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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인의 식탁에는 어떤 식재료가 올라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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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수출지원 해외 서포터즈 / 이주영(독일)

 

 

독일인의 식탁에는 어떤 식재료가 올라올까? 우리가 흔히 알고 있듯이 ‘소시지 천국’인 독일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소시지를 손쉽게 접할 수 있다. 그중 ‘부어스트(Wurst)’라고 부르는 독일식 소시지가 대표적이다. 대형 마트의 냉장 코너에는 수십 종류의 소시지가 진열되어 있는데, 빵을 주식으로 하는 독일의 식생활에서 소시지는 빵과 함께 먹는 주요 식품 중 하나이다. 

  

최근 독일인의 전형적인 식단에 변화가 감지된다. 즉 환경문제에 대한 경각심이 기후 변화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은 소비패턴으로 구체화되고 있는 것이다. 유기농식품에 대한 관심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친환경 식재료에 대한 수요와 채식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져 육류 위주였던 독일의 식문화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독일 농림부가 2022년 발표한 식품보고서(Der BMEL-Ernährungsreport 2022)에 따르면, 응답자의 55%는 플렉시테리언 식단으로 식사를 한다고 답했고, 5%는 채식주의, 2%는 비건 채식을 한다고 응답했다. 고기섭취나 동물성 식품을 배제하는 비건 및 채식주의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연한 플렉시테리언의 비율이 높은 것이 눈에 띈다. 이는 그만큼 응답자의 절반 가까운 수가 상황에 맞게 육류 등을 구매, 섭취하지만 생활 속에서 의식적으로 그것을 제한하고자 노력한다는 점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달걀과 우유조차 입에 대지 않는 비건이나, 육류 및 동물성 식재료를 사용하지 않는 채식주의는 식재료 조달부터 외부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하는 경우 등 많은 현실적 어려움이 따른다. 이에, 고기와 생선 등을 주문하고 먹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는 그것을 수용하지만, 가급적 고기와 생선 종류를 피함으로써 지속적인 채식 식단을 이어간다는 것이 플렉시테리언의 핵심이다.

 

 

 


2022년 독일 내 비건, 채식주의, 플렉시테리언 비율
출처 Der BMEL-Ernährungsreport 2022

 

 

‘유연한’을 뜻하는 ‘플렉시블(flexible)’과 ‘베지테리언(vegetarian)’의 합성어인 플렉시테리언(flexitarian)은 이미 널리 알려진 식습관이다. 상황에 따라 원하지 않으면 육류를 주문하지 않을 수 있는 사회적인 분위기는 일반 식당에서 고기를 넣지 않거나 고기를 대신해 두부로 대체한 메뉴가 늘어난다는 점에서 손쉽게 엿볼 수 있다.

학교 급식에서도 선택항목 가운데, 채식 메뉴가 일반 메뉴와 동등하게 포함되어 있다는 점에서 채식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살필 수 있다. 개인적으로 결정한, 의식적인 육류 섭취의 제한은 거리에 피켓을 들고 나서지 않아도 스스로 실천할 수 있는 작은 환경 운동인 셈이다.

 

 

 


밀이나 콩으로 주재료로 만든 비건소시지  /  일반 우유와 식물성 음료 ⓒ이주영





독일 내 육류 소비량의 변화 추이 (출처 Statista)

 

 

 

 

