토마토 사태에서 주목해야 할 한 가지 점은 가격변동 폭이다. 연중 토마토 가격 변화는 시점에 따라서 700%가 넘기도 한다. 인도정부의 가격관리에도 불구하고 인도 식탁에서 매우 중요한 토마토가 이렇게까지 가격차이가 크게 나는 것은 분명 문제이다. 양파와 감자 가격은 토마토처럼 심각하게 널뛰지 않는다. 토마토는 뿌리채소인 감자와 양파보다 더 잘 상한다. 이런 특성 때문에 가격 변동 폭 역시 다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충분한 설명이 가능할까? 아니다. 바로 인도농업의 후진성이 또 다른 주요 원인이다. 농업 인프라 및 농업 기술 투자가 부족하기 때문에 인도농업의 생산성은 매우 낮다. 한국은 하우스재배 등을 통해 기후영향을 비교적 덜 받는 농사법을 사용하는 비율이 높은 편이지만, 인도는 그렇지 않다. 이에 인도 농산물 수확량은 기후변화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그리고 소규모 영세농이 다양한 작물을 재배하는 것이 인도농업의 특징이다. 그러다보니 농장에서 농산물 취합부터 운송, 보관, 가공 등 여러 가치창출 단계의 효율성이 떨어지며 부가가치도 낮은 편이다. 현재 인도농업의 낙후성과 낮은 부가가치는 큰 문제이다. 하지만 이를 개선하면 또 하나의 발전가능성으로 볼 수도 있다. 특히 인도농업 종사 인구가 인도 인구 과반을 넘는 상황에서 인도농업의 발전은 국가 발전의 중요한 과제이다. 이에 농가의 표(票)를 얻기 위한 정부의 노력과 농업발달을 통한 이윤창출을 위한 민간의 노력에 따라 인도농업은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 


한동안 내 직장 식당에서 자취를 감추었던 토마토는 돌아올 것인가? 2023년 7월 30일 현 시점, 대다수 인도 식당에 토마토가 다시 등장했다. 정부는 보조금을 지급한 토마토 농장에서 출하된 토마토 가격을 1kg 당 70루피로 고정하는 등 가격안정을 위한 조치를 취하였다. 그리고 이후 토마토 가격은 소폭 낮아지기도 했다. 또한 토마토 가격 안정을 위한 아이디어 공모전도 벌이고 있다. 토마토 보관, 저장, 운송 등 가치사슬 단계에서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 토마토를 이용한 식품을 만들어서 부가가치를 높이는 아이디어를 공모 중이다. 


눈여겨볼 사실 중 하나는 토마토 소매이익률이 줄어든 점이다. 토마토, 양파, 감자 등 인도 주요 채소의 소매이익률은 30% 수준이었으나, 7월 중순부터 토마토 소매이익률은 20% 수준으로 내려갔다. 자의가 아닐 수도 있으나, 소매업자 역시 토마토 가격안정에 어느 정도 기여했다. 공급부족으로 촉발된 인도 토마토 위기는 안정적 공급이 근본적 해결책이다. 토마토 재배 기간을 감안할 때 올해 문제는 4~6 개월 후 공급증가로 상당부분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농업 인프라 확충, 부가가치 증가 등 근본적인 문제해결 없이는 또 다시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게다가 기후변화가 극심하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절실하다. 





 

※ 위 원고는 현지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원고로, (사)경북PRIDE기업 CEO협회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