지난 20년간 1인당 육류 소비량도 꾸준히 하락세다. 2022년 소비량은 10년 전 60.9kg에 비해 약 8kg 감소한 52kg을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20% 이상 상승한 육류의 소비자 가격이 소극적인 구매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돼지고기, 쇠고기, 닭고기 등 육류를 종합한 이 데이터는 채식에 대한 증가세와 반대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이 같은 경향을 소비자의 동물 복지에 대한 관심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와 맞물려 채식 및 비건 식단에 대한 선호도는 식품에 대한 소비 성향으로 두드러진다. 이 소비 경향은 도시 규모와 세대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다. 대도시에 살수록 채식 식품을 정기적으로 구매한다는 응답률이 높았는데 인구 5,000명 미만 지역에서는 20%, 50만 명 이상 도시에서는 46%로 집계되었다. 또한 14~29세는 47%, 30~44세는 38%로 특히 젊은 층에서 이러한 제품을 더 자주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기농 상품만을 판매하는 전문 업체도 여러 곳 있는데, 그중 독일 전역에 매장 346개를 둔 덴스 비오(Denn’s Bio)와 148개의 매장을 연 알나투라(Alnatura)가 가장 인지도가 높은 유기농 상품 판매 업체로 꼽힌다. 비오마켓(Bio Markt)으로 불리는 이들 전문점 외 일반 슈퍼마켓에서의 친환경 마케팅 역시 치열하다. 독일 전역에 흩어져 있는 레베(Rewe), 에데카(Edeka), 알디(Aldi), 리들(Lidl), 네토(Netto), 페니(Penny) 등 일반 슈퍼마켓에서는 자체에서 생산하는 유기농 제품을 출시하여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독일은 여전히 온라인을 통한 식료품 주문과 배송보다는, 중대형 슈퍼마켓에서 식료품과 채소, 과일, 육류 등을 직접 구매하는 비율이 높다. 이들 업체는 일반 제품과 유기농 제품을 함께 판매함으로써 업체의 친환경적인 이미지와 경쟁력을 높인다. 이에 소비자는 일반 할인점에서도 신선한 유기농 제품과 다양한 채식 및 비건 식품을 손쉽게 접할 수 있다.



소시지의 경우, 육류 성분을 첨가하지 않고 식물성 원료로만 기존 소시지 맛을 내는 ‘비건 소시지’가 꾸준히 출시되고 있다. 외관과 식감 등의 차이가 거의 없어 환경을 생각하는 동시에 자신의 건강을 위한 선택으로 여겨진다. 주말 바비큐를 즐기는 경우, 고기와 일반 소시지에 비건 소시지도 나란히 자리한다.


소시지 외에 빵에 얹어 먹을 수 있는 독일식 스프레드, ‘브로트아우프스트리시 (Brotaufstrich)’도 육류 중심 식단과 차별된다. 땅콩버터나 초콜릿 크림, 잼류 등이 설탕 첨가로 단맛이 강하다면, 브로트아우프스트리시는 짭조름한 맛이 나고 다양한 재료를 통해 야채를 섭취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식사대용으로도 선택되고 있다. 육류가 함유된 소시지를 피하는 대신 파프리카, 호박, 토마토, 버섯, 비트 등 채소를 주재료로 한 건강하고 가벼운 점심식사를 즐길 수 있다.


일반 우유 대신 아몬드, 콩, 귀리, 캐슈너트 등을 주재료로 한 식물성 음료도 슈퍼마켓 진열대에서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 ‘비건 떠먹는 요구르트’ 역시 유제품이 아니라 식물성 재료인 콩, 귀리, 캐슈너트를 주원료로 삼아 발효시켜 맛과 영양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또한 유기농으로 재배한 제품도 점차 증가하고 있어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폭은 더욱 넓어졌다.


앞서 언급한 2022년 독일 농림부 통계에 따르면, 47%가 동물성 제품 대신 채식주의자 또는 비건 대체 제품을 한 번 이상 산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이전 조사보다 4% 증가한 수치이며 특히 14세에서 29세 사이 젊은 층에서는 이러한 제품을 한 번 이상 구매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6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구매 이유 및 동기는 분명했는데 가장 높게 응답한 이유는 호기심이었다. 매일 마시던 우유에서 탈피해 비동물성 재료를 주원료로 한 새로운 음료를 선택해 보고, 늘 먹던 소시지 대신 비건 소시지를 경험하려는 경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알렌스바흐 시장 및 광고 매체 분석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독일 국민 중 본인을 채식주의자로 분류하는 인구는 790만 명에 달했다. 이는 1년 전보다 50만 명 가까이 늘어난 수치이다.


이러한 경향과 함께 식품 구매 시 가장 염두에 두는 것은, 인근 지역 내에서 생산되었는지(64%), 동물 복지에 기여했는지(61%), 친환경 표기가 되었는지(60%), 공정무역 관련 상품인지(53%) 순으로 나타났다. 즉 과일이나 채소를 살 때 가능하면 내가 속한 지역 또는 고장에서 생산된 것을 우선순위로 선택한다는 것이다. 이는 애향심보다는 생산지에서 판매지까지 거리가 가까울 경우, 운반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을 최소화한다는 사고방식에서 기인된다. 내가 먹는 육류가 내 생활권 지역 내 혹은 인근 지역의 축산 농장에서 오는지, 아니면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오는지에 따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진다는 인식이 이미 독일 사회에 확산됐다.


물론 사육과 도축, 운반 등에서 일정한 수준 이상의 규제를 거쳐 승인받은, 동물복지 인증 제품을 선호하는데 이는 친환경 표기 제품을 선택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독일의 한 방송 현장 인터뷰에서 시민들의 유기농식품에 대한 평가와 생각이 엇갈렸다. 행인 대상 무작위로 진행한 인터뷰 참가자 중 다수는 ‘유기농 제품을 이미 자주 구매하고 있고 건강과 환경을 위해서 높은 가격을 지급하고서라도 선택하겠다’라고 답했지만, 일부 참가자는 ‘일단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반응’, ‘맛에서 별 차이가 없다’라는 점 등 친환경 식품에 대한 반대 의견도 냈다. 한 참가자는 유기농 제품 구매 자체가 익숙하지 않다는 반응도 보였고, 유기농 제품이 가격이 높은 이유에 대해서 이해하지 못한다는 태도를 보였다.

 

독일에서 판매되는 육류, 과일, 채소, 가공식품 포장지 겉면에는 유기농 표시가 명시된다. 유기농 라벨은 유기 농업으로 작물을 재배하거나 가축을 사육하는 생산자의 판매를 돕고 이러한 생산품을 찾는 소비자가 보다 손쉽게 제품의 친환경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독일 유기농 라벨 / 유럽 유기농 라벨 / 슈퍼마켓의 유기농 제품 판매대 ⓒ이주영


유럽 유기농 라벨(EU-Bio-Siegel)과 독일 유기농 라벨, 즉 유럽연합과 독일 정부가 인증한 유기농 라벨은 생태 농법으로 재배한 유기농 생산물에만 부착된다. 2010년 7월, 유기농식품을 식별하는 유럽 유기농 라벨 사용이 유럽 전역에 도입되었다. 그 후 유럽 유기농 라벨은 많은 EU 회원국에서 확립되었으며, 독일에서는 2012년 7월 1일부터 의무화되었다. 국가 공인 검사 기관은 유기농 제품을 생산, 가공 또는 수입하는 모든 업체를 대상으로 최소 1년에 한 번 법적 요건 준수 여부를 확인한다. 생산자는 정기적으로 제품 샘플 검사를 통해 기준을 통과해야 한다.

유럽 유기농 라벨과 독일 유기농 라벨 외에, 독일 유기농 전문 업체와 일반 유통 업체에서 자체 부착하는 라벨 역시 신뢰도가 높다. 농약과 화학비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것은 물론, 도축장 폐기물로 만든 유기비료인 혈분, 그리고 도축하고 남은 부위와 뼈를 갈아 만든 육골분 등도 규제 대상이 된다. 유전자 변형 사료 사용 규제, 1제곱미터당 규정된 가축 수, 가축 운반 최장 시간 규정 등 까다로운 검사 과정을 통과한 상품에 부여하는 라벨로, 유럽 유기농 마크 및 독일 유기농 마크보다 오히려 공신력이 높은 편이다.

인증기관은 사육장 내 질병 예방 및 수의학적 치료, 축산 관행 및 분뇨 관리와 함께 유전자 변형 제품을 배제하는 등 철저하게 관리된다. 따라서 이러한 검증 라벨은 소비자들로 하여금 믿을 수 있는 먹거리를 쉽게 구입할 수 있도록 기본 시스템을 갖추어 주고 있다.

 

 


독일 식품 판매에서 유기농 식품이 차지하는 비중 (출처 Statista)

 

 

 

2011~2022년간 독일 내 식품 판매량 중 유기농식품 비율은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건강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환경에 대한 인식이 높은 독일 사회 분위기를 볼 때, 이와 같은 상승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환경운동에 대한 강한 지지와 젊은 층 중심으로 확산하는 비건과 채식주의에 대한 관심은 유기농제품 수요를 유지하게 할 것이다. 

 

 

 

 

 

위 원고는 현지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원고로, ()경북PRIDE기업 CEO협회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